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논의는 경제건설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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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6·25 16주년을 맞아 『남북통일은 우리 민족의 비원이요 지상과제이지만 이 과업은 결코 기원이나 소망만으로는 이룩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를 통해 『정치·경제·사회·과학 등 여러 부면에서 공산주의를 능가할 수 있는 주체적 역량의 배양없이 국토의 북반을 도로 찾을 길은 요원하다』고 전제하고 『지금은 통일을 말할 때가 아니요, 오직 통일의 전단계인 경제건설과 근대화 작업에 혼신의 노력을 경주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혁신을 가장한 용공사상, 민족애로 분장한 회색통일론 또는 분별없는 남북교류론 등은 국민을 현혹하고 통일을 위한 우려의 노력에 혼란만을 가져올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경고하고 우리가 통일을 위한 적극적인 접근을 시도할 시기는 통일의 민족적 기지인 경제자립의 반석을 공고히 하고 우리의 민주적 역량을 충분히 저축하여 모든 면에서 주도권을 우리가 완전 장악할 수 있다고 내다보는 1970년대 후반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통령은 월남사태에 관해 『월남이 공산주의의 수중으로 넘어갈 경우, 그들이 계속해서 가해올 침략의 위협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지척의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공산침략자와 대치하고 있는 우리 한국에 있어 가장 크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자유 월남에 대한 공산침략을 절대로 대안의 화재인양 방관시할 수 없는 것이며 지금 월남을 태우고 있는 침략의 불씨를 미연에 꺼버리는 우리의 결의와 노력이야말로 바로 내일의 국가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길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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