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서울 및 수도권 주변 도시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수도권 위성도시를 잇는 환상(環狀) 도로망이다. 1989년 사업에 착수, 전체 구간 1백27km중 퇴계원~판교~평촌~김포~일산을 잇는 91km는 이미 개통됐고 일산~의정부~퇴계원 구간(36.3km)을 공사 중이다. 이 구간은 2001년 착공했으며 2006년 준공할 계획이었다.
이 공사가 끝나면 현재 일산~퇴계원 구간 소요 시간이 1시간10분에서 25분으로 단축되는 등 의정부.도봉.노원지역에서 강남까지의 소요시간이 30분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건설교통부는 기대한다. 하지만 이 구간 중 사패산 터널 구간(4km)이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닥쳐 2001년 11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불교계 등은 의정부 외곽을 도는 우회노선 건설을 주장해 왔다.
반면 정부는 물론 의정부 시민과 노원.도봉구 주민 다수는 우회노선의 경우 교통난 해소 효과가 작고 또 다른 환경파괴를 불러온다는 점을 들어 기존노선을 지지해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4월 양측에서 추천한 전문가들로 노선 재검토위원회를 구성, 결론을 내려 했으나 합의 도출에 결국 실패했다. 그러자 정부는 기존 노선 강행 방침을 굳혔으나 지난 9월 19일 국무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먼저 공론조사를 한 뒤 노선을 결정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공론 조사는 한발짝도 진행되지 못해 결국 3개월여의 시간만 낭비한 셈이 됐다. 이처럼 일이 꼬이자 정부는 당초 노선대로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 한편 공사가 중단된 2년1개월여 동안 손해도 엄청나다. 정부는 하루 평균 8억원씩, 모두 5천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정철근 기자
<사패산 터널 관련 일지>
▶1996년 3월 2일=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일산~퇴계원 구간) 민자유치 대상사업 선정
▶2001년 11월 16일=불교계와 환경단체의 공사 저지 농성, 구간 공사 중단
▶2002년 12월 4일=노무현 대통령 후보 대안 노선 검토 공약
▶2003년 4월 4일=노선 재검토위원회 구성 합의
▶4월 12일=사패산 인근 수락산.불암산 공사 중단
▶9월 19일=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공론조사 뒤 노선 결정" 지시
▶12월 22일=盧대통령 해인사 방문,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에게서 긍정적 답변 얻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