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와 논란의 예술에 담긴 뜻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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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호 25면

내가 만난 데미언 허스트

내가 만난 데미언 허스트

내가 만난 데미언 허스트
김성희 지음
마로니에북스

포름알데히드로 채운 유리장 안에 든 동물의 사체, 수천 개의 진짜 다이아몬드를 박은 플래티넘 해골…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생존 미술가 중 하나인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들이다. 이러한 작품은 미술사 책에 기록되고 수퍼리치 컬렉터의 소장품으로 각광받아온 반면, ‘그저 도발을 위한 도발이며 그걸로 돈을 번다’는 비난도 받아왔다.

이 책은 화제와 논란의 미술가 허스트를 단독으로 다룬 첫 국내 도서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재직 중인 저자가 영국에서 허스트를 만나 인터뷰하고 썼다. 허스트의 삶과 주요 작품 테마를 소개한 뒤 그와의 일문일답을 실었다. 독자들은 허스트의 도발적 형태의 작품 뒤에 ‘모든 생물이 피할 수 없는 죽음’이란 일관된 주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구체적 문답에서 개별 작품에 대해 좀 더 많은 이해를 얻게 된다.

예를 들어 포름알데히드 유리장 안에 동물 사체들을 주로 둘로 나누어 설치하는 이유를 묻자 허스트는 사람들이 어떤 대상에 대해 알고자 할 때 그것을 잘라서 내부를 살피면 이해했다고 느끼지만 그것은 “일종의 폭력적인 개입”이라고 설명한다. 뭔가를 잘 알고 싶다는 명분으로 그것을 반으로 갈라 죽여야만 하는 모순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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