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안 거슬리게 하루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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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외무부의 차관보를 비롯한 일본대판 복강 등지의 총영사 및 국과장급 인사이동은 처음부터 무리가 따른 탓인지 결재서류도 우보를 거듭, 아직까지 총무처에 머물러있는 실정.
이번 인사에서는 의전실장 윤호근씨가 지난번 박 대통령 동남아방문 시 김포공항에서 있은 의전관계 실수 때문에 본부대기로, 그리고 의전실장에 회교교육원장 신응균 대사의 임명을 내정하고 있는데 신 대사는 별정직 공무원인데 반대 의전실장직위는 일반직공무원 이사관자리여서 신 대사를 강등시키든지, 의전실장자리를 높여주어야 할 판.
청구권자금 사용계획안을 야당의원이 없는 심야국회에서 통과시켜 놓은 공화당은 극도로 흥분한 야당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여·야 원내총무단 회의도 피하는 눈치이며 증파 동의안을 다루는 국방위에서도 야당의 요구를 들어주는데 급급.
7일 하오 국방위가 열리자 서범석(민중) 의원은『증파는 진중·엄숙히 다뤄져야 한다』고 말하면서『정 총리와 송 안보회의 사무국장을 불러 대통령으로 하여금 증파를 결정케 한 과정을 묻기 위해』정 총리 등 관계장관 출석을 동의하자 국방위는 이를 이의 없이 채택.
전휴상 공화당 부총무는『청구권으로 자극을 받은 뒤라서 민중당이 청구권 통과에 맺힌 울분을 증파문제에 쏟을 것 같다』고 약간 초조의 빛을 띠면서 야당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하루 연기하자는 주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민중당은 국회에서「필리버스터」와 퇴장으로 대여투쟁을 벌여보았지만 큰 실효도 없고 또 다른 묘안도 없어 고민. 7일 하오 김영삼 원내총무는『휴회만은 여·야가 합의해서 해왔는데 이것마저 공화당이 단독으로 하다니…』라고 몹시 불쾌한 표정.
『무슨 묘안이 없느냐』는 물음에 김 총무는 쓴 표정이고 이충환 정책위원장은 『딴 도리가 있어요? 여당의 잘못과 독단을 국민이 알도록 투쟁하는 것밖에…』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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