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부인 김미경 '의원 비서진 갑질' 논란에 "고개숙여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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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 14일 과거 남편의 의원실 비서진에게 사적 심부름을 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사과문을 통해 “저의 여러 활동과 관련해 심려를 끼쳤다”며 “비서진에게 업무 부담준 점 전적으로 제 불찰이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더욱 엄격해지겠다.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고 밝혔다.    

 JTBC는 전날 김 교수가 2015년 기차표 예매와 강의 자료 검토 등의 개인 업무를 안 후보 의원실 소속 보좌관 등에게 지시하고, 사적인 일에 의원실 차량을 사용하는 등의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문 후보 측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사과문은 딱 네 문장에 불과했다”며 “여전히 김 교수는 자신의 행동이 보좌진들에게 단순히 업무 부담을 준 것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는 부인 김 교수의 갑질 논란에 대해선 24시간 만에 사과를 택한 반면 다른 각종 논란에 대해선 정면 대응을 택했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논란에는 간담회를 열어 보육 공약을 발표했다.

대형 단설(초등학교 부설이 아닌 독립) 유치원 논란과 관련해선 "보육을 국가가 책임지고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단설보다 비용이 7~8배 적게 드는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면 보다 많은 아이들에게 혜택이 보다 빠른 시간이 주어질 수 있다" 고 말했다. 또 문재인 후보 측이 김미경 교수의 '1+1' 서울대 특혜채용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를 열자는 공세를 취한 데 대해선 문 후보 아들 준용씨의 공기업 특혜 취업을 검증하는 환경노동위원회를 열자고 맞대응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학부모들과 함께 하는 육아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박종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학부모들과 함께 하는 육아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박종근 기자

①‘단설 어린이집’ 논란 정면돌파=안 후보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당사에서 ‘학부모와 함께하는 육아정책 간담회’를 열어 육아정책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부모가 안심할 수 있도록 양질의 국공립어린이집과 공립유치원 확충해 나가겠다”며 “국공립어린이집을 신축하거나 민간가정어린이집 매입하고 전국 초등학교 대상 병설 유치원 6000개 학급을 추가 신축해 공립유치원 이용률 4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1+1 채용' 교문위 열자엔 환노위 열자 정면 대응 #'단설 유치원' 논란 "국가 공보육" 발표로 진화 #적폐 논란에 대해선 "문 측근 노영민, 적폐 대명사"

안 후보는 지난 11일 사립유치원 유아 교육자대회에 참석해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안 후보는 “제 교육개혁의 가장 중요한 점은 유치원을 공교육화한다는 것”이라며 “모든 학생이 공교육 대상이기에 유치원이 더 필요하다. 비용 등의 측면에서 보면 병설 유치원이 가장 빨리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것부터 먼저 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 후보도 이날 오전 10시 10분 민주당 당사에서 보육정책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임기 내에 국공립어린이집, 국공립유치원, 공공형유치원에 아이들의 40%가 다니도록 하겠다”며 “국공립 확대 방안은 이미 박원순 시장께서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서울시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모델은 민간어린이집을 서울형 어린이집으로 전환하면 일정한 예산을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②“노영민 조직위원장, 적폐의 대명사”=문 후보 측이 안 후보를 상대로 펼치고 있는 ‘적폐연대’ 등에 대해서도 반박에 나섰다. 문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안 후보에게 ”박 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구여권이 (안 후보를)지지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안 후보를 공격했다.

안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적폐인사와 더불어문재인’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캠프의 노영민 조직위원장은 19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으로 의원실에 카드단말기를 갖다놓고 피감기관에 시집을 강매해 적폐의 대명사가 됐다”며 “문재인 캠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 이명박 정부의 4대강 홍보대사까지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적폐인사와 더불어 선거를 치르고 있는 문 후보가 국민을 적폐세력으로 매도하고 있으니 대선후보 자격이 있는지 묻는다”고 덧붙였다. 노 조직위원장은 ‘갑질논란’으로 민주당 윤리심판원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이크임팩트스퀘어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출마선언 자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이크임팩트스퀘어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출마선언 자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③교문위 vs 환노위=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안 후보의 부인인 김미경 교수의 ‘특혜 채용 의혹’을 점검하자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집을 요구햇다. 우 원내대표는 “교문위를 열어서 국공립 대학의 교수 특혜 채용 실태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교문위 뿐 아니라 문 후보의 아들인 준용 씨의 특혜채용 의혹을 밝히기 위해 환경노동위원회까지 열자고 제안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준용 씨의 공기업의 특혜 채용도 한 점 의혹없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형식적 답변만 하고 있는만큼 환노위를 열어 이같은 의혹을 확실하게 밝혀내자”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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