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 등장 ~2000년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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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한국의 야만'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일제시대부터 1960년까지의 시기를 다룬 1권에 이어 2권에선 1961년 박정희 정권의 등장 이후 2001년 현재까지 우리 삶을 억압해온 여러 '사회적 야만' 을 반성적 안목으로 돌아보고 있다.

진보적 소장 사회과학 연구자 15명이 부문별로 나누어 쓴 글을 묶은 이 책이 지향하는 목표는 '평화와 인권의 21세기로 나아가기 위한 역사적 교훈' 을 성찰하자는 것이다.

2권에서 다루는 시기의 특징은 한마디로 냉전분단체제, 성장제일주의, 그리고 정치적 독재라는 세 축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되며 한국사회에 야만성을 강제해 왔다는 것이다.

이 시기의 또 다른 성과인 '한강의 기적' 도 세 축의 상호작용 아래 이루어진 결과물로서 그 부작용으로 계층간 모순의 심화, 지역간.세대간 의사소통의 단절, 그리고 남북간 대결구도의 심화가 구조화됐다고 진단한다.

책이 구체적으로 짚어내는 사건들은 살펴보면, 먼저 '한국군의 베트남 참전과 민간인 학살' 이다. 글쓴이 김현아(나와 우리 공동대표) 씨는 냉전분단체제가 작동하는 국제정치적 메커니즘에 주목하면서 베트남전쟁에 개입한 한국군이 베트남인에게 남긴 개별적.집단적 상처를 드러내 보인다.

다음으로 '김대중 납치사건과 긴급조치의 시대' 에선 중앙정보부의 지휘 아래 일어난 '배제의 정치' 를 살펴보고, '전향제도와 감옥의 야만' '인혁당 사건' '국가보안법과 공안정권의 폭력' 등에선 국가가 어떻게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제어해 왔는지를 되돌아 본다.

'5.18에서의 국가폭력과 민간인 학살' 은 광주 학살을 6.25 이후 최대의 야만적 사건으로 기록한다.

이 밖에 책은 '인간해방의 횃불 전태일' 'YH노동조합 투쟁과 유신체제의 붕괴' 그리고 '한보사태와 정치경제-정경유착과 부패구조' '군사적 성장주의와 성수대교의 붕괴' '환경파괴와 생태계 위협' 등을 통해 성장제일주의의 명암을 비교하며, 끝으로 'IMF 위기 이후 한국사회의 실업과 빈곤' 에서 사회적 합의와 합리적 제도에 의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가자며 숨가쁘게 전개해 온 지난 시절에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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