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 대화제의는 기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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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15일 핵 위기 해소를 위해 대화를 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북한이 비난한 데 대해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는 아직 북한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미국 측의 제안을 "국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북한은 선동적인 발언을 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 가끔 자신의 발언 중에도 모순적인 내용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5일 "미국은 에너지 또는 식량 제공 등을 미끼로 하는 기만적 '대화설'을 유포시켜 국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근본적으로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을 빌려 "최근 미국의 당국자들은 우리와 대화할 용의가 있으며 핵무기 개발 계획을 포기하면 에너지와 식량 지원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고, 국제 사회 일각에서 이를 미국의 태도 변화로 보는 즉흥적인 견해들이 있다"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북측 대변인은 특히 "우리는 지난 10일 정부 성명(핵확산금지조약 탈퇴)을 발표하기 하루 전까지 어느 한 제3국이 미국의 대화 '용의'를 전달해 온 데 대해 뉴욕의 조.미 접촉 통로를 통해 미 국무부와 직접 접촉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미국 측에서 들은 말은 '할 말이 없다'는 한마디뿐이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을 방문 중인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16일 베이징(北京)에서 "복잡한 문제에 쉬운 해결책이 없는 법"이라면서 "북핵 해결 과정이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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