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일주일새 호가 5000만원 뛰었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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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강남 재건축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호가는 일주일새 최고 5000만원 올랐습니다. 급매물은 대부분 주인을 찾아 자취를 감췄습니다.

분명 최근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공급면적 101㎡형의 실거래가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7억원 밑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었는데요. 하루 이틀새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매수자들 '바닥 확인'…타이밍 노린다

"은마아파트가 7억원 밑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벌써 일주일도 더 된 얘기다. 1~2건이 그렇게 거래됐을 뿐이다. 지금 상황은 완전히 딴 판이다." (대치동 S공인 관계자)

30일 오후 4. 은마아파트 단지 내 상가 공인중개소들은 저마다 밀려드는 상담전화를 받느라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일부 중개업소에서는 직접 현지를 찾아 신중하게 투자 설명을 듣는 모습도 연출되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막상 거래는 쉽지 않습니다. 매수자들은 현재 시세보다 싸게 나온 물건을 찾지만 이미 가격이 올랐거나 집주인들이 낮은 가격엔 거래에 나서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은마아파트 공급면적 101㎡형의 매도 호가(부르는 값) 75000~78000만원에 형성돼 있습니다.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7억원대 초중반대 물건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강남 재건축 시장에 퍼지면서 그동안 값이 많이 떨어졌던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매물이 사라지고 값이 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은마아파트 인근 청실아파트와 선경아파트 등도 주택형별로 호가가 평균 2000~3000만원 가량 뛰었습니다.

올 초까지만 해도 8억원선이었던 청실아파트 112㎡형의 조합원 입주권값은 현재 84000만원부터 형성돼 있습니다. 같은 크기의 선경아파트도 지난주까지 98000만원이었던 매물이 현재 10억원으로 뛴 상태입니다.

묻지마 투자 조심해야

대치동 B공인 관계자는 "값이 오르다보니 이미 거래를 마친 일부 집주인들이 '거래를 취소하겠다'고 떼를 쓰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값이 오르면 거래가 끊겼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아무래도 투자자들도 '이미 (집값이) 바닥을 쳤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때문에 값이 더 오르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싼 물건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고층 개발이 무산된 압구정동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142㎡형의 시세는 135000만원으로 올 초보다 2000~3000만원 가량 올랐습니다. 급매물이 모두 팔리면서 호가가 올랐다는 게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일시에 오르고 있는 것은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최근 재건축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재건축 아파트는 정부 정책이나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만큼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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