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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5연승 "선두 넘보지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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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오리온스가 15일 전주 원정에서 KCC 이지스를 94-80으로 대파하고 5연승했다.

시즌 전 우승 후보로 꼽히던 두 팀의 희비가 완전히 엇갈렸다. 동양은 단독 1위를 질주했고, KCC는 다시 꼴찌로 떨어져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마저 꿈처럼 멀어지고 있다.

2위 LG 세이커스는 창원에서 4쿼터 12득점을 몰아 넣은 김재훈의 활약으로 SBS 스타즈에 83-71로 이겼다. SK 나이츠는 잠실에서 코리아텐더를 86-81로 물리쳤다. 나이츠 최인선 감독은 프로 통산 처음으로 2백승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KCC와 공동 꼴찌여서 그리 기뻐할 입장은 못됐다.

KCC가 시즌 초 단호하게 외국인 선수를 칼 보이드로 바꾼 이유는 동양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우승을 위해서는 동양의 주포 마커스 힉스를 잡아야 하는데 KCC 선수들이 적임자로 보이드를 추천했다. "지난해 보니까 입담 거칠고 인상 사나우며 힘 좋은 보이드 앞에서만은 힉스가 꼼짝도 못하더라"는 것이다.

KCC는 이제 우승을 노릴 처지가 아니지만 동양을 이겨보겠다는 자존심은 남아 있었다. 그리고 보이드의 힉스 방어는 효과가 있었다. 최근 40점대의 득점을 밥 먹듯 하면서 마이클 조던처럼 활약하던 힉스가 초반 꽉 잡혔다.

힉스는 골대 쪽으로 접근을 제대로 못했고 슛마저 주눅이 들었다. 힉스는 1쿼터 무득점. KCC는 2쿼터 초반 36-22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경기가 진행되면서 KCC는 왜 우승후보가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이유를 여실히 보여줬다.

올 시즌 유난히 실수가 많아진 포인트가드 이상민이 김승현.박지현에게 번번이 공을 빼앗기고, 전희철은 동양에서 뛰던 시절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박재일(14득점).박훈근(8득점)에게 교대로 실점했다.

화려한 멤버를 자랑하는 KCC에서 추승균(25득점) 이외에는 집중력을 갖고 끝까지 제 몫을 해주는 선수가 없었다. 이 틈에 힉스가 살아났다. 힉스는 2쿼터 중반 어렵사리 보이드의 슛을 블록하면서 자신감을 찾아 우왕좌왕하는 상대 수비를 뚫고 결국 30득점.9어시스트.3블록슛했다. KCC에게 초반 리드는 별 의미가 없었다.

성호준.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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