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국무·국방 차관보 등 3인…합동팀 꾸려 15일 방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미국 정부가 한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래 처음으로 핵심 인사들로 구성된 외교안보팀을 한국에 파견한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커트 캠벨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마크 리퍼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한국·일본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과 국무부·국방부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핵심 3인방이 모두 출동하는 셈이다.

 캠벨 차관보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측근으로 아시아 중시 외교정책을 최일선에서 집행해 왔다. 클린턴 장관의 후임에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이 지명됨에 따라 곧 그만둘 예정이다. 러셀 보좌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백악관 외교안보정책 참모로 마이클 시퍼 전 국방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와 함께 캠벨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리퍼트 차관보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초기 NSC 비서실장을 지냈다.

 캠벨 차관보 일행은 15일 서울에 도착한 뒤 16일 일본 도쿄로 이동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캠벨 일행은 서울에 머무는 동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외교안보 관련 인수위원들을 면담할 것으로 안다”며 “한국의 새 정부와 오바마 행정부가 서로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설명하는 첫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러셀 보좌관이 박근혜 당선인에게 방미 초청 등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이 추가로 3차 핵 실험을 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을 타진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시 총서기 “조속한 방중 희망”…박 당선인 중국어 인사로 화답

박근혜 당선인이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중국 특사로 방한한 장즈쥔 외교부 상무부부장으로부터 시진핑 총서기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김형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중국 정부의 특사인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부부장을 접견했다. 장 부부장은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의 친서도 전달했다. 친서는 한자와 한글, 두 가지로 적혔다고 장 부부장은 소개했다. 시 총서기는 서한에 “당선인의 조속한 중국 방문을 희망한다”는 내용을 적었다. 장신썬 중국 대사가 당선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20일 박 당선인을 면담한 자리에서 방중 요청을 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박 당선인은 이에 대해 “시기를 협조해 (특사) 파견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설명했다.

 접견 자리에서 박 당선인은 “북한의 핵 개발은 국가의 안보 및 국민의 안위를 위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추가적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북한에 일관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일원으로 같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박 당선인은 또 “양국 새 정부가 핵 문제 및 한반도 평화안전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며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대화와 협력의 창구를 열어두겠다”고도 했다.

 이에 장 부부장은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지역과 국제문제에 대해 양국 간 조율을 강화해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최근 한반도 정세가 복잡하고 남북 간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박 당선인이 밝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남북관계가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 부부장은 지난해 12월 10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관련해선 "중국은 국제사회 혹은 안보리가 적정 수준의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사태 악화를 초래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한·중 관계에 대해선 “양국이 새로운 비전을 마련할 때”라며 “양국 새 정부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화하길 바란다”고 했다. 박 당선인은 장 부부장이 한국어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자 중국어로 “신녠콰이러(新年快樂·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답한 뒤 "(한국어)발음이 어려우시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장 부부장은 “(박 당선인은) 중국어로 함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같이 여겨진다. 중국에서 박 당선인의 인기가 굉장히 높다”고 전했다.

류정화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