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성장 이끈 5대특구 톈진·상하이 등에 밀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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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두개의 도시로 라스베이거스와 선전을 꼽는 미국인이 있더라. "

우쑹잉 선전특구보 사장의 자랑 섞인 이 말은 20여년에 걸친 개혁.개방으로 인구 2만5천명의 어촌마을이 3백만명의 국제도시로 천지개벽한 대표적 경제특구 선전의 변화상을 잘 표현해준다.

선전은 1980년 8월 26일 제5기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격) 상임위 15차 회의에서 국무원이 제출한 '광둥(廣東)성 경제특구조례' 가 통과되면서 주하이(珠海)와 함께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됐다.

같은 달에는 화교자본의 고향인 광둥성 산터우(汕頭)가, 그해 10월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 이어 88년 4월 하이난(海南)성 전체가 특구로 지정되면서 개혁.개방의 견인차 역할을 한 5대 특구가 출범했다.

파격적인 세제혜택과 정부의 지원으로 외국자본을 급속도로 빨아들인 특구는 90년대 중반까지 10%대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떠받치며 '특구의 아버지' 덩샤오핑(鄧小平)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주야옌(朱亞衍)선전시장은 "지난 20년간 샤먼은 평균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18.3%로 특구 중에서도 제일이었다" 고 회고했다.

그러나 상하이와 톈진(天津).창장(長江)삼각주, 주장(珠江)삼각주 등 후발 개방도시들의 경쟁적 외자유치와 추격으로 특구의 위상이 최근에는 많이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다 산터우는 과도한 밀수단속으로, 주하이는 과잉투자로, 그리고 하이난은 생태도시로 방향을 틀면서 성장의 활력을 잃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만의 한 조사에 따르면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와 상하이 등이 투자 최적지로 꼽혔으나 5대 특구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샤먼.상하이=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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