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해도 살 안빠져? 식사후 '이 행동' 때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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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운동을 해도 식사 후 앉아 있는 시간이 길면 체중감량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 강현식 교수팀은 이 같은 내용을 주제로 한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경기도 한 보건소에서 12주 동안 운동중재 프로그램에 참가한 비만 중년 여성 38명을 대상으로 하루 1시간씩 유연성·유산소 운동을 매주 5일 간 실시했다. 또 식사 후 2시간 동안 앉거나 벽에 기대기, 드러눕기 같은 좌식생활을 피하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식후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에 따라 체중감량 효과에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운동량과 강도·하루 평균 식이섭취량·열량에는 차이가 없었다.

체중감량 효과는 식사 후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짧을수록 좋았다. 연구팀은 크게 식사 후 앉아있는 시간을 기준으로 세 그룹으로 나눴다. 상위집단은 평균적으로 식후 15분(하루 45분/3끼) 가량 좌식생활을 했다. 반면 하위 집단은 식후 74분(하루 222분/3끼), 중간집단은 식후 45분(하루 135분/ 3끼) 가량 앉아있었다.

식후 좌식생활이 체중감량에 미치는 영향은 컸다. 상위집단은 12주 동안의 운동으로 평균 6.48㎏(72.49㎏→66.01㎏)를 감량한 반면 하위집단은 2.79㎏(76.50㎏→73.71㎏)만 감량하는데 그쳤다. 중간그룹은 4.89㎏(73.71㎏→68.82㎏)을 감량했다. 좌식생활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 3㎏ 이상 체중감량 효과에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체질량(BMI)지수도 차이를 보였다. 똑같이 운동을 했어도 상위 집단은 같은 기간 2.63(29.23→26.60) 줄었다. 중간집단은 BMI지수가 1.99(29.60→28.61) 줄었고, 하위집단은 1.11(30.78→29.66) 감소하는데 그쳤다. 허리 둘레도 차이가 났다. 상위집단에서는 5.90㎝(89.90㎝→84.00㎝) 줄어든 반면 중간집단은 4.61㎝(90.28㎝→85.67㎝) 하위집단은 3.40㎝(93.10㎝→89.70㎝) 감소했다. 다만 심폐체력은 세 집단 모두 향상됐지만 통계적으로 집단간 차이가 없었다.

강현식 교수는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수록 체중감량·비만 개선효과가 떨어졌다"며 "운동을 제외한 활동에서 발생하는 에너지가 적을수록 비만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스웨덴 스포츠보건과학대학교 연구팀 역시 오랫동안 앉아있는 사람들은 수영이나 조깅처럼 힘든 운동을 해도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26%가량 높다고 보고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35세 이상의 성인 624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루 1시간 이상의 TV시청 시간이 늘면 대사증후군 발병위험률이 남성은 12%, 여성 26% 가량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있다. 2006년 대한소아과학회 영양위원회는 하루 4시간 이상 TV를 시청하는 소아·청소년은 신체활동아 적어져 비만해진다고 밝혔다. 또 12~17세 청소년은 TV시청시간이 하루 1시간 증가하면 비만 유병률이 2%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강 교수는 "비만인 사람은 상대적으로 정상인과 비교해 앉기·눕기·기대기 같은 좌식습관을 장시간 취해 체중으로 인한 중력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높아 체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대사성 질환 위험인자가 증가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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