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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문화⑥-거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더벅머리 청년이 팔짱을 끼고 비스듬히 서있다. 무슨 생각에 깊이 빠져들어 가고 있는가 보다. 한길이 넘는「캔버스」가 초라한 벽에 기대어 있다. 시뻘건 기름 물감이 그위에 철철 흘러내리고 금빛·은빛이 난무하듯 파열한다. 청년은 그「추상」에 심취해 있는 것이었다. 뒤에서 한참 머뭇거리다가 인사를 청했다. 이상남씨. 거창읍에서 몇차례의 개인전을 가졌고 지금은「청담」미술 동인회를 이끌고 있는 화가다. 그는 얼른 전화를 걸어 또 누구를 부른다. 시인 성규호씨. 그도 이고장에서「길」이란 문학동인을 10년간이나 꾸려온 청년이다. 거창은 심산유곡에 있는 청아한「문화촌」이었다.【거창=최호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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