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항모·핵잠수함 대만 포위 훈련 가세"...중간선 도발도 계속

    中 "항모·핵잠수함 대만 포위 훈련 가세"...중간선 도발도 계속

    중국 CCTV가 공개한 4일 '대만 포위' 훈련 장면. 사진 중국 CCTV 군사채널 웨이보 캡처 중국이 이틀째 ‘대만 포위’ 시위를 벌이면서 이번 군사훈련에 항공모함 전단과 핵추진잠수함이 가세했다고 공개했다. 다수의 중국 전투기와 군함을 동원해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나드는 도발도 이어갔다.    ━  中 항모ㆍ핵잠수함 가세...대만해협 중간선 ‘도발’   지난해 12월 30일, 중국 최초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서태평양에서 20여 일간의 훈련을 마치고 산둥성 칭다오항으로 복귀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연합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5일 군사전문가인 장쥔서 해군군사학술연구소 연구원을 인용해 “인민해방군이 첫 항모 전단 억지 훈련에 나섰다”고 전했다. 장쥔서 연구원은 “이번 (대만 포위) 훈련에 해상 다차원 전투 시스템을 구축한 인민해방군의 첫 항모전단이 포함돼 있다”며 “최소 1척 이상의 핵추진잠수함이 항모전단과 함께 훈련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군사 매체에 따르면 랴오닝함은 지난달 31일 모항인 칭다오항을 떠났다. 두 번째 항공모함인 산둥함도 1일 하이난 기지를 출발한 것으로 관측됐다. 또 다른 군사전문가 장청(張誠)은 “랴오닝함과 산둥함 등 2척의 항공모함이 대만 남북으로 접근해 이중 항공모함 편대를 편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중국 측은 이번 훈련을 오는 8일 오전 10시까지로 연장했다.   중국의 대만 봉쇄 훈련에 대비해 미국은 필리핀 북부 해역에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과 항모 강습단을 배치한 상태다. 필리핀 해역은 대만에서 약 200㎞ 아래 위치해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레이건호에 대해 당초 예정된 것보다 좀 더 오래 해당 지역에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미ㆍ중 항모가 대만을 둘러싸고 정면 대치하는 양상이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2~3일)에 반발해 대만 포위 군사훈련에 나선 중국은 이날도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나들며 도발을 이어갔다. 대만 국방부는 “오전 11시(현지시간)를 기해 중국 군용기와 군함 수척이 대만 해협 주변과 중간선을 넘어왔다”며 “갈등을 고조시키지 말고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하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어선 중국 함선은 약 10여척, 전투기는 약 20대였다. 대만 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 조약을 체결한 뒤 1955년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합의된 것으로 중국과 대만 사이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대만 국방부는 4일 밤 10시(현지시각) 중국 군 수호이(su)-30 전투기 12대와 주력기 젠(J)-11 8대, J-16 2대 등 22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사진 대만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전날 밤 10시엔 중국 군 전투기 22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 수호이(su)-30 전투기 12대와 주력기 젠(J)-11 8대, J-16 2대 등이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오후 펠로시 의장과 직계 친족에 대해 제재 조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펠로시 의장이 “중국의 엄중한 우려와 결연한 반대를 무시한 채 대만을 방문해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해쳤다"며 “악랄한 도발 행위에 대해 관련법에 따라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6월 시행된 '반(反) 제재 외국법'을 적용한 것으로 제재 내용은 입국과 비자 발급 불허, 중국 내 부동산에 대한 차압 또는 동결 등이 포함된다.     ━  최초 대만 상공 넘은 미사일...“방공 경보 왜 안 울렸나” 논란   4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부 지상군이 대만 해협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중국 국방부는 전날 둥펑 15B 등 탄도미사일 11발을 대만 동부,북부,남부 해역에 발사한 중국은 목표물 정밀 타격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대만 동부 미사일 낙하 지점을 공개하면서 미사일이 상공을 통과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증폭됐다.     직후 대만 국방부는 중국 측 미사일 발사를 조기 경보망이 감지했으며 미사일은 대만 상공을 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데 일본 방위성의 관측은 달랐다. 자국 배타적 경계수역(EEZ)에 5발이 떨어졌으며 이중 4발은 대만 본섬 상공을 넘었다는 것이다.     일본 방위성은 중국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11발 가운데 5발이 자국 배타적 경계수역(EEZ)에 떨어졌으며 이중 4발은 대만 본섬 상공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비판이 쏟아지자 대만 국방부가 밤 늦게 입장을 냈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발사 후 주요 경로가 대기권 밖에 있어 광활한 지상 지역에 아무런 해가 없다”며 “대만군은 중국군이 발사한 미사일의 낙하지점을 동해상으로 예측했기 때문에 방공 경보를 내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일부 대만 시민들은 “미사일이 대만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며 “레이더가 형편없는 것 아니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  中 국방부 "미-대만 결탁에 대한 엄정한 압박"   4일 대만에서 가장 거리가 가까운 중국 푸젠성 핑탄섬에서 여행객들이 군용 헬기를 지켜보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이날 정오부터 대만섬 주위에서 군사훈련이 사흘 일정으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사진 AFP=연합 이런 가운데 중국 국방부는 일련의 군사적 조치가 미국과 대만의 유착을 저지하기 위한 군사적 행동이란 입장을 공식화했다. 탄커페이(譚克非)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공개한 성명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육해공에서 합동 작전을 벌이고 실탄 사격에 나선 것은 미국과 대만의 결탁에 대한 엄정한 압박”이라며 “미국과 대만이 같은 길을 간다면 대만 동포들에게 심각한 재앙을 초래할 뿐이며 중국의 완전한 통일은 막을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이번 훈련의 의미를 중국 관영 매체를 동원해 집중 부각하고 있다. 멍샹칭(孟祥靑) 중국 국방대 교수는 CCTV에 출연해 훈련에서 3가지가 최초로 실시됐다고 말했다. 대만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훈련이 이뤄졌고 대만을 포위하는 수준으로 진행된 최초의 훈련이었으며 미사일이 처음 대만 본토를 횡단해 동부 해역을 실제로 타격했다는 것이다.     특히 멍 교수는 “대만 해협 동부에 떨어진 둥펑 15 미사일은 미 레이건 항모의 후퇴를 강요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대만해협 훈련은 항모의 접근 억제와 대만 통일 전쟁 시 제일 처음 동원될 장거리 로켓포 집중 투하, 최신 전투기의 영공 방어 등 입체적 군사 전략을 그대로 시연했다”고 강조했다.     장쥔서 연구원도 환구시보에 중국의 미사일이 “대만의 (미사일 요격용) 패트리엇 미사일이 밀집된 지역을 통과해 미국 이지스함의 눈앞에서 목표물을 명중시켰다”며 “상대가 막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상대는 막을 수도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中 ‘대만포위’ 훈련에 여객기 운항 비상…대만 직항편 취소 中 포위 훈련에 숨죽인 대만해협…물류 선박 256척 '발 동동' 미 "중국이 뭘 해도 준비돼 있어"…ICBM 시험발사는 일단 중지 펠로시 '홀대 논란' 직후…외교장관, 美·中 대결 속 중국 간다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2022.08.05 17:23

