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중국 경제 대장정] 중국 자동차산업 '품질 헛농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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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원자폭탄을 만든 중국이 10여년 동안 애지중지 키웠는 데도 제대로 뿌리를 못 내린 게 하나 있다. 바로 자동차산업이다.

양적으로만 보면 중국 자동차산업의 발전 속도는 한국을 능가한다.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연간 5천여대에 불과했던 승용차 생산량이 86년 1만대를 넘어선 뒤 6년 만인 92년 10만대, 다시 6년 만인 98년 50만대를 돌파했다.

한국이 10만대에서 50만대로 올라서는 데 9년 걸린 기록을 3년이나 단축한 셈이다. 전체 자동차 가운데 승용차 비중도 80년대 중반 2% 안팎에서 현재 30%대로 높아졌다.

그러나 '1성(省)1공장' 정책을 밀고 나가다 보니 완성차 업체만 1백18곳에 부품업체도 2천2백70여곳이나 될 정도로 자동차 관련 회사가 난립했다.

그 결과 중국 최대라는 상하이자동차의 생산능력이 35만대 안팎으로 현대자동차의 '베르나' 한 모델의 지난해 생산량 정도에 불과할만큼 규모가 영세해졌다. 그나마 상하이폭스바겐과 톈진(天津)자동차를 제외하면 가동률이 20% 안팎에 그치고 있는 형편이다. 엔진을 독자 생산할 수 있는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사정이 이쯤되자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중국 자동차산업을 소수 정예화한다는 내용의 '2005년 자동차산업 육성방안'을 내놓으며 정책 전환에 나섰다.

영세한 자동차 관련 회사를 2005년까지 ▶승용차 2~3개▶화물차 10~20개▶오토바이 3~4개로 통폐합한 뒤 이들 '대표선수'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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