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도 브랜드화…유통물량의 40% 이상 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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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을 주로 이용하는 주부 강현옥(38.서울 강남구 대치동)씨의 돼지고기 선택기준은 브랜드다.

할인점과 같은 대형 매장에선 하이포크.생생포크.목우촌프로포크 등 브랜드가 붙은 돈육만 파는 곳이 많다. 그러다 보니 그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게 강씨의 쇼핑 요령이다.

강씨는 "단골로 이용하는 정육점이 문을 닫고 난 뒤부턴 브랜드 돈육을 애용한다" 며 "가격이 조금 비싼 게 흠이지만 대형 업체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그만큼 믿을 수 있다" 고 말했다.

브랜드 돈육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돼지고기 유통 물량의 40% 이상을 브랜드육이 차지한 데 이어 쇠고기.닭고기 등에도 브랜드 바람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엔 제일제당 계열사인 CJ푸드시스템까지 뛰어들어 업체간 각축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 브랜드 돈육 뭐가 다른가=돼지고기에 상표가 붙은 게 브랜드 돈육이다. 업체들이 냉동육 대신 냉장육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상표가 붙은 냉장 돼지고기' 라고 말할 수 있다.

대상농장 관계자는 "냉동육은 고기를 얼렸다 녹이기 때문에 고기세포가 파괴돼 맛이 떨어진다" 며 "미국.유럽.일본 등지에서는 냉장육이 주류를 이룬다" 고 말했다.

그는 "생태가 동태보다 연하고 생선 본래의 맛을 느끼게 하는 것처럼 냉장육은 냉동육에 비해 신선하고 육질도 부드럽다" 고 말했다.

농협 목우촌 관계자는 "근육이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축할 때 음악을 틀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등 육질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일본 등지에 수출하기 위해 항생물질을 포함하지 않은 사료만 먹이고, 도축할 때 위생관리가 철저하다.

◇ 어떤 제품들이 있나=도드람유통(도드람포크)과 1989년부터 냉장육을 수출해 온 대상농장(하이포크)이 93년 국내 처음으로 브랜드 돈육을 선보였다.

이후 농협 목우촌(프로포크).한국냉장(생생포크).롯데햄우유(후레쉬포크) 등이 가세해 5개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CJ푸드시스템이 '정품진' 이란 브랜드로 가세했으며 1백여개의 소규모 업체들이 체인점 형태로 브랜드육을 출시하고 있다.

이처럼 브랜드육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소비 고급화 추세가 확산하면서 냉동육보다 냉장육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롯데햄우유 관계자는 "95년 이후 매년 20% 이상씩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구제역 파동으로 신장세가 10%대로 둔화했지만 올해부터 다시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 며 "브랜드육 시장이 당분간 계속 커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회사마다 돼지종자와 가공방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제품은 농림부가 정한 10가지 부위로 한정돼 있다.

삼겹살의 경우 도매가격은 9천~1만원이고 소매가격은 1만1천원 이상이다.

일반 정육점에서 파는 가격보다는 10~20% 비싼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판매도 일반 정육점 대신 대형 할인점이나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다. 업체별로 직영점이나 대리점과 가맹점을 통해 팔기도 한다.

김준현 기자 take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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