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유주열] 지구 온난화와 셰일가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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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북아시아의 겨울은 모스크바보다 지내기 어려워졌다. 과거 삼한사온은 사라지고 영하 10도이하의 시베리아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영상 5도 전후였던 일본 도쿄의 겨울 날씨도 영하로 떨어지고 폭설마저 내려 도시의 기능이 마비되었다. 베이징은 스모그 현상으로 환자가 급증하고 마스크가 동이 날 지경이라고 한다. 서울의 전력당국은 전력수급에 비상을 걸고 블랙아웃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하였다. 한편 남반부의 브라질과 호주는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자 찬 공기의 남하를 막아주던 제트 기류가 아래로 밀리면서 동북아시아는 시베리아의 한파를 겪고 있다. 또한 북극의 녹은 얼음이 해류의 순환을 끊게 되어 적도 부근의 열에너지가 북쪽으로 못 올라가고 남반구로 몰려들어 폭염이 계속 되고 있다.기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겨울에는 난방 여름에는 냉방 등 쾌적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공해 에너지가 필요하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의 사고이후 안전을 위해 탈원전(脫原電) 또는 원자력 발전소의 의존도를 크게 낮추는 추세 때문에 값싸게 펑펑 쓸 수 있던 전기가 부족하게 되었다. 태양력이며 풍력 발전 등 재생 가능한 대체 에너지를 기대하지만 원가가 너무 높아 채산성이 떨어진다. 이때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셰일가스(shale gas)다. 지금까지 지표에서 멀지 않은 곳에 모여 있는 천연가스를 비교적 간단한 수직 가스정으로 뽑아 올려 채굴하였지만 셰일가스는 지하 깊은 곳의 진흙 모래가 굳어져 있는 셰일(shale)이라는 혈암(頁岩)층에 갇혀 있는 천연가스로 채굴이 쉽지 않았다.

미국이 처음으로 수평 가스정으로 단단한 혈암층을 수압으로 파쇄(hydraulic fracturing)시켜 셰일가스를 뽑아내는 시추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일반 천연가스는 러시아 중동 등에 집중적으로 매장되어 있으나 셰일 천연가스는 모든 대륙에 비교적 고루 매장되어 있어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그 중 최다 매장량을 보유하는 나라는 단연 중국이지만 중국은 자본과 기술부족으로 채굴을 못하고 있다. 겨울철 난방의 75%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은 겨울만 되면 오염된 대기가 심각한 스모그 현상을 일으켜 어려움이 크다.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2009년11월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시 미국은 중국과 관련 협정(shale gas resource initiative)을 맺어 기술 지원과 자본 투자를 약속하였다. 예옌치(頁岩氣)로 불리는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도 멀지 않아 보인다. 지구 온난화로 앞으로도 겨울은 더욱 춥고 여름은 더욱 더워진다고 한다. 기후 변화를 극복하기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값싸고 클린에너지인 셰일가스가 대안이 되고 있다. 과거 미국의 “골드러시”처럼 세계는 “셰일가스 러시”를 보게 될 것 같다.

유주열 전 베이징 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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