  • 주중 대사관 고위관계자, 中 '사드 3불' 유지 요구에 "약속 아니다"

    주중 대사관 고위관계자, 中 '사드 3불' 유지 요구에 "약속 아니다"

    지난해 5월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서 주한미군 관계자로 보이는 이들이 발사대를 점검하는 모습. 뉴스1 주중한국대사관은 이른바 ‘사드 3불(不)’이 한·중 간의 약속이나 합의가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주중 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3불(사드 추가배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음) 유지를 요구하는데 대해 입장을 질문받자 “새 정부가 챙겨야 할 옛날 장부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고위관계자는 “이미 이전 정부에서 관련 협상 수석대표와 정부 대변인이 사드 3불은 약속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고 부연했다.   이는 최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새로운 관리(새 정부)는 옛 장부를 외면할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17년 한국 정부가 밝힌 ‘사드 3불 정책’이 계승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사드 3불 정책’ 계승 주장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이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등으로 보복하면서 양국 관계에 난기류가 이어지고 있던 2017년 10월 한국 정부가 밝힌 입장이다.   고위관계자는 또 지난 5년 동안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충분히 존중받지 못했다며, 기울어진 한·중 관계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2022.08.05 14:45

  • 中 포위 훈련에 숨죽인 대만해협…물류 선박 256척 '발 동동'

    中 포위 훈련에 숨죽인 대만해협…물류 선박 256척 '발 동동'

    중국이 사실상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군사훈련을 시작하면서 인근 수역을 지나는 국제 해운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부 지상군이 대만 해협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4일(현지시간) CNN 비즈니스는 “중국이 대만 주위에서 실탄을 동원한 군사훈련에 나서며, 경색된 세계 공급망에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많은 대형 컨테이너선이 지나는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선박의 항로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면서다.   앞서 중국은 대만 주위 6개 권역에서 지난 4일부터 나흘간 실탄사격 훈련을 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훈련 지역을 추가하고 기간도 오는 8일 오전 10시까지로 연장했다. 중국은 지난 4일 대만 상공을 지나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군사적 긴장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중국 정부는 훈련 기간 해당 권역에 대한 선박과 항공기 접근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대만포위훈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대만 섬과 중국 푸젠(福建)성 사이에 위치한 길이 370㎞의 대만해협은 일본‧한국 외에도 중국 동북부의 주요 항구를 출발하는 선박이 사용하는 핵심 교역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 세계 컨테이너선의 절반 가까이가 이곳을 지났다. 그러나 이미 최소 3대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며칠이 더 걸리는 우회 항로를 택했으며, 일부 선박은 군사훈련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세계 해운 데이터 제공업체인 배슬스밸류(VesselsValue)에 따르면 현재 대만 영해엔 256척의 컨테이너선·화물선이 머물고 있으며, 중국이 군사훈련을 하는 기간 약 60척이 추가로 도착할 예정이다.    문제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촉발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사이의 군사적 불안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만 남부 가오슝항의 모습. EPA=연합뉴스   반도체 강국인 대만에서의 군사적 긴장 장기화는 세계 반도체 공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대만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이와 관련 CNN은 “아직 현 상황이 야기할 영향은 불분명하지만, 해운 업계 관계자들은 항로 조정에 따른 수송 지연과 비용 증가 등이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며 “이미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세계 공급망은 흔들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수석애널리스트 닉 마로는 “중국의 실탄 사격훈련이 일어날 곳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바쁜 수로”라며 “이 같은 수송로가 아주 잠깐이라도 폐쇄되면 대만은 물론, 일본과 한국과 관련한 무역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미 "중국이 뭘 해도 준비돼 있어"…ICBM 시험발사는 일단 중지 대만 총통 "중국 미사일 사격 무책임한 행동…이성 되찾아라" “백악관, 펠로시 대만 방문 말렸지만 실패” [오병상의 코멘터리] 펠로시가 촉발한 ‘제4차 대만해협 위기’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2022.08.05 13:10

