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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화「장애」 제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1일 「유고슬라비아」의「티토」대통령은 부통령이며 비밀경찰의 책임자이고 공산당중앙위간부인「아렉산더·랑코비치」를 모든 직에서 사임시켰다. 「티토」는 이로써 12년 동안에 두 사람의 부통령을 물러나게 했다.
그러나 1954년「밀로반·질라스」부통령을 물러나게 했던 원인과 이번에「랑코비치」부통령을 사임시킨 원인은 정치이념상 정반대에 가까운 점을 보여주고 있어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밀로반·질라스」는 그 당시「유고」의 정치제도에 더 많은 지방자치와 민주화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다 「티토」의 일갈에 꺾여 자리를 물러났다. 그러나「랑코비치」는 그와 반대로「티토」의 경제자유화개혁에 맞섰다가 물러났다.
소련에 추종하지 않는 독자적 노선 공산주의체제를 확립하고 자유주의 기풍을「유고」사회에 불러일으키고 있는「티토」의 자유화과정을 잘 보여주는 시대적 변화를「질라스」와「랑코비치」의 두 사건이 잘 설명해주고 있다.
「티토」는 지난3월12일 공산당중앙위에서 17개 항목의 경제자유화개혁 안을 채택한 바 있다.
올해 56세이며「티토」와는 1928년 이래의 동지였던「랑코비치」는 1964년 말에「티토」에게 은퇴할 것을 요구하는 파벌을 만들었다가 실패한일이 있고서 부터 암투를 계속해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여러 가지 자료로 미루어「랑코비치」의 실각은 그가「티토」의 경제자유화개혁을 저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비밀경찰의 권력을 남용했던 데에 있는 것 같다.
12년 전「질라스」로부터 공산주의하의 신 계급의 대표자로서 비판받던「티토」가 지금은 그 신계급의 모순을 스스로 타파하고 자유화의 길을 과감히 걸어가고 있는 것은 「유고슬라비아」의 장래를 위해 빛이 되는 사실이라 할 수 있겠다. <박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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