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수산시장 인수 논란과 전망]

중앙일보

입력

외압 논란이 일고 있는 노량진시장의 매각을 위한 수의계약이 21일 무산됐다.

주진우(朱鎭旴) 한나라당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금진유통은 이날 단독으로 농수산물유통공사와 시장 인수를 위한 수의계약 상담을 벌였지만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결국 인수에 실패했다.

◇논란 왜 생겼나 = 노량진수산시장 매각을 둘러싼 압력 논란은 이해 당사자 인주 의원이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에 소속된 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수협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1조여원의 공적자금을 받은 상황에서 노량진시장을 인수할 경우 추가부실이 우려된다"는 국정감사 지적을 받아들여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고, 금진유통은 19일 단독으로 수의계약 서류를 접수했다.

그러나 수협조합장과 노량진수산시장 노조는 각각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이 수협의 노량진시장 인수를 반대한 것은 수협에 대한 압력행사로 소속 의원 개인사업을 위한 정치적 비호행위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수협과 수산시장 노조는 수협이 경쟁업체가 되자 주 의원과 동료의원들이 국감을 통해 압력을 행사했다며 수의계약 포기를 촉구했다.

◇다른 기업들 참여안하나 = 노량진수산시장은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자회사인 한국냉장㈜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로 공기업 민영화방침에 따라 올해 4월부터 매각이 추진돼왔다.

매각 조건에 도매시장 기능을 유지한다는 조건이 포함됐기 때문에 매각 추진 초기 단계에 입찰 참여가 예상됐던 일부 대기업들은 처음부터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농림부 관계자는 "시장 부지를 아파트 등으로 전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고 수산물 유통만으로는 뚜렷한 수익을 내기 힘들어 다른 기업들은 관심을 쏟지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 매각 사업은 지난 5월 1차 공개 입찰 실시 이후 4차 입찰 때까지 입찰보증금 납부업체가 없어 유찰만 거듭해왔다.

7월 실시된 5차 입찰 때 금진유통은 처음 응찰했으나 낮은 가격을 써내 다시 유찰됐다. 6차 입찰은 수협의 단독 응찰로 무산됐고 최종 8차 입찰때까지 유찰이 반복됐다.

◇향후 전망은 = 수협은 27일 임시총회를 열고 사업 재추진을 의결하는 한편 다음달 초까지 전문기관의 경영컨설팅을 끝내고 인수 작업에 다시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다음달 중순 공개 경쟁입찰로 다시 인수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으로 일단 외압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수협이나 금진유통 어느 쪽이 노량진 시장을 인수하더라도 당분간 구설에 오르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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