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이적생 앞세워 집안싸움 이긴 인천 SK

중앙일보

입력

"특별한 느낌은 없고 열심히 해야죠"

모기업의 합병으로 올시즌 서울 SK와 한지붕 아래 둥지를 튼 인천 SK 유재학 감독은 11일 서울 SK와의 경기에 앞서 선수들 지도에만 열심일뿐 `집안싸움'에 특별한 감정을 내비치지는 않았다.

아마 유 감독에게는 한솥밥을 먹는 라이벌전이라기에는 팀 창단후 서울 SK를 상대로 10연패를 당한 초라한 성적이 오히려 머릿속을 채우고 있을 터였다.

인천 SK에게는 올시즌 첫 맞대결인 이날 경기가 2년 묵은 한을 풀 절호의 기회였다.

팀이 올시즌을 앞두고 주전 선수들을 대폭 물갈이해 징크스를 경험한 선수들이 적을 뿐더러 2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 서울 SK는 지난 시즌의 위력이 많이 사라진 채 2연패로 몰려있기 때문이다.

이날 인천 SK의 선발 출장 선수 5명 중 3명이 올시즌을 앞두고 다른 구단에서 옷을 갈아입은 선수였다.

팀의 간판으로 자리잡은 문경은은 삼성에서 이적해왔고 `탱크' 조니 맥도웰과 포인트 가드 최명도는 현대(KCC 전신)에서 자리를 옮겨왔다.

여기에 센터 얼 아이크도 올시즌 처음으로 국내 무대를 밟았으니 조동현을 제외하고는 모두 새 얼굴. 이들은 경기 초반부터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며 서울 SK를 유린했다.

문경은(23점)은 외곽슛 4개를 터트리는 등 고비마다 내외곽을 누비며 공격을 주도했고 맥도웰(21점.11리바운드)은 집요하게 상대 골밑을 파고들며 공격의 맥을 풀어 나갔다.

아이크(17점.11리바운드)도 상대 센터 서장훈에 전혀 밀리지 않은채 착실하게 득점에 가담했고 최명도(10점)는 홍사붕의 부상으로 공백이 우려되던 포인트 가드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특히 이들은 팀이 70-72까지 쫓겨 번번이 경기 막판 역전을 당했던 악몽이 되살아나던 4쿼터 막판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차분히 경기를 주도하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물했다.

"팀과 달리 삼성 시절 SK에 대해 특별한 느낌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는 문경은은 "팀에 꼭 필요한 승리를 안겨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천=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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