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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프랑스 SDECE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스파이」들이 봉급인상을 위해 「스트라이크」를 일으킨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스파이」파업위기에 놓인 나라가 바로 「프랑스」다. 「프랑스」정보기관 SDECE는 지난 9월 말 아무리 「스파이」라 할지라도 인간구실을 재대로 못할 정도의 봉급으로 어떻게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느냐고 정부에 항의하면서 적어도 공무원의 보수와 같은 수준으로 대우해 달라고 아우성을 쳤다고 한다. 강대국의 정부기관 중 자금과 인원부족으로 해외정보활동을 효과적으로 못하는 나라는 아마 「프랑스」이외는 없을는지 모르다.
「파리」교외 한 성곽에 자리잡고 있는 SDECE 본부에는 계약에 의한「파트·타임」 「스파이」 6백 명을 포함하여 2천명의 본부요원들이 해외각국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분석, 종합하여 「드·골」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드·골」대통령은 아직 이들의 정보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지 SDECE 요원들의 생활개선을 위한 압력에 답하여 『정보활동의 공통적인 죄악은 환상과 자만이라』고 말하면서 『직업적인 첩자들은 공상적인 분위기에서 생활하면서 경솔한 행동으로 남을 속이는 일만 한다』고 비난했다고 하니 「프랑스」「스파이」들의 비위는 상할 대로 상했다. 2개월 동안이나 자기 부하들의 봉급인상 압력을 받아온 SDEDE「보스」「폴·자기에」대장은 이렇게 적은 인원으로 미국·소련·영국 등 강대국과 정보전선에서 경쟁을 해간다는 것은 무리라고 불형을 했으나 완고한 「드·골」대통령의 마음을 돌리 수는 없었다. 그러나 「프랑스」의 「스파이」들이 변절했다는 보도는 없으니 애국심이라는 밧줄에 매달려 있는 모양.
그런데 세계평화를 위해 조국을 배신한자가 2차 대전 후 꼭 한사람 나타났다.
1963년 10월 초 「파리」의 「나토」 본부 공보 담당부 책임자 「조르지·파크」는 19년 동안 「프랑스」의 작전계획, 「나토」회원국간의 연락사항 및 「나토」군기동력의 평가서를 소련첩자에게 넘겨주었고 체포되기 얼마 전에는 「프랑스」의 정치가들은 심리전에는 무관심하니 소련이 이를 이용하라고 충고까지 했다니 철저한 배신자임에 틀림없다. 그는 SDECE에서 심문을 받으면서 조국을 멸망시킬 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군사력의 균형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소련에 「나토」기밀을 제공했노라고 배짱을 퉁겼다.
「파크」가 19년 동안 간첩활동을 해오면서 소련에서 받은 돈은 단 2만 불이라고
SDECE는 최근 또 한번 얻어맞았다. 지난 7월말 서독주재 미 제38 전력정찰대 소속 RF101 「부두」「제트」기가 「프랑스」의 「피에르라트」에 있는 원자탄제조공장을 촬영. 백75장의 사진 중 28장이 수소탄공장의 「클로즈업」사진임이 판명되어 「프랑스」의 안방이 세상에 공개되어버린 셈이다.
SDECE가 「유럽」에서 적어도 「프랑스」에서만은 미국의 세력을 배제시키려는 「드·골」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미국의 정보활동에 일침을 놓기 위해 고의적으로 「피에르라트」상공을 방치해두지는 안했던 것 같다. 「드·골」대통령의 집권이래 3번이나 암살기도를 분쇄시켜 주었으며 지방시찰 때에는 무려 4천명의 정보원들이 그의 신변을 보호해주고 있는 기 기관을 대통령 자신이 푸대접하고 보면 「프랑스」가 정보 전선서 「꼴찌」를 달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다음은 미국의 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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