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투구수 제한 ‘보약’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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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차우찬

강화된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규정이 막혀 있던 한국 대표팀 마운드에 숨통을 틔워 줄 수 있을까.

 류현진(26·LA 다저스)과 김광현(25·SK)을 비롯한 선발투수들의 대회 불참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던 대표팀에 투구수 제한을 규정하는 WBC의 독특한 규정이 변수로 떠올랐다. 3월 2일 개막하는 WBC 본선 1라운드에서는 투수가 한 경기에서 던질 수 있는 투구 수가 최대 65개로 제한된다. 이후 라운드부터는 조금씩 늘어나 2라운드 80개, 4강부터는 최대 95개까지 던질 수 있다. 2009년에 열린 2회 대회와 비교했을 때 모두 5개씩 줄어든 수치다. WBC는 각 나라의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리기 때문에 투수들의 투구수를 제한했고 이번 대회에선 더욱 강화된 조치가 나왔다.

 투구수 제한 때문에 선발투수가 5~6이닝을 넘기는 것조차 쉽지 않아 이른바 롱 릴리프가 맡게 될 ‘두 번째 선발’의 중요성이 커졌다. 류중일(50) 대표팀 감독은 대회 출전 불가를 통보한 투수들을 대신해 차우찬(26·삼성)과 이용찬(24·두산)을 발탁했다.

 차우찬은 소속팀 삼성에서 ‘1(선발)+1(계투)’ 전략의 핵심 선수로 선발과 중간계투 투입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 투수다. 이용찬은 불펜투수로 데뷔해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한 만큼 어느 위치에서 뛰어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류 감독은 차우찬 발탁에 대해 “좌완이라는 이점에다 긴 이닝을 소화해 줄 수 있는 전천후 투수”라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류현진·김광현 등 국제대회에서 검증됐던 투수들이 대회에 나서지 못하지만 그 빈자리를 다양한 역할이 가능한 선수들로 채워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하일성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1, 2회 대회와 비교해 볼 때 이번 대표팀의 투수 쪽 선수층이 얇은 것은 사실”이라며 “경기를 불펜 싸움으로 이끌어 가면서 투구수 제한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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