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PDA 표준 '등극'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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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눅스가 PDA운용시스템의 표준을 향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기세다.

프로그램 소스를 공개해 공짜 사용의 길을 연 리눅스는 웹 서버용 운용시스템으로선 각광을 받았으나, PC시장에서는 응용 소프트웨어가 부족해 외면당해 왔다.

그러나 PDA시장에서는 리눅스를 채용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어 성공 여부를 눈여겨 볼 만하다고 홍콩의 경제주간지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최신호가 보도했다.

일본 최대의 PDA 생산업체인 샤프는 다음달부터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우루스'' 의 운용시스템에 리눅스를 채용하기로 했다.

샤프는 일본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로는 미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있는 데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팜사의 운용시스템을 채택할 경우 사용료를 지불해야 해 대안으로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와 결합된 리눅스를 채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샤프의 성공 여부에 따라 리눅스가 PDA 운용 표준으로 자리잡을지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우루스가 응용 소프트웨어가 부족한 리눅스와 속도가 느린 자바의 단점을 극복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샤프는 자우루스에 들어가는 자바 프로그램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속도가 빠른 소프트웨어를 채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샤프에 앞서 리눅스를 채용한 PDA 업체 중 실폐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아젠다라는 미국의 PDA업체가 출시한 ''VR3'' 는 판매가 저조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

컴퓨터 시장조사 업체인 기가 인포메이션 시스템스의 스테이시 퀀트 애널리스트는 "일부 기업들이 PDA에 리눅스를 채용하고 있으나 MS사의 윈도 프로그램과는 달리 좋은 응용 소프트웨어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샤프의 리눅스 운용시스템 개발은 미국 기업 리니오가 맡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만의 에이서 등 리니오에 투자한 기업들은 리눅스가 공짜라는 매력으로 가전제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히타치도 최근 2천만달러를 리니오에 투자했다. 샤프는 2002년 출시 예정인 무선 인터넷 접속기기에도 리눅스를 채택할 예정이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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