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 전복지장관 "기업 의욕 되살리게 법인세 없애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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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율 인하 여부로 논쟁이 활발한 가운데 전직 경제부처 장관이 법인세 폐지를 주장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김영삼(金泳三)정부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을 지낸 최광 교수(한국외국어대.사진)는 12일 '법인세 폐지를 제안한다'는 보고서에서 "국가경제가 지금 어려운 것은 경쟁력 약화에 따른 구조적 한계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특히 기업들은 개방에 따른 치열한 경쟁과 각종 정부 규제 등으로 사기가 매우 떨어져 있다"고 평가했다.

崔교수는 따라서 기업 의욕을 획기적으로 되살리기 위해 법인세는 아예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인세가 폐지되면 투자 수익률이 높아지고, 외자 유치도 쉬워지기 때문에 경기부양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인세가 폐지되면 세수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처럼 방만한 재정운용이 지속되는 한 적자재정을 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세입 축소에 맞게 세출도 그만큼 줄이는 것이 예산 낭비를 막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했다. 올해 법인세 예상액은 17조1천억원으로 총조세 86조원의 20%에 해당한다(2001년 예산 기준).

그는 또 법인세는 조세정책적으로도 없어져야 할 제도라고 주장했다. "법인세는 표면적으론 법인이 내는 것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주주.고객.근로자들이 내는 세금"이라면서 "주주 등은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등을 내고 있기 때문에 법인세는 이중 부담"이라고 말했다.

법인세를 폐지하면 주주들의 배당금이 늘어나지만 이는 소득세제를 통해 조세형평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14일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사장 강경식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이 개설하는 정책대안 전문사이트 '와이낫(http://www.whynot.or.kr)'에 실릴 예정이다.

姜전부총리는 이와 관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에서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법인세 폐지는 검토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와이낫은 '군대 징병제의 모병제화'를 두번째 토론 주제로 정했다.

김영욱 전문위원 young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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