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올 시즌 우승팀은 ?

중앙일보

입력

9일 오전 11시부터 한시간동안 조인스닷컴은 네티즌의 질문에 중앙일보 체육부 담당기자가 답하는 "라이브 중앙"을 실시했습니다. 2001-02 프로농구의 우승팀에 대한 질의 응답을 정리했습니다.

성백유 기자 :

어느새 겨울의 문앞입니다. 프로야구시즌이 끝나 이제부터는 농구, 배구, 아이스하키, 핸드볼 등 겨울스포츠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오늘은 지난주에 개막된 프로농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앙일보 농구담당인 문병주기자를 초청했습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질문을 던져주세요.

Q : 그냥 남자(서울)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삼성이 왜 이렇게 초반 죽을 쓰나요? 제가 보기엔 지난해 우승 전력보다 플러스 알파 된 것이 더 많은데.

A : 문병주 기자 (농구 담당)

사람들은 이를 "챔피언 병"이라고 하더군요. 여유가 지나칠 때 생기는 자만심 말입니다. 사실 삼성은 시진 개막 전까지만 해도 자타가 공인하는 강력한 우승 후보였습니다. 그런데 가장 약체라고 꼽히는 삼보 엑써스, 코리아텐더 푸르미, 동양 오리온스에게 연속 패배를 당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난 시즌 리바운드와 수비 그리고 스크린을 앞서 해 가며 팀의 궂은 일을 도맡아했던 무스타파 호프이 골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또다른 용병 아티머스 맥클레리마저 상대 센터들과 몸싸움을 하기를 꺼리고 있습니다.

또 하나. SK빅스의 문경은과 바꾼 우지원의 외곽슛이 침묵하고 있습니다. 우지원은 지난 4일 삼보 엑써스 전에서 3득점, 그리고 8일 동양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선 25분을 뛰며 5득점 한 게 전부였습니다.

지난해에는 문경은이 부진할 때 대신할 강혁(현 상무)이라도 있었습니다. 한데 지금 삼성엔 그런 식스맨토저차 마땅치 않은 형국입니다.

하지만 이제 1라운드 초반. 두 용병의 희생정신이 되살아나고 우지원의 '슛 감'이 살아난다면 삼성의 시즌 전망도 그리 어둡지는 않을 겁니다.

Q : 감자바위(강원도)

LG의 연승 행진 비결은 뭡니까? 매 경기 1백점 이상 득점을 올리고 있는데 지난해보다 어떤 면에서 전력 보강을 이뤘나요?

A : 문병주 기자(농구 담당)

시즌 개막 전에 LG세이커스와 중앙대의 연습 경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가장 큰 느낌은 "여전히 빠르고 높아지기까지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해에도 세이커스는 김태환 감독의 '공격농구'선언을 위시로 다름 팀보다 빠른 공수전환, 그리고 조성원, 에릭 이버츠 등의 높은 외곽슛 성공률을 발판으로 챔피언 결정전까지 갔었습다.

조선수와 이버츠는 그대로 있고 여기에 신인왕 후보라는 송영진이 가세함으로써 더할나위 없이 좋은 선수 구성을 이뤘습니다.

금상첨화격으로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던 외국인 선수 에반스의 기량도 나아지고 있어 골밑도 든든하게 됐습니다.

또 하나. 빠른 발의 오성식, 정확한 슛의 조우현이 김태환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7일 SK나이츠와의 승부에서도 세이커스는 우선 빠른 공격으로 나이츠 선수들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외곽포로 완벽하게 승부를 갈랐습니다.

빠르기와 정확한 외곽 슛. 이 둘이 가세한 세이커스는 분명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전 후자라 생각합니다. 빠르기는 나름대로 자기 팀에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체력적으론 물론이고 상대팀에게도 그만큼 공격의 기회를 많이 주니깐요.

세이커스가 매 경기마다 1백점 이상씩을 득점하고 있는 건 정확한 슛이 바탕이 됐기 때문입니다.

Q : SBS 짱(안양)

저는 SBS 스타즈 팬입니다. 어제 김훈 선수의 플레이는 놀라울 정도로 완벽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구석에서 찌르는 외곽 슛은 물이 올랐다고 봅니다. 그런데도 겨우 2점차 승리라니 이래 가지고 SBS가 우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농구 전문 기자님의 친절한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A : 문병주 기자

안양SBS 스타즈의 베스트 5는 외국인 선수로 퍼넬 페리, 리언 데릭스와 김성철, 은희석, 그리고 김훈입니다. 김인건 감독은 지난해 스타즈의 패인을 외곽포의 부진으로 보고 올 시즌에 홍사붕을 내주고 SK빅스로부터 공익근무요원이었던 김훈을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홀로 농구를 했던 데니스 에드워즈 대신 퍼넬 페리 영입했습니다. 시즌 전 이런 변화에 대해 타 구단 감독들은 과반수가 스타즈를 6강에 낄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놓고 보니 생각보다 선수들이 코트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습니다.

