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사태에도 해외여행 줄지않아 여행수지 적자

중앙일보

입력

9.11 미국 테러 사태 이후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크게 줄어든 반면 한국인의 해외여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 결과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쓴 돈보다 한국인이 외국에서 지출한 돈이 더 많아 여행수지 적자폭이 커졌다.

국내 관광을 하면서 쓰는 돈은 국내총생산(GDP)을 증가시키지만 외국에서 쓰는 돈은 경상수지 적자를 늘린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0월 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10월에 유학.연수.관광 등으로 4억5천만달러를 국내에서 벌어들인 반면 5억6천만달러를 해외에서 써 1억1천만달러의 여행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유학.연수를 제외한 일반 여행수지는 9월보다 적자폭이 3천만달러 커진 8천만달러 적자였다.

테러 사태 이후 외국인 입국자 수는 9월(42만1천명)과 10월(41만9천명)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10.9% 줄었다.

이에 비해 내국인 출국자 수는 9월(46만2천명)에는 오히려 7.2% 늘었고, 10월(44만5천명)에는 0.4%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 등 대형 사건을 경험한 탓인지 미국 테러 사태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것 같다"며 "여행수지를 개선하려면 교육 등 국내 서비스와 관광자원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0월 경상수지는 3억4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며, 9월(7억1천만달러)에 비해 흑자 규모가 절반으로 줄었다.

서경호 기자 prax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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