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엿새만에 사퇴 '최대석', 낙마 진짜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대석

임명 엿새 만에 사퇴한 대통령직인수위 최대석 전 위원이 북한 측 인사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처신을 해 도중하차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대북 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공동대표를 맡아온 최 전 위원이 그간의 방북활동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 전 위원의 대북 접촉 파일이 당선인 측에 건네진 게 전격적인 퇴임의 배경이 된 게 아니냐며 정보기관 개입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15일 “최 전 위원이 급작스레 사퇴의사를 밝혔다는 건 개인적 사정이나 재산 검증 문제가 아니라 다른 변수가 있다는 의미”라며 “박근혜 당선인의 메시지를 받은 게 아니고서는 그렇게 짧은 시간에 그런 판단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북 지원에 적극적이었던 최 전 위원을 정보기관이 달갑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 전 위원이 사퇴 직전인 12일 오후까지도 대북 정책 등 자신의 업무에 적극성을 보여온 것으로 드러나 이런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 전 위원은 이날 3시부터 한 시간 동안 서울 논현동 커피점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만나 남북관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로 돌아온 직후인 오후 5시30분쯤 김용준 인수위원장에게 사의를 표했다. 정 전 장관은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헤어질 때까지 내 말을 줄곧 경청했다. 이상한 낌새는 전혀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 전 위원은 정 전 장관과 만나기 전 민주당 연구소장을 지낸 박순성(북한학과) 동국대 교수와 점심을 했다. 박 교수는 “시민사회도 포용해야 진보진영을 끌어안고 갈 수 있다고 말하자 동조하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최 전 위원은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대응한 정부의 5·24 제재 조치의 해제를 주장해왔다. 지난 3일 열린 한 세미나에서는 “북한 신년사가 새로 들어서는 정부에 대한 기대를 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지나치게 긍정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대선 직후 박근혜 당선인 측 인사들의 대북접촉 시도 과정에서 뒤탈이 났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선인 측 K의원 등이 지난해 12월 말 베이징에서 북측의 대남라인 관계자와 만나려다 불발에 그친 일이 있는데 이를 최 전 위원이 막후에서 추진했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의 재가 없이 대북 접촉에 나섰거나 북측 인사를 접촉하려는 과정에서 관계 당국의 견제를 받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최 전 위원이 19명에 이르는 공동대표 중 한 명인 데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지원활동을 하며 문제가 될 행동을 한 적이 없다는 반박도 있다. 이 단체의 강영식 사무총장은 “최 전 위원이 대북 커넥션이 있다는 등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국정원 측도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최 전 위원은 휴대전화를 끈 채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