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전문의가 말하는 시니어 피부건조증 관리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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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전문의 임선미 원장(왼쪽)과 김지영 원장이 피부건조증의 원인과 올바른 피부 관리법을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두 사람은 “피부가 건조해지는 겨울에는 피부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라”고 입을 모았다.

겨울이 온 것을 제일 먼저 느끼는 곳은 피부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체내의 유·수분이 줄어들고 피지선이 약해지기 때문에 피부가 더욱 건조해진다. 따라서 제대로 된 피부 관리가 필요하다. 피부 건조를 호소하는 시니어들을 위해 피부과 전문의들이 나섰다. 김지영(34·명동 클린업 피부과) 원장과 임선미(35·하늘느낌 피부과) 원장이 주인공이다. 지난달 29일 스킨케어 브랜드 ‘뉴트로지나’의 주선으로 만난 두 사람과 겨울철피부건조증의 원인과 올바른 피부 관리법에 대해 한 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는 피부건조증의 원인부터 짚어나갔다. 김 원장은 “가을과 겨울에는 봄·여름에 비해 3~4배 많은 환자들이 피부건조증으로 병원을 찾는다”며 “50대 이상의 경우 30~50% 정도가 피부건조증으로 고생한다”고 말했다. 시니어 환자들은 젊은층에 비해 피부건조증의 정도가 심각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임 원장은 “50대 이상의 경우 피부건조증이나 건성습진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다 피부가 붓고 딱지가 생기는 등 증세가 악화된 후 병원을 찾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피부건조증으로 내원한 환자는 대부분 다음해에도 병원을 찾게 된다. 관리소홀로 증세가 재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피부건조증은 단순히 간지러운 데 그치지 않고 색소침착과 기미, 잡티, 피부 염증 등 다른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피부건조증 치료는 간지러워서 긁게 되는 악순환을 끊어주는 것이다. 간지러움을 완화시키면서 피부습진을 치료하는 항히스타민제 등을 처방받는 것이 방법 중의 하나다.

건조함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보습을 통한 처방이다. 그래서 평소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게 꾸준히 관리하는 생활습관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잘 씻고 약을 잘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생활습관에 관한 팁이 소개됐다. 먼저 피부를 촉촉하게 하기 위해 하루에 한 번 15~20분 동안 미지근한 물을 이용해 씻는다. 김 원장은 “목욕 직후 피부의 온도가 높을수록 피부의 수분 증발량이 증가해 피부건조를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비누거품으로 목욕을 하도록 한다. 횟수는 1주일에 2~3회 정도가 적당하다. 물로만 씻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비누 거품이 피부에 닿는 시간을 가급적 줄이도록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하는 때밀이는 피부를 강하게 자극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목욕을 마친 후에는 2~3분 이내에 온 몸에 보습제를 바른다. 임 원장은 “수건으로 톡톡 두드리듯 물기를 닦아낸 후에 보습제를 바르면 끈적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보습제 고를 때는 글리세린 등 습윤제 함유 살펴야

보습제는 피부건조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보습제를 고를 때는 글리세린 같은 습윤제가 들어있는지 살핀다. 습윤제는 피부 외부의 수분을 흡수할 뿐 아니라 피부에 수분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한다. 임 원장은 “보습제를 고를 때 가격이 비싼 것을 사서 조금씩 바르는 것보다 적당한 가격의 보습제를 구입해 자주, 충분한 양을 발라주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오일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김 원장은 “피부관리에 자신있다는 사람들에게 물으면 오일만 바른다고 답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라며 오일의 효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선을 그었다. 그는 “오일을 바르면 끈적임이 오래가서 보습력이 강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피부가 더 건조해진다”고 덧붙였다.

나이가 들수록 오일 사용을 자제하고 피부에 직접 수분을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오일로 피부에 보습을 더하고 싶다면 습윤제와 같이 사용하거나 목욕할 때 욕조에 몇 방울 넣어준다. 임 원장은 “로션이나 크림 중 어느 걸 쓸까 고민하는 분이 있는 데 크게 건조하지 않다면 로션을, 나이가 많거나 건조한 정도가 심한 경우 크림제형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보습제를 바를 때는 충분한 양을 바르라는 조언이다. 온 몸을 기준으로 한 번에 30g정도가 적당하다. 한 번 바른 습윤제는 8시간 정도가 지나면 50% 정도만 피부에 남기 때문에 하루에 2번 이상 바르도록 한다.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두 사람은 “평소 습윤제를 제대로 바르는 생활습관이야말로 피부건조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원장은 “끈적이는 느낌이 싫더라도 최소 2주 이상 꾸준히 발라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임원장은 “피부보습제는 화장대가 아니라 욕실에 두고 샤워 직후에 온 몸에 고루 발라주는 것이 좋고 평소에는 손을 씻은 후 핸드크림 등을 발라서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사진="장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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