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리아 공습한 이스라엘에 보복 다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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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스라엘이 5년여 만에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 데 대해 시리아와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이 보복을 다짐하고 나섰다. 아직까지 확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하지만 이란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경우 제5차 중동전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알리 압둘 카림 알리 레바논 주재 시리아 대사는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불시에 대응에 나서는 것 역시 시리아 정부가 고려하는 선택지 가운데 하나”라며 기습 보복 의사를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후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 이란 외무부 차관이 “시리아에 대한 공습 단행은 이스라엘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보복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전날 새벽 레바논에 인접한 시리아 서부 지역을 공습했다. 시리아 정부는 “이스라엘이 다마스쿠스 서북쪽 외곽의 국방과학연구소를 공격, 2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서방 언론들은 이스라엘이 공격한 것은 지대공 미사일 SA-17을 실은 수송 트럭이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 무기들이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이 공습을 전격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스라엘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미 정부에 공습 계획을 미리 알렸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습은 2007년 시리아 핵시설 공습 이후 이스라엘의 첫 공격이다.

 외신들은 붕괴 위기를 맞고 있는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이 당장 반격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사전에 공습 사실을 고지 받은 미 정부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확전 가능성이 적다는 예측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헤즈볼라가 이에 산발적 테러로 응수하거나 이란이 공언한 대로 군사 보복에 나설 경우 사태가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런던=이상언 특파원,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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