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애리조나 창단 4년만에 첫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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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맞지 않은 타구였다. 그러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에는 충분할 만큼의 거리를 날아갔고 역전 주자는 홈을 밟았다. 찰나의 머뭇거림이 사라진 후 구장은 흰 수건의 물결을 이뤘고 터질듯한 함성이 피닉스 사막의 적막함을 깨웠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뉴욕 양키스를 3-2로 물리치고 대망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커트 실링(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과 로저 클레멘스(뉴욕 양키스)와의 선발 대결로 시작된 최종 7차전은 이번시리즈 들어 최고의 명승부였다.

두 투수의 호투는 끊어질 듯 팽팽히 당겨져 있는 활시위 같았고 베일듯 날카로웠다.

투수전의 흐름을 끊고 나간 것은 6회말 터진 대니 바티스타의 우중월 안타. 스티브 핀리를 루상에 두고 받아친 타구는 우중간을 시원스럽게 갈랐고 핀리는 가볍게 홈을 밟았다. 그러나 3루에서 횡사는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

바티스타의 주루 플레이는 7회초 양키스 반격의 빌미가 됐다. 깔끔한 중계 플레이로 추가실점을 막아낸 양키스는 연속 2안타와 티노 마르티네스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양키스는 8회초 알폰소 소리아노가 호투하던 실링에게 우중월 솔로홈런을 쳐내며 월드시리즈 4연패에 한 발 앞서 나갔다.

한 점을 뒤진 다이아몬드백스의 추격은 기대이상이였다. 랜디 존슨까지 마운드에 올리며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다이아몬드백스는 9회말 토니 워맥의 적시타로 동점으로 따라 잡았다.

역전의 한 방은 극적이였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동점을 만들어낸 다이아몬드백스는 루이스 곤잘레스의 한 방으로 경기를 끝냈다. 도저히 공략할 수 없으리라던 마리아노 리베라에게서 뽑아낸 값진 득점이였다.

8회부터 간간히 불펜에서 몸을 풀던 김병현은 랜디 존슨이 완벽한 투구에 힘입어 더 이상 월드시리즈에 등판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 9와3분의1이닝 7안타 5실점 피홈런 3개. 방어율은 4.66을 기록한 김병현은 값진 경험과 더불어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손에 꼈다.

Joins 유효상 기자<chrys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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