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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영화찾기]8살 꼬마의 '유쾌한' 아빠 찾아 삼만리

중앙일보

입력

'숨은 영화 찾기'란 이름으로 열 편 남짓 영화 리뷰를 연재하고 있지만, 국내 극장가에서 '말 그대로' 숨어있는 수작을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화제작들의 스크린 편중으로 상영되는 영화 수 자체가 적다는 점. 그만큼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경험하기가 힘들다.

게다가 스크린 쿼터의 해외 분을 할리우드 영화들이 거의 독식하고 있어 개성 있는 제3세계의 작품을 개봉관에서 만나기도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는 스웨덴 영화 '차스키 차스키'는 필자에게 너무나 반가운 작품이다. 독자 여러분들에게 추천할만한 감동과 재미를 고루 갖췄기에 더욱 그렇다.

차스키 차스키

스웨덴은 영화보다는 음악으로 친숙한 나라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환상적인 화음으로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던 아바는 물론이고 록셋, 잉베이 맘스틴, 에이스 오브 베이스 그리고 최근의 제시카와 이글 아이 체리 등이 모두 스웨덴 출신 가수들이다.

팝·록·댄스 등 장르별로 다양하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는…금새 작품을 떠올리기가 힘들다. 얼마 전 '스크린의 철학자'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회고전이 열렸고, 부천영화제에선 너트슨 형제가 '네이키드 어게인'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소수 마니아를 위한 자리였다.

오늘 소개할 '차스키 차스키(원제 : Tsatsiki, mum and the policeman)'는 낯 선 스웨덴 영화의 매력을 한 껏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물론, 흥행성적이나 작품성에서도 스웨덴 영화계의 오늘을 대표할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철저하게 9살 꼬마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본 영화지만 '차스키 차스키'는 스웨덴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폭력과 섹스, 혹은 엽기로 치장한 작품들과는 차별화 된 신선함이 관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평단도 영화의 매력에 손을 들어줬다. '차스키 차스키'는 스웨덴 최고권위의 아카데미에서 작품·감독·각본·촬영 등 주요부문을 휩쓸었고 비형가협회 선정 최우수영화상에 이어 세계 4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에선 글래스베어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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