  • [CMG중국통신] 올 상반기 中 리튭이온 배터리 생산량 전년比 150% 급증

    [CMG중국통신] 올 상반기 中 리튭이온 배터리 생산량 전년比 150% 급증

    중국의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이 올 상반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3일 발표에 따르면 1~6월 중국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량은 280GWh(기가와트시)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 급증한 수준이다. [사진 신화통신] 올 1~6월 전체 리튬이온 배터리 부문은 4800억 위안(약 93조 576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중국의 신에너지차(NEV) 생산량이 120% 늘어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량도 덩덜아 늘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리튬이온 배터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자료제공: CMG  

    2022.08.05 10:30

  • “중국서 쏜 미사일, 사상 처음 대만 상공 날아갔다”

    “중국서 쏜 미사일, 사상 처음 대만 상공 날아갔다”

    4일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이 대만 서쪽의 대만해협에 장거리 로켓포를 쏜 데 이어 로켓군은 대만 동쪽 해역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중앙방송(CC-TV)은 이날 정오(현지시간) 훈련 개시를 알린 데 이어 “13시쯤 동부전구 육군 부대가 대만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사격 훈련을 시행해 기대한 효과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CC-TV는 로켓포 발사 장면과 탄착 지도를 공개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4일 대만해협을 향해 장거리 로켓포를 쏘고 있다. [사진 중국 동부전구 웨이보] 관련기사 “펠로시 JSA 방문은 대북 억지력의 징표” 윤 대통령·펠로시 면담 불발…“전략적 선택”vs“만났어야” “백악관, 펠로시 대만 방문 말렸지만 실패” 이어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스이(施毅) 대변인이 “로켓군 부대가 대만 동쪽의 예고 해역에 다구역·다모델 재래식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미사일은 모두 목표에 명중했으며 정확한 타격과 지역 저지 능력을 점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측이 적의 접근이나 지역 점령을 차단한다는 의미의 ‘지역 저지’란 용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 훈련이 유사시 항공모함 등 미국의 전력 개입을 견제하기 위한 고강도 군사행동으로, 대미 경고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국방부의 탄커페이(譚克非) 대변인은 “중국군은 말을 하면 그대로 행동한다”며 “민의는 거스를 수 없고, 불장난하면 반드시 타 죽는다”고 위협했다.   중국이 공개한 탄착 지역 지도. 앞서 중국은 지난 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에 대응해 대만 주변 여섯 권역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진 CC-TV 캡처] 대만 국방부는 이날 “중국 공산당이 오후 1시56분부터 4시까지 대만 북·남·동쪽 해역에 둥펑(東風) 계열 탄도미사일 11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하고 “관측 시스템으로 발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방어 시스템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 평화를 파괴하는 비이성적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중국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가로질렀는지는 중국·대만 모두가 언급하지 않았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날아간 건 사상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SCMP는 CC-TV의 영상을 바탕으로 중국 미사일이 대만 북부 지룽(基隆), 중동부 화롄(花蓮), 중서부 타이중(臺中) 인근 해역으로 발사됐다고 전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일본의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은 이날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의 탄도미사일 다섯 발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교도통신과 TV아사히 등은 해당 수역은 오키나와(沖縄)현 하테루마(波照間)섬 서남쪽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쏜 탄도미사일이 일본 EEZ 내에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시 방위상은 “일본의 안전보장 및 안전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며 매우 위압적인 훈련”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하고 “외교 루트를 통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과 항모강습단이 (대만 동남쪽) 필리핀 해에서 예정된 작전을 펼치는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만 둥썬(東森)TV는 “이날 오후 1시쯤 북한 김정은의 발사 방식과 비슷하게  두 발의 미사일(기종 불명)을 푸젠(福建)의 기지에서 발사했으며, 목표는 항공편이 빈번하게 지나는 대만 주변의 국제 해역”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3일 주변 여섯 권역에서 4일 정오부터 7일 정오까지 사흘간 실탄사격 훈련을 한다고 예고했다. 4일엔 대만 동쪽에 새로운 훈련 지역을 한 곳 추가하고, 기간도 오는 8일 오전 10시까지로 연장했다. 베이징=신경진, 도쿄=이영희·김현예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2.08.05 00:02

  • [사진] 중국, 대만 포위훈련 개시 … “둥펑 미사일 최소 11발 발사”

    [사진] 중국, 대만 포위훈련 개시 … “둥펑 미사일 최소 11발 발사”