8일 엑써스와의 경기에서도 크게 달라진 건 없습니다. 다만 그나마 김훈이 그동안 침묵했던 외곽슛을 떠뜨리며 2패 뒤에 소중한 1승을 안겨줬을 뿐입니다.

이날 스타즈가 기록한 턴 오버는 17개 가로채기 당한 공이 11개였습니다. 패스가 잘 맞지 않았고 팀웍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은희석(25%)과 김성철(33%)의 슛 성공률이 기대만큼 높지 않았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퍼넬 페리와 엑써스의 안드레 페리의 대결에선 페넬 페리가 우세승을 거뒀습니다. 이날 퍼넬 페리는 덩크로 경기 시작을 울리더니, 엘리웁 덩크까지 꽂으며 힘을 과시했습니다. 득점력에서도 28-22로 우세였지요.

스타즈는 수비력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했습니다. 4쿼터 초반 10점차로 앞서가던 스타즈는 종료 1분여를 남기고 2번이나 동점을 허용하는 등 근성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조직력과 근성을 더 키우지 않는다면 스타즈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Q : 공마니아(서울)

삼성의 호프가 몸사리기가 부쩍 많아졌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솔직히 용병싸움에서 삼성이 밀리는듯한데...지난해에 비해 호프의 움직임이 어떻습니까?

A : 문병주 기자

둘 중 하납니다. 상대 선수가 좋아졌느냐, 아니면 정말 호프가 몸을 사리는가. 둘 다 맞지만 전자쪽이 더 큰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3일 개막전에선 코리아텐더 푸르미의 마이클 매덕스와 칼 보이드의 선전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보이드는 놀라운 점프력으로 호프를 압도했죠. 삼보 엑써스의 해리 리브즈 역시 4일 경기에서 호프를 힘으로 밀어붙이며 골밑싸움을 벌였죠.

김동광 감독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그칠 수만은 없는 일이죠. 제 생각엔 호프보다는 맥클래리의 선전이 더 요구되는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호프는 세 경기 동안 평균 10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고 더우기 8일 경기에선 15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거든요. 아직 초반이니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요.

Q : ...(서울)

여수 코리아텐더가 최약체로 평가됐었는데 요즘 경기를 보면 전혀 딴판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A : 문병주 기자

초반 돌풍의 핵심은 신인과 외국인 선수입니다. 코리아텐더 푸르미엔 루키 가드 전형수가 있고 외국인 선수는 마이클 매덕스와 칼 보이드가 있습니다.

이미 전형수는 고려대 시절부터 맹활약해 명성이 자자했던 선수인데, 신인답지 않은 과감한 플레이로 코트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삼성썬더스와의 첫 경기에서 19득점을 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더니, 비록 지기는 했지만 LG세이커스와의 경기땐 어시스트를 6개해 내고 17득점하는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여기에 그동안 부상으로 제 기량을 내지 못하던 매덕스는 준NBA급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평균득점 31점 이상에 리바운드 역시 매 경기당 10-12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칼 보이드가 엄청난 탄력을 바탕으로 팀을 받치고 있습니다. 이 세명의 활약이 푸르미의 선전 이유입니다.

Q : 초보(서울)

올해 신인왕으로 점쳐지는 선수는 누구고 누가 가장 유력합니까?

A : 문병주 기자

지금까지는 LG세이커스의 송영진, 코리아텐더 푸르미의 전형수, 그리고 동양 오리온스의 김승현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송영진은 지난해 10월 KBL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세이커스에 지명돼 올 여름 내내 맹훈련을 했다고 합니다. 몸무게를 10kg이나 늘이면서 파워를 강화했고요.

그동안 높이에서 불만족스러워했던 세이커스는 송선수의 영입으로 놀라운 화력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골밑, 외곽슛이 모두 정확하고 빠르기도 합니다. 푸르미의 전형수는 그 진가가 이미 증명됐습니다.

빠르기도 빠르거니와 그의 과감한 골밑 드라이브 인은 신인답지 않다는 평입니다. 팀이 좋은 성적만 거둔다면 신인왕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동양의 김승현은 8일 경기에서 지난해 우승팀 삼성을 맞아 신인다운 투지를 앞세워 팀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이들 모두가 이번 시즌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팀 성적이 중요하며 송영진이 가장 유력하지 않을까요.

Q : 이철수(서울)

이번 LG 돌풍에는 신인 송영진의 활약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데 신인왕은 문제없겠죠?

A : 문병주 기자

이미 나온 질문같은데요. 부상이 없고 자신이 꾸준히 한다면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리고 물론 팀이 좋은 성적을 내야하겠죠. 지난해 신인왕 역시 우승팀 삼성의 이규섭이었습니다.

성백유 기자 :

프로농구에 대해 궁금증을 해소하는 즐거운 시간 보내셨는지요. 토론 주제를 늦게 결정해서인지 오늘 스포츠센터는 평소보다 방문하신 분들이 적었습니다. 다음번에는 좀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실 수 있도록 토론주제를 일찍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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