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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MBC '가을에 만난 남자'의 이승연

중앙일보

입력

"연기는 아직도 자신이 없어요. 배우라고 불리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최근 막을 내린 KBS 2TV「동양극장」에서 1930년대 최고의 여배우 차홍녀역을연기했던 이승연(33)이 이번에는 30대 이혼녀로 변신한다.

오는 17일부터 방송될 MBC 새수목드라마「가을에 만난 남자」(극본 조명주. 연출 이창순)에서 역시 30대 이혼남인 아트디렉터 한수형(박상원 분)과 아웅다웅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역할. 냉정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차분한 성격의 영화사 기획실장이다.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최대한 자연스러운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날 생각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창업투자사를 거느린 대기업 회장 정윤섭(이정길 분)이 5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형과 은재 사이에 끼어들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는 것. 이러한 일이 현실에서 발생한다면 이승연의 선택은 무엇인지 물었다.

"열렬한 사랑만 있다면, 나이가 문제될 것 같지는 않아요. 물론 돈 때문에 나이많은 남자를 선택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죠. 돈이 많은 건 삶에 편안함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는 못하잖아요." 지난 93년 탤런트로 데뷔한 이승연의 연기경력도 어느 덧 10년을 채워가고 있다.

「첫사랑」,「웨딩드레스」등의 드라마를 통해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그는 아직도방송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연급 여자 연기자 가운데 한 명. 하지만 스스로는 많은 출연작 가운데 기억에 남는 드라마가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승연의 '대표작'하면 생각날만한 드라마가 없는 것 같아요. 게다가 최근에는점점 연기가 어렵게 느껴지고 있구요. 한 가지 상황에서 제 조그만 동작 하나하나가어떻게 비쳐질까를 세심하게 고려하다보니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이승연은 앞으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절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99년 방송된 SBS 멜로연작드라마「러브스토리」의 '해바라기'편은 그러한 면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출연작이라고.

이승연은 마지막으로 "배우라는 호칭은 섣불리 침범할 수 없는 아우라를 지닌사람에게 붙을 수 있는 것이라며, 자신도 그 반열에 오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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