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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고 또 바뀌더니…시장갈리자 다시 수정·변경되는|부산도시계획 새구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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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제항구로서 손색없는 부산항의 도시계획은 그 의욕만이 왕성했을 뿐 거의 실현성없는 공상에 가까왔다는 것이 시장이 바뀜으로써 표면화되었다. 「불도저」 시장이라는 별명까지 들어온 전임 김현옥(현 서울특별시장)은 그의 재임시 웅대하게 펼쳐보려던 남항의 도시계획이 신임 김대만 시장(전 서울특별시 제1부시장)의 「새로운 구상」에 의해 여지없이 수정 또는 변경돼 가고 있다.
이러한 도시계획의 대폭적인 손질은 목표부터 앞세운 과잉의욕의 전임 김 시장에 비해 신임 김 시장의 「차분한 계획실현」이란 상반된 시장으로서의 솜씨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임 김 시장에 의해 대폭 수정 또는 변경된 대표적인 「케이스」를 보면 (1)연산·거제·온천동 일대 2백50만평에 창고, 상가와 주택 등을 건립하려던 제2신부산도시계획이 「수출산업 공업단지」 조성지로 바뀌었으며 (2)구포·사상지역 2백50만평에 공업단지를 조성하려는 제3신부산도시계획을 구포·사상과 항구가 있는 하단을 포함해서 금속중공업단지로 (3)수영비행장에 중공업단지를 조성하려던 계획이 경마장, 사격장, 「골프」장 등 거대한 유기시설을 갖춘 국제종합경기장(운동장) 후보지로 각각 변경 수정했으며 김현옥 전임시장이 『3개년 계획으로 주택(시영 및 융자 「케이스」로) 10만동을 짓겠다』고 공약을 한 바 있으나 신임 김대만 시장은 부임 일성에서 『현재의 부산시 재정면으로 연간 3만여동씩 짓는다는 것은 한낱 공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해 버린 바 있다.
이와같이 계획을 변경한 이유는 (1)수영비행장에 중공업단지를 설치한다면 인접 자연관광지대인 해운대해수욕장을 못쓰게 되고 (2)제2 신부산도시계획지인 동래구 연산 및 온천동 일대에는 주택상가보다도 수출공업단지로 오히려 최적지이며 (3)제3 신부산지구인 구포·사상지구에는 바다를 끼고 있는 하단포구를 이용, 중소공업단지 보다 중공업단지로 최적지임을 현지 답사에서 재확인했기 때문이라는 것. 이밖에 김대만 시장의 항만개발계획은 (1)동항을 상항으로 개발하되 제1, 2부두연안을 외국해운 관광「센터」지역으로, 제3, 4부두연안을 부두노무자 「센터」지역으로, 제1부두에서 영도간을 연안무역집결지로 하고 (2)남항을 어항으로 하되 현재 제1부두에 설치돼 있는 수산「센터」를 충무동매립지(3만여평)로 이전하고 세칭 「자갈치」 시장을 대폭 정비하여 소매시장(주로 어류)의 개발과 수산관계사업단지로 조성하고 (3)영도의 남항변을 조선장으로 각각 개발한다는 것 등이다.
김대만 시장 취임 이전에 제1 신부산도시계획 지구인 부두지구 사업소 대지는 이미 일반에게 거의 공매되고 이곳에 주택, 상가지역으로 최저 4층 이상의 고층건물을 짓도록 못을 박아 놓았으면서도 구간·소방도로폭을 겨우 8∼12「미터」로 책정했던 것을 신임시장은 도로폭을 12∼15「미터」로 대폭 넓혀 놓았다.
이와같이 부산시 도시계획이 신임 김대만 시장의 「새구상」에 의해 대폭 변경되고 있다. <부산=나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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