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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판 드·골 정책|「루마니아」의 제3노선 선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63년이래 외교면에서 자주성 강화의 실적을 꾸준히 쌓아온 「루마니아」가 마침내 소련군의 동구설수를 요구하는 폭탄선언을 하여 공산권의 집단방위체제와 유대의 바탕을 뿌리째 혼들어 놓고 있다.
「루마니아」는 「바르샤바」조약기구가맹국에 보낸 각서를 통해 54년에 창설된 동구집단방위의 개념이 이제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전제아래 소련군을 동구에서 철수시킬 것을 요구한 것이다.
「루마니아」는 이조약 가맹국이 소련군대의 주둔을 필요로 하면 관계국간의 쌍무협정에 의하도록 하고 그군대의 주둔비는 소련군인 경우에는 소련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를 같이하여 「뉴요크·타임즈」는 「루마니아」가 「바르샤바」조약기구서 탈퇴할 것이라고까지 보도하였다. 아닌게 아니라 「루마니아」는 지난주 「바르샤바」조약기구 창실11주년 기념행사를 완전히 묵살해버렸다.
이것은 말하자면 「루마니아」가 「프랑스」주둔 「나토」군 철수와 「나토」자체의 개편을 요구하면서 서방진영에서 미국의 영토권에 반기를 돌들나선 「드·골」정책의 「동구권」이라고 하겠다.
「루마니아」의 이런 독자적인 노선강화는 「코메콘」의 경제개발계획의 국가별 분업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이제 정치·외교노선자체에서는 이나라는 대소필등의 원칙을 주장하고 있다. 63년엔 「알바니아」와 국교를 재개하고 중공과도 계속 선을 댐으로써 중·소분쟁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했다. 65년7월의 당대회서는 벌써 자본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으로부터 독립된 노선을 걷는다는 것을 다짐했다.이것은 다시 경제적인 실리추구로 미국과 석유화학 「풀랜트」수입계약을 맺는 등 소련의 영토권자체에 도전하는 자세를 취해왔다. 「루마니아」의 소련군 철수 요구 및 「바르샤바」조약기구 탈퇴설은 「스탈린」격하운동과 중·소분쟁에 이어 공산권이 맞는 전후세번째의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같은 「루마니아」의 요구가 가까운 시일내에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고하더라도 그것은 바로 다원화의 바람속에 동구에 불어닥칠 원심분리의 구체적인 방향설정으로서의 구실을 할것은 틀림없다.
이런 움직임은 소련에 대해선 「엎친데 덮치기」의 타격이 되겠지만 속서의 「이단자」인 「프랑스」와「루마니아」의 발길이 마주치는 접점에서 동서냉전이 녹아내리는 현대사의 한 분수령이 발견될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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