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논리로 본 아파트 수익률]

중앙일보

입력

주부 박선희(48)씨는 요즘 친구들에게 아파트 투자에 관한 경험담을 자랑하고 다닌다.

지난 1999년 계약한 경기도 용인시 수지읍 A아파트의 분양권을 1천5백만원의 프리미엄을 받고 팔았다는 것.

언뜻 보면 朴씨의 자랑이 맞는 것 같다. 그러나 경제 논리로 수익률을 따지면 朴씨의 투자는 실패다.

3억원짜리 아파트를 계약해 2년간 중도금을 붓다 이 정도의 웃돈을 받고 팔았다면 결코 이익을 본 게 아니다.

분양가 자율화와 집값 상승으로 주택 구입비용이 늘어나면서 아파트 투자를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 나오고 있다. 아파트를 거주가 아닌 투자용으로 구입할 때는 더욱 그렇다. 분양가보다 값이 올랐다고 해서 이를 모두 프리미엄으로 여기면 안된다는 것.

부동산 114 김희선 상무는 "아파트가 큰 돈을 남겨준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금리.물가변동률.수익률.기회비용 등의 경제 수치를 적용하면 투자 가치는 날로 떨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요즘처럼 가격이 오른 시점에 투자할 때는 ▶입주 때까지 금융비용(연 5~6% 이율)▶세금과 등기비용(분양가의 6.5%선)▶발코니 새시 설치비용(4백만~1천만원)▶중개 수수료 등의 요인을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3억원짜리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면 금융비용을 연 5.5%로 잡더라도 입주 후(2년 6개월~3년)의 가격이 3억5천만~3억6천만원이 돼야 본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분양 초기에 웃돈을 주고 살 경우에는 투자비용을 건지기가 만만치 않다는 계산이 나온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만 구입했다면 물가상승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과 다른 곳에 투자할 기회를 놓친 데 따른 기회손실도 고려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성종수 기자 sjssof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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