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에 대고 퍼팅, 2016년부터 안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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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부터 몸에 클럽을 고정한 채 스트로크하는 롱 퍼터의 사용이 금지된다. [중앙포토]

최근 프로골프 무대에서 논란이 제기돼 왔던 롱 퍼터(보통 40인치 이상의 벨리·브룸스틱 퍼터) 사용이 2016년 1월부터 금지된다.

 세계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지난 28일(한국시간) 롱 퍼터에 대한 규칙을 제정해 공식 발표했다. 두 골프협회는 골프규칙 14-1b에 ‘골프클럽을 몸에 붙여서 스트로크할 수 없다’는 규정을 넣고 2016년부터 적용키로 했다. 따라서 현재 퍼터의 그립 끝이나 손을 몸(배꼽·가슴)의 한 부분에 고정한 채 스트로크하는 ‘앵커드(Anchored) 퍼팅’의 롱 퍼터를 사실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 R&A의 피터 도슨 회장은 “클럽을 몸에 의지하고 스트로크를 하는 것은 진정한 골프가 아니라고 생각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룰 개정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열린 다섯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롱 퍼터를 사용한 선수가 3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가져가면서 촉발됐다. 키건 브래들리(26·미국)가 2011년 PGA 챔피언십에서 이 퍼터를 사용해 우승했고, 올해에는 웹 심슨(27·미국·US오픈)과 어니 엘스(43·남아공·디 오픈 챔피언십)가 롱 퍼터 덕을 봤다.

 롱 퍼터는 그립 끝을 몸에 고정하고 시계추 원리를 이용한다. 공을 똑바로 보낼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때문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3·북아일랜드)와 타이거 우즈(37·미국)는 롱 퍼터 사용금지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매킬로이는 “기술과 긴장감은 모두 경기의 일부”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우즈는 “이제 선수들의 실력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데이비스 러브 3세(48·미국)는 “새 규정은 분열을 조장하게 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두 협회 성명서에 따르면 골프 장비 규정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몸에만 대지 않으면 2016년 이후에도 롱 퍼터를 사용할 수는 있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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