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XP, “제값은 한다”

중앙일보

입력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 선보인 윈도 XP 운영체제의 최대 장점은 시스템 다운이 예전처럼 잦지 않다는 것이다. PC 이용자들의 최대 불만인 시스템 안정성 문제를 크게 해소한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윈도 XP 패키지가 충분히 제값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가정용 99달러, 프로 버전 1백99달러). 물론 그에 앞서 이 운영체제의 파워·메모리·저장용량(3백MHz 펜티엄 II, 1백28MB, 2GB 여유공간)을 모두 충족시키는 비교적 신형의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윈도 XP는 몇가지 놀라운 측면을 갖고 있다. 이 운영체제의 바탕 철학은 응용 프로그램 열기와 파일 찾기에 의존하는, 컴퓨터에 대한 기존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 경험(experience, XP)에 몰입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방식은 이 프로그램의 깔끔한 인터페이스에 반영돼 있다. 윈도 XP의 인터페이스는 아이콘의 기능을 축소하면서 업무나 오락을 더 유기적인 과정을 거쳐 수행하도록 권장한다.

그밖의 특징은 장점이라고 봐줄 수 없는 것들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XP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 이용자들을 마이크로소프트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이용자들을 독점적인 미디어 플레이어로 전환시키는 데만 열을 올려 인기있는 MP3 음악압축 표준도 지원하지 않는다. 웹상에서 자바 애플릿을 자동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도 없다. 그것은 자바 개발업체인 경쟁사 선 마이크로시스템스를 의식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MSN 인스턴트 메신저가 내장돼 있다고 다른 회사의 쪽지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MSN에 가입해달라는 메시지가 뜨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등록하지 않으면 60일 후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위협하는 ‘활성화 과정’ 같은 문제들이 좀 귀찮지만 참을 만하다. 종합적으로 평가할 때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최상의 운영체제”라는 빌 게이츠의 말이 옳은 것 같다.

윈도 XP, “제값은 한다”

기존 버전의 윈도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윈도 XP에서 뭔가는 장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먼저 고성능 또는 최신 컴퓨터를 갖춰야 한다. 뉴스위크 자체 실험 결과 CD-RW 드라이브 등 많은 하드웨어 장치를 사용할 때 발생하던 충돌이 해결됐지만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할 때는 문제를 일으켰다.

  • 안정성: 시스템 다운 없이 며칠 간을 연속으로 작동할 수 있다. 문제가 있는 응용 프로그램을 재부팅하지 않고 쉽게 닫을 수 있다.

  • 인터페이스: 깔끔하고 더 직관적이며 사용자 기호에 맞춰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멋진 애니메이션과 사운드도 많다.

  • 멀티미디어: 사용하기 편하고 강력한 음악·디지털 이미지· 영화 재생 프로그램들. 그러나 이용자를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로 유도한다.

  • 새 기능: 원격 접속, 자동 업데이트, 내장된 무선 지원기능 등 부가 기능을 다수 갖추고 있다.

  • 활성화: 해적판 사용을 막기 위해 성가신 등록 절차로 합법적인 사용자를 거의 마치 범죄자 취급한다.

  • 자체 홍보: 운영체제가 제조사의 다른 제품을 위한 선전도구가 돼서는 안될 일이다.
    이 문제에 관한 판례는 없었던가?

    자료제공 : 뉴스위크한국판

    ▷ 한주의 인기 기사 보기 >>>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