    중국, 대만 포위훈련 개시 ... “둥펑 미사일 최소 11발 발사”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로켓군 부대가 4일 오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장거리 화력 실탄사격 훈련을 했다. 동부전구 대변인은 “로켓군 부대가 대만 동쪽의 예고 해역에 다구역·다모델 재래식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미사일은 모두 목표에 명중했다”고 발표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이 둥펑(東風) 계열 탄도미사일 1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아래 그래픽은 중국이 앞서 공개한 미사일과 로켓이 떨어질 해역 여섯 군데의 지도. [사진 중국 동부전구 위챗 계정 캡처]

    2022.08.05 00:02

  • 미사일 퍼부은 중국…"사상 처음으로 대만 상공 날아갔다"

    미사일 퍼부은 중국…"사상 처음으로 대만 상공 날아갔다"

    4일 대만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 푸젠성 핑탄도에서 발사된 중국군 미사일 발사 궤적을 여행객들이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국과 대만을 동시에 겨냥한 전례 없는 화력 시위를 벌였다. 중국군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4일 대만의 동서남북 사방에 로켓포와 미사일을 쏟아 부었다. 이에 따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중국이 둥펑(東風) 계열 미사일 11발을 대만 북남동부 해역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홈페지에 게재한 보도문을 통해 "중국 공산당이 이날 오후 1시56분터 4시까지 대만 북부, 남부, 동부를 둘러싼 해역에 여러 차례에 걸쳐 둥펑 계열 탄도미사일 11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국군이 다양한 조기 경보와 감시 정찰 장치를 사용해 발사 움직임을 즉시 파악하고 관련 방어 시스템을 활성화해 전투 준비태세를 강화했다"며 "지역 평화를 저해하는 불합리한 행동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  대만 외교부 "中, 북한한테 배웠나" 비난   대만 외교부도 이날 밤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이 여러 발의 미사일을 대만 주변 해역에 발사한 것은 대만의 안보를 위협하고 지역 긴장을 고조시킬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국제 교통과 무역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북한에게서 배워 인접 국가 수역에 마음대로 미사일을 쏘았다"며 "이를 강력히 규탄함과 동시에 스스로 절제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만 둥썬(東森) TV는 “이날 오후 1시쯤 북한 김정은의 발사 방식과 비슷하게 두 발의 미사일(기종 불명)을 푸젠(福建)의 기지에서 발사했으며, 목표는 항공편이 빈번하게 지나는 대만 주변의 국제 해역”이라고 보도했다.  ━  中 '대만봉쇄'에 스텔스기 등 군용기 100여대 투입   중국군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4일 미국과 대만을 동시에 겨냥해 전례 없는 화력 시위를 벌였다. 사진은 이날 중국 중앙방송(CC-TV) 보도에 나온 J-20 전투기의 모습. 연합뉴스 중국도 대만에 대규모 무력시위를 한 사실을 공개했다. 중국 중앙방송(CC-TV)는 이날 정오 대만 주변 훈련 개시를 알린 데 이어 “13시 경동부전구 육군 부대가 대만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 훈련을 시행해 예상한 효과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CC-TV는 로켓포 발사 장면과 탄착 지역의 지도를 공개했다. CC-TV는 또 동부전구 공군 및 해군 군용기 100여대가 대만 북부, 서부, 동부 공역에서 주야간 정찰, 공중 돌격, 엄호 지원 등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CC-TV가 인터넷판 보도에서 공개한 화면에는 중국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J-20이 훈련에 참가한 모습도 담겼다.   이어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스이(施毅) 대변인은 “동부전구 로켓군 부대가 대만섬 동부 외곽 예고한 해역에 다구역·다모델 재래식 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미사일은 모두 목표에 정확히 명중했으며 정밀 타격과 지역 저지 능력을 점검했다”고 발표했다. 육군이 대만 서쪽의 대만해협에 장거리 로켓포를 쏜 데 이어 로켓군은 대만 동쪽 해역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이야기다.    ━  SCMP "중국 미사일 처음으로 대만 상공 날아"   지역 저지 능력이란 적의 접근 또는 육해공 지역 점령을 차단하는 의미로, 대만 유사시 미국의 항공모함 등 증원 전력 개입을 견제하는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을 겨냥해 고강도 경고로 해석되는 군사행동을 한 것이다.   중국군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가로질렀는지 여부에 대한 중국과 대만 양 당사자의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미사일들이 대만 상공을 비행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SCMP는 CC-TV의 영상을 토대로 중국의 둥펑 미사일들이 중국 본토 미상의 장소에서 대만의 지룽항, 화롄, 타이중 근해의 목표물을 향해 발사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캐나다에 본부를 둔 '칸와 아시안 디펜스'의 안드레이 창 편집장을 인용해 "중국이 발사한 미사일 중 하나가 사정거리 700m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DF-15B"라고 소개했다.   중국 국방부의 탄커페이(譚克非) 대변인은 “중국군은 말을 하면 그대로 행동한다”며 “민의는 거스를 수 없고, 불 장난하면 반드시 타 죽는다”고 위협했다. 중국은 지난 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하며 4일 정오부터 7일 정오까지 사흘간 대만 주변 여섯 권역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한다고 예고했다. 4일에는 대만 동쪽에 새로운 훈련지역을 한 곳 추가하고 훈련 시간도 8일 오전 10시까지로 연장 발표했다.    중국중앙방송(CC-TV)가 4일 13시(현지시간) 경 동부전구 육군 부대가 대만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 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하면서 로켓포 발사 장면과 탄착 지역 지도를 공개했다. CC-TV 캡처    앞서 3일 밤엔 중국 샤먼시와 인접한 최전방 진먼다오(金門島) 상공을 중국군 무인 드론이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룽순(張榮順)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진먼과 베이딩(北碇) 지역에 3일 밤 미상의 비행체가 상공을 지났다”며 “연구분석 결과 드론으로 판단, 표준 절차에 따라 신호탄을 발사해 쫓아냈다”고 발표했다. 이번 드론 침입은 진먼 포격전(1958~79년) 이후 첫 도발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2.08.04 18:55

