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선축구] 기초에 충실한 잉글랜드축구

중앙일보

입력

11일(한국시간) 올드 트레포드구장에서 벌어진 잉글랜드와 스웨덴의 경기에서 잉글랜드의 파워는 대단했다.

친선 전인만큼 경기 결과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지만 후반 대거 6명(친선경기는 양팀 합의아래 선수 교체수를 많이 늘릴 수 있다)을 교체하고도 전반과 다를 바 없이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우선 가장 부러운 점은 베컴을 중심점으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과 패스워크에 개인 전술이 뛰어났다는 것이다. 또 팀 컬러도 무척 빨랐다. 베컴은 90분 내내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전방부터 상대 공격을 차단하면서 수비에도 적극가담하면서 공수를 조율하는 모습을 보여 부러움마저 들게 했다.

잉글랜드가 보여준 축구는 현대축구가 나가고 있는 '빠른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 2~3번에 상대 문전까지 가는 패스는 끊어짐이 없이 자연스레 이어졌고 '짠물수비'로 유명한 스웨덴의 수비가 번번히 뚫리는 결과를 보여줬다. 또 볼을 오래 끌지 않아 상대가 수비 전열을 갖추기 전에 유리한 위치를 장악할 수 있었고 공격은 결정(골키퍼가 공을 잡거나 슈팅으로 끝내는 것)을 내면서 역습을 방지했다.

패스는 움직이는 선수 발 앞에 하고 볼 터치를 논스톱으로 하면서 한 박자 빠르게 했다. 그것은 베컴이란 전문 키커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해 가능했다. 그러나 축구는 한 명이 할 수 없는 조직력의 경기다.

축구의 기본은 패스·킥· 드리블·헤딩·태클이다. 여기에 선수 기본 능력에 따라 더욱 수준 높은 경기가 나오는 것이다. 잉글랜드 축구는 언뜻 보면 ‘뻥축구’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축구의 기본을 잘 지키고 있다. 잉글랜드는 수비-미드필드-공격 3선의 밸런스를 완벽하게 유지했다.수비에서 베컴을 통해 공격수(헤스키, 오언)에게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밸런스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선 체력에, 기술, 조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잉글랜드 공격수들은 상대가 볼을 지녔을 때 공격수들이 1선부터 압박을 해 상대를 당황케 했다. 이는 상대가 전진 패스보단 백패스를 유발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공격 시에는 혼자 경쟁을 시키기 보다 서로 주고 받는 패스로 상대를 현혹시키는 한편 작품을 만드는 축구를 했다. 또 많은 선수가 공격에 가담해 패스할 곳을 많이 만들었다. 이는 곧 현대 축구의 흐름인 ‘빠른 축구’의 근간인 것이다.

한국이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2골을 넣었지만 완벽한 작품에서 나온 골이라고 말하기 어렵다.코너킥과 센터링은 번번히 차단됐고 패스는 중간에 끊어지기 일쑤였다. 상대 선수가 압박해 나오면 바로 백패스로 이어졌고 수비에서 역습은 개인기가 부족하다 보니 느릴 수 밖에 없었다.

한국이 세계 축구의 근간인 ‘빠른 축구’로 도약하기 위해선 체력과 개인기, 조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축구의 기초(패스)에 충실해야 한다. 기초를 무시하고서 좋은 경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Joins 이병구 기자 <lpgas@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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