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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맛 달콤 ‘드라이 크릭’ 수입 한 달 만에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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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왼쪽부터 1위 드라이 크릭, 2위 트리오, 3위 두르트.

국내에 수입된 지 한 달 남짓한 미국산 ‘드라이 크릭 메를로(Dry Creek Merlot)’가 현재 시판 중인 1만·2만원대 메를로 레드와인 중 최고로 꼽혔다. 와인 소매업체 와인나라와 중앙일보가 ‘제24회 와인컨슈머리포트’에서 1만∼2만9900원대 메를로 와인 74종을 시음한 결과다. 2위는 칠레의 와이너리 콘차이 토로가 만든 ‘트리오 리제르바 메를로(Trio Reserva Merlot)’가 뽑혔다. 또 170여 년의 전통을 가진 프랑스 보르도의 와인 명가 두르트가 생산한 ‘두르트 뉘메로엥 루즈(Dourthe, N°1 Rouge)’가 3위에 올랐다.

 메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 다음으로 널리 사랑받는 포도 품종이다. 카베르네 소비뇽에 비해 포도알은 크지만 껍질은 더 얇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과즙이 많은 게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4∼5년 전만 하더라도 다소 생소한 품종이었지만 최근 와인에 막 입문한 애호가나 여성들 사이에 인기가 높아졌다.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보다 산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달달한 맛을 내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메를로는 또 잘 익었을 때 부드러운 블루베리나 블랙베리, 자두 등의 향을 낸다. 복합적인 맛에서는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다소 뒤질지 몰라도 풍미나 진한 색감 등은 오히려 뛰어나다는 평이다.

 이번 메를로 와인 시음회에 출품된 와인은 모두 74종이었다. 이 중 칠레산이 34종으로 절반 가까이(46%)를 차지했고, 프랑스산이 21종, 미국산이 6종이었다. 시음회 결과 칠레산은 6종이 10위 안에 들었다. 미국과 프랑스산은 각각 2종이었다.

 1위에 오른 미국의 드라이 크릭은 1972년 설립된 신생 와이너리다. 또 여기서 만든 메를로는 이랜드그룹 계열의 와인캐슬이 수입했다. 드라이 크릭은 올해 초 국내 시장에 첫 소개되자마자 시음회에서 1위에 선정됐다. 이 와인은 가격 대비 무게감이 뛰어나고 풍부한 향이 돋보이면서도 마지막에 단맛이 남아 초보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타일로 평가받았다. 원효정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소믈리에는 “전체적인 균형감과 오크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2위로 뽑힌 트리오 레제르바는 칠레의 유명 와이너리인 콘차이 토로가 만들었다. 메를로(65%)와 카르미네르(20%), 카베르네 소비뇽(15%) 등 세 가지 품종의 완벽한 조화를 추구한다고 해서 트리오라는 이름이 붙었다. 손진호 중앙대 와인전문과정 교수는 “짙은 색상과 강한 오크향 등 칠레 와인의 전형적인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평했다.

 3위는 보르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라는 평을 듣는 와이너리 두르트가 만든 뉘메로엥 루즈가 차지했다. 88년 출시된 두르트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로 품질과 혁신, 완벽함을 갖춰 가격 대비 품질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김정민 한식당 다담 소믈리에는 “산도와 균형감이 뛰어나 천천히 두고 즐기기 좋은 와인”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24회 평가 전문가 명단

김정민(한식당 다담 소믈리에) 김주안(이탈리안 레스토랑 비노 소믈리에) 김지혜(와인전문 칼럼니스트) 김흥수(쉐라톤워커힐 클락16 소믈리에) 김희전(곤지암 리조트 라 크로타 소믈리에) 박종섭(프렌치 레스토랑 라 카테고리 소믈리에) 손진호(중앙대 산업교육원 와인전문과정 주임교수) 양윤주(와인바 하프파스트텐 소믈리에) 원효정(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소믈리에) 이상황(와인바 베레종 대표) 이세용(와인 칼럼니스트) 이창우(그랜드 인터콘티넨털호텔 소믈리에) 장운경(이탈리안 레스토랑 까사 델 비노 매니저) 조수민(와인바 153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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