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테러'에 증시 사상초유 단축매매

중앙일보

입력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등 미국의 주요 공공건물에 가해진 대규모 테러공격에 서울을 비롯한 세계증시가 바짝 움츠러 들었다.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이 경제장관 간담회의 결정에 따라 12일 증시를 낮12부터 3시까지 단축매매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결정은 미국을 제외한 일본,홍콩 등 주요국 증시가 모두 개장되는데다 이날 휴장한다해도 그 악영향이 다음날 증시에 다시 미칠수 밖에 국면을 정면 돌파하자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사건도 아닌 해외의 대규모 비경제적 충격으로 인해 우리 증시가 개장시간을 조절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과거 우리나라 증시는 군사정부 치하에서 있었던 63년 '증권파동'당시 2개월간 장기휴장을 한 것과 지난해 이른바 'Y2K'사태 발생에 대비해 당초 개장일인 1월3일 휴장한 것이 비상사태에 따른 휴장사태의 전부다.

해외 주요증시들은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무기한 휴장'에 들어간데이어 나스닥시장 역시 개장시기가 불분명한 상태이며 대만 증시도 이날 휴장에 들어갔다.

일본과 홍콩증시는 정상적으로 개장될 예정이며 뉴질랜드 증시는 개장시간을 1시간 늦추기로 했으나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시장의 충격을 고려해 가격변동폭을 평상시의 2분의 1로 단축키로 했다.

한편 이날 새벽 폐장된 뒤 아직 추후개장여부에 대해 방침을 밝히지 않은 유럽증시들은 뉴욕발 테러의 직격탄을 맞아 런던거래소의 FTSE30 지수가 하루 하락폭으로는 지난 87년 이후 최대인 5.72%나 폭락했으며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도 하락폭이 8.49%에 육박, 붕락조짐을 보였다.

미국발 악재의 영향이 큰 중남미 증시는 대폭락을 견디지 못하고 아르헨티나, 칠레, 브라질 등지에서는 아예 거래가 증단됐다.

한편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주식예탁증서 DR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ADR의 경우 미 증시의 휴장으로 가격변동폭이 없었으며 유럽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GDR는 국민은행과 현대자동차 우선주DR가 보합세를 보였으나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 조흥은행, 하나은행 등은 소폭의 하락세를 보여 상대적으로 충격이 작았다.(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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