  • 연극은 보러가고, 펠로시는 통화만…"尹정부 딜레마 드러났다"

    연극은 보러가고, 펠로시는 통화만…"尹정부 딜레마 드러났다"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일행과 40분간 통화했다.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약속한 한·미 동맹의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 발전을 위해 미국 의회와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며 “(펠로시 의장 일행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방문하는 것은) 한·미 간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가안보실 김태효 1차장이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4일 전화통화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택에서 통화가 이뤄져 대통령실은 통화와 관련한 별도의 사진을 공개하진 않았다. 연합뉴스  ━  尹과 면담 아닌 통화한 펠로시    이날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일행 간의 통화에서는 외교와 국방, 기술협력과 기후변화 등 광범위한 주제가 다뤄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첫 여름 휴가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시간을 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인사한 펠로시 의장은 “한·미 동맹은 여러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도덕적 측면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싱턴에서 최근 한·미 추모의 벽 제막식이 거행됐듯이, 그동안 수십 년에 걸쳐 수많은 희생으로 지켜온 평화와 번영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가꿔나갈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또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핵심축으로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한·미 간 자유롭게 개방된 인도·태평양 질서를 함께 가꾸어 가자”고 말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날 통화에는 펠로시 의장 외에 미 연방 하원의 그레고리 믹스 외교위원장, 마크 타카노 재향군인위원장, 수잔 델베네 세입세출위원회 부위원장, 한국계인 앤디 김 의원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참석해 확대 회담 형식의 통화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의원단에 “각 지역구의 코리안 아메리칸 한인들에게 특별히 배려해달라”고 당부했다. 미·중 갈등의 도화선이 된 대만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펠로시 하원 의장은 미 의전서열 3위의 최고위급 인사다. 이런 그와 면담이 아닌 통화가 진행된 것과 관련해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펠로시 의장 방한과 윤 대통령 휴가 일정이 겹쳐 예방 일정을 잡기 어렵다고 미국 측에 사전에 설명했고 펠로시 의장도 충분히 이해했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등 중국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질문엔 “국익을 고려한 총체적 결정”이라고 답했다. 이어진 브리핑에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중국을 의식한 것은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왼쪽)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3일 면담을 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중국은 펠로시의 방문 뒤 대만을 6방향으로 포위한 실사격 훈련을 했다. AFP=연합뉴스. 대통령실의 설명에도 ‘면담 아닌 통화’에 대해 정치권에선 논란이 이어졌다. 펠로시 의장은 한국에 오기 전 대만에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오찬을 했고, 5일엔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의 만남을 조율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동맹국 미국의 의회 1인자가 방한했는데 휴가 중이라 만나지 않는 건 이유가 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을 만나야 한다”고 비판한 게 대표적이다. 특히 전날 공개된 연극 관람 일정, 또 술을 곁들인 뒤풀이 사진이 논란을 키운 측면도 있다.      ━  한·중 수교 30주년 앞둔 尹의 고심    대통령실은 면담 불발과 관련해 “중국을 의식한 것이 아니다”고 했지만, 실제 속사정은 더 복잡하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뒤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란 선전포고에 가까운 공식 입장을 냈고, 대만을 6방향으로 포위한 실사격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최대 무역국이자 북핵 문제까지 중국과 조율해야 하는 한국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다. 24일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방중을 조율 중인 상황이기도 하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일본의 경우 펠로시가 우리를 거쳐 방문하지만, 우리 정부는 대만에서 바로 온 펠로시를 만나야 한다”며 “대중 관계를 고려했을 때 상당한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한 끝에 면담 대신 통화를 택했다고 한다. 펠로시 의장이 정치인인 만큼 돌발 발언 등의 변수도 고려했다는 것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과 전화통화를 한 것은 전략적 선택의 일환”이라며 “미국 측에 한·미 동맹을 최우선가치로 한다는 점은 확실히 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박진 외교부 장관의 업무보고에서 윤 대통령이 한·미·일과 대만의 반도체 동맹을 뜻하는 ‘칩4’ 가입과 관련해 “어떤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익을 확대해가는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며 “중국이 오해하지 않도록 잘 설명을 하라”고 지시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란 설명이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펠로시의 방한은 윤석열 정부가 미·중 사이에 처한 딜레마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권력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3일 오후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해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 대사, 폴 라카메라 주한미군사령관의 영접을 받고 있다.한국 정부와 국회 관계자들이 없어 의전 홀대 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 전화 통화와는 별개로 의전 홀대 논란도 일었다. 3일 저녁 펠로시 의장이 오산 미 공군 기지에 도착했을 당시 정부 관계자나 여야 의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의회 인사는 국회에서 담당하는 것이 관례인데, 미국 측에서 늦은 시간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하게 되면서 영접을 사양했다”고 말했다.    국회의장실도 “영접 여부에 대해선 미국 측과 충분한 사전 논의가 있었는데, 미국 측이 국회 내 행사만 의전을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일반적으로 한·미 의원친선협회 소속 의원이나 국회 측에서 영접을 나가지만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안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ang.co.kr

