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통화량 5백27억 유지 힘들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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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연말통화량 5백27억원이 위협을 받아 재정안정계획이 무너질 가능성이 짙다는 전망이 금융가의 지배적인 의견으로 나타나고 있다.
9일 중앙은행 실무당국자들은 재정안정계획에 계상된 연말통화량 5백27억원의 유지가 어렵다는 전제를 세우고 ▲금리현실화에 따른 시은의 여신은 여신특별기금50억을 배정한 후 중앙은행의 여신정책이 명확하지 않으며 ▲그 동안 자금의 양적 통제를 받아온 시은의 고식적인 습성이 여신의 자율통제가 힘들 것이라는 점 ▲금리현실화후의 저축증가 구조가 3개월만기 정기예금이 43%를 차지. 이는 연말을 전후로 기일이 도래하여 일시에 인출될 가능성이 짙다는 점 ▲예금액 중 상당액이 강제성을 띠고 있어 건실성 여부가 회의적이고 ▲연말의 급격한 자금수요가 예금인출을 촉구하는 계절적인 현상 ▲이미 10월말 통화량이 5백30억선을 넘고 있다는 점과 ▲비료자금을 포함한 농촌자금의 회수가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점등에 근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은의 실무자들 사이에는 금리현실화후의 시은예금증가가 대출을 미끼로 한 강제저축이 상당히 포함 되어있다는 점에 주목, 이러한 예금이 3개월 단기예금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총 정기예금의 43%에 달하는 29억7천만원(10월말현재)의 기한 도래가 연말이므로 이의 인출이 내다보인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편 중앙은행 고위당국자들은 4·4분기 중 여신 통제를 시은의 자율성에 맡겨 재할인정책으로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재정자금 살포가 급격히 증가하지 않는 한 연말통화량 유지는 그렇게 비관할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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