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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단계의 혁명 음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속보=박상원(28)씨를 비롯한 한독당원 등 11명을 내란 음모 사건 관련 혐의로 구속문초 중인 치안국은 20일 이들 일당이 폭발물 1백여 개를 제조, 실험에 성공한 뒤 5단계의 폭력혁명을 꾀한 사실은 캐내고 이 사건에 관련혐의로 전 국회의원 서 모씨와 김두한, 전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이종남씨 등 정치인과 학생운동 간부 등 40여명을 같은 협의로 모조리 입건했는데 수사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여지고있다.
경찰은 박상원씨와 전 서울문리대 민족주의 비교 연구회장 김중태군 등 2명이 지난여름 서울 북한산성 모처에서 수 개의 사제 폭발물을 실험, 성공한 사실을 포착했으나 제조된 폭발물 l백여 개의 행방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은 이들 일당이 폭력혁명, 행정혁명, 폭발혁명 등 5단계 혁명으로 내란음모를 시도한 점을 중시, 정당인, 구 정치인, 학생운동 간부 등 연루자 49여명을 입건 조사중에 있는데 동 당국자는 앞으로 수사진전에 따라 구속범위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 내란음모 사건은 박씨가 지난 8월 25일 고려대학교 군인 난입사건 이후 학원방위를 위한 수단이라 하여 학원방위군을 조직, 총사령관이 되어 고대를 중심으로 중부·동부 등 지역별로 대학생들을 포섭한데서부터 발단 됐다고 한다.
당시 박씨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l45 영보 빌딩 안에서 민주 여론사를 경영하는 한편 예총 회관 안에 있는 독립군 동상 건립위원회 간부로 있으면서 민족방위단장으로 있던 현 국회의원 김두한 씨와 접촉하기 시작했다 한다.
박씨의 근거지는 주로 영보빌딩 안의 영보 다방과 그 옆에 있는 1번지 다방, 여기서 박씨는 구 청치인·정당인·학생운동 간부들과 자주 만나 구체적인 내란 음모 계획을 꾸미면서 학원 방위단 소속 이공계 대학생들의 지식을 빌어 폭발물 제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이날 현재 정보 형사진을 총 동원, 이들 일당의 가택을 수색하는 등 범행방증 수집에 나서고 있어 머지 않아 사건의 전모가 밝혀질 것이라 한다. 지금까지 구속된 피의자는 다음과 같다.
▲박상원(28·고대경영대학원 졸·11·9보선 서울시 중구 입후보자·국민대 강사) ▲박후양 (41·한독당 선거위 부위원장) ▲송원도 (47·김두한씨 선거참모) ▲김덕규 (25·박상원씨 선거운동원·고대 졸) ▲김재호 (62·자유당 때 이승만 박사 저격테러범) ▲박치덕(51·김두한씨 선거사무장) ▲이승찬 (42·예비역중령·브로커) ▲김상진 (50·김두한씨 선거경리책·전 중앙극장 사장) ▲이영일 (28·서울대졸) ▲조성옥 (35·김두한씨 선거운동원) ▲김유진 (62연도 고대 총학생회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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