    2022.08.04 18:31

  • 대만 6방향 포위 훈련 중국軍 "동부 해역 목표에 미사일 쐈다"

    대만 6방향 포위 훈련 중국軍 "동부 해역 목표에 미사일 쐈다"

    4일 대만에서 가장 거리가 가까운 중국 푸젠성 핑탄섬에서 여행객들이 군용 헬기를 지켜보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이날 정오부터 대만섬 주위에서 군사훈련이 사흘 일정으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중국 인민해방군이 4일 정오(현지시간, 한국시간은 오후 1시)를 기해 대만섬 주변 해상과 공중에서 중요한 군사 훈련 행동 및 조직적인 실탄 사격을 시작했다고 관영 앙시망(央視網)이 보도했다. 오후 1시가 지나자 동부전구는 공식 SNS를 통해 “4일 13시 경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육군부대는 대만해협에서 원거리 화력 실탄훈련을 시행했다”며 “대만해협 동부 특정 구역에 정확한 타격을 진행해 예상했던 효과를 거뒀다”고 훈련 결과를 발표했다. 4일 오후 스이(施毅) 동부전구 대변인은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로켓군 부대가 대만섬 동부 외곽 예정 해역에 다구역, 다모델 재래식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미사일은 모두 목표에 정확히 명중했으며 정확한 타격과 지역 저지 능력을 점검했다”고 공식 SNS를 통해 발표했다.   이에 앞서 대만 둥썬(東森)TV는 “이날 오후 1시 경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미사일 발사 방식과 비슷하게 푸젠성 미사일 기지에서 2발의 미사일(기종 불명)을 발사했으며 목표 지역은 대만 주변으로 항공편이 빈번하게 지나는 국제 해역”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대만 전직 해군 함장은 중국이 훈련 중 발사한 둥펑(東風) 미사일이 대만의 주요 도시 상공을 통과해 동부 훈련 해역에 떨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가 운영하는 앙시신문(央視新聞)이 4일 정오 직후 중국군의 대만 봉쇄 훈련 시작을 알리는 포스터를 일제히 게재했다. 웨이보 캡처 뤼리스(呂禮詩) 전직 대만 신장(新江)함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중국이 동부 해역 훈련지역을 설정한 데는 타이베이(臺北), 타이중(臺中), 가오슝(高雄) 상공을 지나는 미사일 발사를 의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친중 성향의 대만 중국시보도 이날 1면 머리기사에서 6명의 퇴역 장성을 인용해 “여섯 개 훈련 구역 모두 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며 “둥펑 계열의 미사일이 대만을 지나 동부 외곽 해역으로 날아가면 요격할 수 없지만, 만일 대만 본섬에 잘못 떨어진다면 군은 반드시 패트리엇 미사일로 요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중국에서 미사일이 발사될 예상 기지는 4곳이다(그래픽). 동부 4번 해역까지 850㎞ 거리의 장시(江西) 러핑(樂平) 기지에서 사거리 1000㎞의 둥펑-15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사일은 타이베이(臺北) 상공을 지나게 된다. 865㎞ 거리의 장시 간저우(贛州) 기지에서 발사한 미사일은 중부 타이중(臺中)을 지난다. 1450㎞ 떨어진 하이난(海南) 단저우(儋州) 기지에서 사거리 1500㎞의 둥펑-16을 발사하면 남부 가오슝(高雄) 상공을 통과한다.   미사일 외에도 사정거리 500㎞의 로켓포 발사 가능성도 제기했다. 뤼 전 함장은 푸젠(福建) 셴유(仙遊) 기지에서 PHL-191창정(長程) 로켓포 발사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의 미사일 발사 목적은 ‘미사일 공습 경보’를 발령하도록 유도해 민심과 사기를 떨어뜨리고, 창청 로켓포로는 해협 중간선의 대만 함정 순시를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사일의 비행 궤적과 로켓포를 발사하고 해상에 착탄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활용해 대만 주민에게 공포감을 조성하는 ‘인지전(cognitive war)’을 펼치려는 의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뤼 전 함장은 “#강인한 심리”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대만이 중국의 위협에 굴복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마오쩌둥 사진 웨이보 캡처 훈련에 앞서 중국 네티즌은 64년 전 마오쩌둥을 소환했다. 지난 1958년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진먼다오(金門島) 포격전을 명령했던 마오쩌둥과 같이 대만 공격을 촉구하면서다. 아이디 젠산관차(見山觀察)은 4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현재 형세가 1958년 진먼 포격 당시 “장제스 함정만 때려라, 미군 함정은 치지 말라”와 비슷하다. 일종의 투쟁 책략”이라며 대만 봉쇄 훈련을 정당화했다.   실제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현재 당시 마오쩌둥과 같이 베이다이허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31일 인민해방군 건군 95주년 리셉션을 끝으로 현직 상무위원의 동정 보도가 관영 매체에서 사라졌다. 하반기 20차 당 대회에서 추인할 최종 상무위원 인사안을 최종 결정하기 위해 전·현직 최고 수뇌부가 베이다이허 회의를 시작했다는 의미다. 20대에서 3연임과 ‘인민 영수’ 지위를 노리는 시 주석으로서는 과거 진먼도 포격을 결단한 마오쩌둥의 이미지 재현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1958년 당시 진먼 포격전은 7월 25일 베이다이허 휴양소에서 열린 중앙군사위원회 회의에서 마오쩌둥이 결정했다. 포격전은 8월 23일 3만 발의 포격을 시작으로 1979년 미·중 수교까지 20년간 간헐적으로 이어져 대만 군인 7000여명, 민간인 포함 중국군 700여 명이 숨졌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대만은 중국의 봉쇄 훈련에 강하게 반발했다. 6개 훈련 구역이 대만의 지룽항, 가오슝항, 화롄항 등 대만의 중요 항구와 국제 항행로를 둘러싸면서 대만 해·공역에 대한 준(準) 봉쇄 구도를 형성하는 구도여서다. 대만 국방부는 3일 “일부 훈련지역이 중화민국 영해를 침범한다”며 “이는 국제항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며 대만해협의 현상을 파괴하고 지역 안전을 위협하는 비이성적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민주를 수호하고 자유를 지킬 결심·능력·신념을 갖고 있다”며 대만 국민을 안심시켰다.   미국도 대만 근처 해역에서 자국 군사자산의 전개를 확인했다. 미국 해군은 자국 항모전단이 대만 동남부 필리핀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미 해군은 "로널드 레이건호와 항모강습단이 필리핀해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지원하는 정기적 순찰의 일환으로 통상적이고 예정된 작전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날 밤 중국 샤먼시와 인접한 최전방 진먼다오(金門島) 상공을 중국군 무인 드론이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룽순(張榮順)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진먼과 베이딩(北碇) 지역에 3일 밤 미상의 비행체가 상공을 지났다”며 “연구분석 결과 드론으로 판단, 표준 절차에 따라 신호탄을 발사해 쫓아냈다”고 발표했다. 이번 드론 침입은 진먼 포격전 이후 첫 도발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2.08.04 14:58

