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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 29일 하오 서해에서 조개잡이 하던 5척의 어선 중 3척이 어부 1백12명과 함께 북괴경비정에 억류된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날 경기도 강화군 서도면 북쪽 해상에서 조개잡이 하던 5척의 어선은 조개잡이를 마치고 나오다가 안개가 몹시 끼어 방향을 잃고 표류 중 어로저지선 부근에서 갑자기 나타난 북괴경비정에 탑승한 무장병 20명의 습격을 받고 그 중 3척이 납치되었으며 남은 두 척의 배와 1백여명의 어부는 간신히 탈출했다고 한다.
최근 북괴의 무장간첩이 육상으로 침투하여 살인을 한 사건이 일어나 국민을 놀라게 하고있는데 이제 또 북괴 경비정이 평화로이 조업하고 있는 어선을 습격하여 어선 3척과 어부 1백12명을 납북한 사건이 생겨났다는데 대해서 우리는 경악과 더불어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북괴 무장세력의 대한민국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의 격화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는 해석이 구구할 수 있다.
혹은 한국군의 [베트남]전쟁참가를 계기로 한국에 제2전선을 펴기위한 전초전이라는 해석도 있고 혹은 몇 달전 조성되었던 한국의 정치정세 불안에 부채질하여 소란스러운 사태를 조성함으로써 한국의 적화를 적극 시도키 위한 전술의 표현이라는 해석도 있을 것이다.
북괴의 진의가 어디 있건 간에 간첩이나 경비정에 의한 공공연한 무장공세는 그동안 휴전동결이 이루었던 소강상태를 깨뜨리는 것이요, 한국의 정세를 재긴장케하는 것임을 부인못한다. 아직도 휴전협정이 남아있고 또 휴전협정에 대한 위배여부를 논하기 위해 휴전감시위원단의 회합이 판문점에서 계속 열리고 있는 사정에서, 북괴가 휴전협정을 명백히 어기는 살인·납치 등의 만행을 되풀이한다는 것은 북괴가 평화를 수호·유지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행동으로 입증해 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는 우선 판문점 휴전회담을 통해서 북괴의 만행을 엄중히 규탄하고, 납북된 어선 및 어부의 신속한 송환을 단호히 요구하는 동시에 한국에서의 정세악화와 재긴장의 책임이 전적으로 북괴측에 있다는 것을 세계 여론에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통일 문제가 해결되기 전의 휴전동결이 결코 항구적이고 확고한 평화를 조성치 못한다는 것, 그리고 국내외 정세로 보아 통일에의 길이 아직도 전도 요원하다는 것을 우리 국민은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휴전동결상황이 13년이나 지속하는 동안, 우리 국민 가운데는 이 소강상태에 습성하여 북괴에 대한 증오심·경각심이 마비되어 있는 자들도 적지 않다. 이점은 한국의 반공 투쟁에 있어서 바로 심리적인 약점을 이루는 것인데, 우리 국민은 최근 빈번히 일어나는 북괴의 무장공세를 에누리없이 직시하고, 6·25 전쟁당시와 마찬가지로 공산당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 정부 특히 반공투쟁의 전선에서 있는 군·경 등은 무장간첩이 침입하여 살인을 하는 것도, 평화리에 어로하는 어선이 납북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국가방위가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절실히 자각하고 철통같은 경비망을 항상 유지하는데 주력해야한다. 우리는 [간접침략을 분쇄하자]는 것이 현 정부 지도자들의 집권의 주요한 [슬로건]이었다는 점을 당사자들에게 각별히 상기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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