뇌·척수 감싸는 세포의 발달과정 국내서 첫 규명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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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우 연구원의 연구내용이 실린 과학학술지 ‘셀(Cell)’지 1월호

인체의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의 신경세포를 피복처럼 감싸는 세포의 새로운 매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건국대 대학원 김봉우 연구원(동물생명공학과)과 미국 텍사스대학 사우스웨스턴 의학센터 연구팀이 공동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중추신경 세포를 감싸고 있는 ‘올리고덴드로사이트’의 발달과정에 'Brg1'이라는 유전자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올리고덴드로사이트는 대뇌 흰부분 속 세포로 희소돌기아교세포라고도 한다. 이 세포는 전선의 피복처럼 뇌의 신경세포를 감싸고 있다. 신경전달이 빠르고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는데 감초 역할을 한다. 만약 사고로 신경계가 손상을 입거나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올리고덴드로사이트 구조가 파괴되면 인체 내 신경전달이 잘 안 된다. 마치 전선의 피복이 벗겨지면 누전되고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는 것과 같다. 이렇게 되면 신경세포가 큰 손상을 입어 경련·마비 증상이 일어나고 신체기능을 점차 잃게 된다.

연구팀은 유전체 해독기술을 이용해 Brg1이라는 유전자가 올리고덴드로사이트의 분화를 촉진하고 발달을 조절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Brg1 유전자는 진핵세포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ATP의존적 크로마틴 리모델링 복합체의 구성 단백질 중 하나이다. 연구팀은 Brg1 유전자가 중추신경계에서만 발현되지 않는 생쥐 모델을 제작했다. 생쥐 실험에서는 수초형성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수초형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러 유전자들의 발현이 선택적으로 저하됐다. 이는 Brg1 및 Brg1 유전자가 속한 복합체가 중추신경계의 수초형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조절자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또 올리고덴드로사이트의 발달을 돕는 Olig2 유전자와 Brg1의 발달 단계별 유기적인 상관관계를 밝혔다. Brg1과 Olig2단백질은 서로 결합해 올리고덴드로사이트 수초형성에 기인하는 유전자 발현을 유도했다. 결국 올리고덴드로사이트가 정상적으로 발달하도록 도왔다.

김봉우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Brg1이 올리고덴드로사이트의 발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며 “상대적으로 연구가 부족했던 올리고덴드로사이트의 발달과정에 대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중추신경계의 질환 치료 연구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과학학술지 ‘셀(Cell)’지 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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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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