  • 中 샤오미가 한국 시장을 빠르게 파고든 이유

    中 샤오미가 한국 시장을 빠르게 파고든 이유

    30년이다. 한-중 수교, 이립(而立)의 나이다. 의연히 홀로서야 하는 단계. 그러나 한중 관계는 불안하다. 주변 상황에 더 휘둘릴 판이다. 그만큼 허약하다.   '획기적인' 일이 벌어졌다. 중국과의 무역에서 3개월 내리 적자를 봤다. 중국은 우리의 달러 박스였는데…. 수교 30년, 축제 분위기는 일그러졌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1. 아내가 딸기를 사 오란다. '한여름에 무슨 딸기? 설마 있을까….' 마트에 들렀다. 있었다. 냉동 딸기였다. 집에 가져와 풀어봤다. "엇…. 이거 '메이드 인 차이나'네…. 딸기도 중국에서 와?" 필자도, 아내도 놀랐다.   #2. 역시 샤오미였다. 잡음을 완벽하게 잡아주고, 귀속에 착 달라붙었다. 음질은 맑았고, 음량은 풍부했다. 5만8000원에 산 무선 이어폰 '레드미 버즈3 프로' 모델 제품이었다. 애플 제품을 모방한 것이라고 했다. 무슨 상관이랴, 내가 만족하니 좋기만 하다….   우리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대기업은 해외 시장에 관심이 많다. 국내 소비자는 관심 밖이다. 중소기업 형 일상용품 시장이 비어있는 것이다. 샤오미가 한국 소비시장을 빠르게 파고들 수 있었던 이유다. #3. 서울에서 시내버스를 탔다. 함께 탔던 친구가 말한다. "이거 중국산 전기 버스야. 알아?" 그제야 차 안을 둘러봤다. 조금 이상한 듯했지만,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우리나라 전기차 판매의 절반을 중국산이 차지한단다.   딸기에서 이어폰, 그리고 전기버스까지….. 한중 수교 30년, 소비시장에서 본 양국 교역의 현실이다.   싸니까. 그 맛에 중국 거 쓰지…. 우리는 그랬다. 싸니까 중국 산 쓴다. 근데, 이젠 질도 좋다. 냉동 딸기가 국내산과 무슨 맛 차이가 있겠는가. 샤오미 이어폰은 애플, 삼성 제품보다 절반 이상 싸지만 품질 차이는 별로 없다.   전기버스는 중국 산이 현대 제품보다 약 1억 정도 싸다. 그런데 품질은? 내가 못 느낄 정도다. 버스 회사 사장은 바보가 아닌 이상 중국산을 산다.   산업 현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첫째 일상용품은 몽땅 중국에 의존하게 생겼다.   일상 소비품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생산해야 하는 제품이다. 그런데 많은 경우 국내 생산이 끊겼다. 중국 제품과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니, 일찌감치 공장을 닫았다.   우리 중소기업 비즈니스의 메인 스트림은 대기업 하청 구조다. '올해는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까….' 중소기업 사장은 항상 그 걱정이다. 대기업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대기업은 수출 상품을 만든다. 소비자가 해외에 있다. 그러니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대기업은 해외 시장에 관심이 많다. 국내 소비시장은 안중에 없다.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중소기업 제품이 충실하지 못한 이유다. 일상용품 시장이 비어있는 것이다. 샤오미가 한국 소비시장을 빠르게 파고들 수 있었던 이유다.   둘째 부품도 중국 산을 수입해야 할 판이다.   한중 교역구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중간재(부품+반제품)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부품을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다시 제3국으로 수출하는 형태다. 그래서 돈 엄청나게 벌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러나 이젠 중간재 교역에서도 중국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전체 수입의 약 22.5%를 중국에서 들여왔다. 그런데 중국 수입품 중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62.3%였다(한국무역협회 통계).   중간재는 일반적으로 기술 함량이 높다. 기술 따라 교역이 이뤄진다. 그런데 중국산 부품의 품질이 좋아지고 있다. 게다다. 가격도 싸다. 그러니 안 쓰면 바보다. 부품 수입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셋째 미래산업 교역에서도 밀리고 있다.   AI, 배터리, IOT, 빅데이터, 스마트공장….. 소위 말하는 미래산업이다. 제4차산업 혁명 영역이기도 하다. 미국도, 중국도, 한국도 이제 막 시작된 분야다. 그런데 '어~' 하는 사이 중국이 치고 나갔다.   컬러TV는 한국과 중국이 협력해서 만들었지만, AI는 누구든 혼자 한다. 중국은 한국과 손잡고 AI를 연구하고, 배터리 공장을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다. 절대 안 한다. 이 분야는 기술 경쟁해서 이긴 놈이 시장 다 먹는 구조로 형성될 게 뻔하다. 서울을 누비고 다니는 중국산 전기 시내버스가 이를 말해준다.   냉동 딸기에서 이어폰, 그리고 전기 시내버스까지….. 일상용품뿐만 아니라 중간재, 그리고 미래산업 영역에서도 중국 제품은 한국 시장을 파고든다. 농단(壟斷)할 기세다. 그게 오늘 대중 무역구조의 현실이다.   '3개월째 적자'라고 난리다. 일부 가격 요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구조적으로는 이미 '만성 대중 적자'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는 이제 뭘 먹고 살아야 하나…. 어쩌다 이리되었나...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에는 한중 교역의 문제점을 좀 더 깊게 파고들어 보자.   한우덕 기자 한우덕 기자/차이나랩 대표 woodyhan@joongang.co.kr

