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아이콘 된 KT, 회사 출근 않는 ‘스마트워킹’ 여성 최고의 직장 대명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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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KT는 창의·혁신 경영을 위해 임직원 소통에 힘쓰고 있다. 올 3월에는 이석채 KT 회장이 서울 광화문 사옥 1층 올레스퀘어에서 주요 그룹사 대표와 임직원 200여 명과 함께 그룹 경영에 대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사진 KT]

‘공룡’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지난 4년간 KT의 변화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본사 임직원만 3만 명에 45개 계열사를 포함하면 총 인원 6만 명에 달하는 조직은 ‘비대하다’는 평을 듣기 일쑤였고 공기업의 문화도 여전했다. 그랬던 KT가 국내 최초 아이폰 도입,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차이나모바일·NTT도코모와 함께하는 한·중·일 콘텐트 교류 프로젝트 ‘오아시스’ 같은 사업을 진행하며 ‘정보기술(IT) 선구자’로 변신에 성공했다. 여기에는 조직의 경직된 문화를 창의적으로 바꾸려는 지속적인 경영 노력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2009년 도입한 ‘스마트워킹’이다. 이는 굳이 회사로 출근할 필요 없이 집이나 집 근처 워킹센터에서 일할 수 있게 한 것으로, KT가 추구하는 ‘일하기 좋은 일터(GWP) 만들기’의 일환이다. IT기업이니 직원들이 먼저 첨단 IT 인프라와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근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석채 회장의 생각이었다.

 변화는 쉽지 않았다. ‘공기업’의 뿌리 때문이었다. 스마트워킹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해도 “내 사무실에서 일을 안 한다는 건 호적 파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는 직원도 많았다. 하지만 이 회장은 강력한 의지로 이를 밀어붙였고 직원들의 생각도 점차 달라졌다. 직원들의 1인당 출퇴근 시간이 평균 94분씩 줄어들었고 이는 업무 효율과 만족도 상승, 창의성 제고로 돌아왔다. 그러자 시행 2년 만인 지난해에는 2만 명의 직원이 스마트워킹의 혜택을 누렸다. 이로 인해 줄어든 출퇴근 거리는 직원 4000명이 지구를 10바퀴 돌 수 있는 정도였다.

 이는 특히 여성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됐다. 육아 부담이 있는 여직원들의 근무 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0년에는 육아휴직 기간도 법정 기준의 두 배인 최장 2년으로 늘렸다. 그 결과 KT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의 대명사가 됐다. 지난 3년간 신입사원 중 3분의 1은 여성이었으며 임원 중 여성 비율은 10%대로 올라섰다. KT의 여성 평균 근속 연수는 18.9년이다. KT는 근무 환경과 경영 혁신에 대해 매년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와 계층별 인터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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