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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 부는 일본바람 항도 부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부산】한·일 협정발효이후 약1개월이 되는 요즘 국제항구도시인 부산에는 일본월간지나 신문들이 마구 밀어닥쳐 시내 번화가에서 판매되고 있는가하면 시내일부 요정·음식점·다방 등 소위「일본식」으로 장식 또는 구조 변경하는가하면 일부 부유층 가정에서는 일본말 가르치는 가정교사를 구하러 헤매는 등 일본사조「붐」이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곁들어 재부 일본인들은 제각기 그들끼리 결속하는 사회단체를 구성하는 등 사실상 「일본풍」은 이미 부산에 상륙하여 시내에 골고루 퍼지고 있다. 부산시내에서 이 같이 갑자기 일어난 「일본풍」의 현상을 몇 가지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일본문물의 도입=「문예춘추」와 주로 가정주부들의 호감을 사는 「주부와 생활」 「주부의 우」등 일본 잡지 책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들어와 시내에서도 가장 번화가인 광복·중앙·창선동거리에서 공공연히 팔고 있다.
또 시내 대부분의 수출입업자와 화공약품업자들은 일본에서 발간되는 「조일」 또는 「독매」신문 등을 구독하기 시작, 한·일 협정발효 전에 약2천부로 추산되던 구독자가 최근에 와서는 약4천부로 늘어났다.

<일인들 모임 몇 개 생겨나>
건물의 구조변경=시내 남포동 소재 모 요정은 얼마 전 전면 개수했는데 순 일본식으로 화려하게 개수하고 「순 일본식 요리전문」이란 간판까지 내걸었다.
이밖에 음식점·다방·요정 등 다대수의 업체들이 이미 개수했거나 아니면 관계당국에 개축허가원을 제출해놓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이 일본식장식물을 옥내벽지 등에 화려하게 그림을 그리거나 또는 첨부해 놓고 있으며 일부 약삭빠른 다방 또는 요정의 주인 「매담」들은 일본말에 능통한 가정교사를 데려다가 매일 한 두시간씩 배우고 있는가하면 벌써부터 일본말에 능숙한 종업원을 구하는데 혈안이 되고있다.
재부 일본인들의 결속=부산에는 약80명의 일본인 부인들이 살고있는데 12일 하오3시 시내 초량동 모 교회에서 30여명이 모여 「재 부산 일본부인회」란 사회단체를 조직함으로써 그들만의 결속체를 만들었다.

<영사관원 집 물색해 놓고>
일본 부산총영사관 개관=이미 대한생명보험 부산지사(중구 광복동1가 41)「빌딩」의 4·5층을 동「영사관」사무실로 임대계약을 마친바 있는 구한 일본대사관당국은 오는 15일부터 동사무실은 새로 단장하는 개축공사에 착공-. 단장이 끝나는 대로 17, 18일께는 정식 개관케 된다는 소식. 또한 이곳 부산총영사관에서 근무할 직원들의 사택을 물색하기 위해 일본정부의 정보문화부과장 신원부비고씨 등 일행이 수일 전 시내 동대신동과 동래온천장일대의 고급사택을 현지답사 해간바 있어 그들의 사택은 이미 내정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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