    2022.08.04 09:51

  • 대만 활개친 펠로시, 시진핑 웃었다? 그가 잡은 반전의 기회 [뉴스분석]

    대만 활개친 펠로시, 시진핑 웃었다? 그가 잡은 반전의 기회 [뉴스분석]

    지난 7월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일 오후 6시 1분(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7시 1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일행이 약 19시간의 대만 일정을 마치고 떠났다. 지난 1997년 4월 2일 165분에 그쳤던 뉴트 깅그리치 미 하원 의장과 다른 모습을 과시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오기 전까지 연일 공격성 어조를 높였던 중국 측은 3일에도 ‘반격 조치’를 강조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조치는 결연하고 힘 있고 실효적일 것이며 미국과 대만 독립 세력이 계속 느끼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한다면 한다. 더 인내심과 믿음을 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특히 민감했던 이유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 가을 3연임을 확정지을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있단 점 때문이다. 펠로시 대만 방문이 결과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 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각도로 분석을 내고 있다.   일각에선 시 주석 리더십에 기회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코로나19 통제를 배경으로 11월 40년만의 3차 역사결의에 성공하고 올 2월 겨울 올림픽을 무탈하게 개최하는 등 순조롭던 3연임 가도가 최근 잇단 악재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하이 봉쇄, 급격한 경기 침체로 고심하던 시 주석에게 펠로시 의장 방문은 여론을 돌릴 빌미가 됐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제로 코로나’ 고수로 민심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시 주석은 대미항전 분위기를 조성해 민족주의로 여론을 결집할 기회를 얻었다”고 짚었다. 시 주석의 권위와 중국의 힘을 과시할 기회를 얻었다는 의미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3일 오전 담화를 내고 “미국은 중국의 통일 대업을 막겠다는 환상을 갖지 말라”며 “중국의 평화 굴기를 파괴한다면 반드시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頭破血流·두파혈류)”이라고 말폭탄을 쐈다. 중국 외교부는 펠로시 도착 직후 성명을 내고 “펠로시 의장이 중국 대만지역을 도둑 방문(竄訪·찬방)했다”고 비난했다. ‘찬방’은 중국 외교에서 달라이 라마에게 쓰는 비외교적 용어다.   류루이사오(劉銳紹) 홍콩 평론가는 같은날 “20차 당 대회에 앞서 미국이 (시진핑의) 핵심과 영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해줬고 군대 내부에서도 통수권을 확립시켰다”며 “전투기의 해협 중간선 비행, 미사일 발사, 대만 상공으로 전투기를 진입시키는 등 과격한 행동을 시도할 구실을 제공했다”고 명보 칼럼에서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군은 펠로시의 대만 착륙을 기다렸다는 듯 대만 주변 해역 실사격 훈련 계획(4~7일)을 발표했다. 대만 남서부 가오슝(高雄) 해안에서 20여㎞ 떨어진 지척까지 훈련 해역을 획정하며 공포감 조성을 극대화했다. 지난 1995~1996년 리덩후이 총통의 방미가 초래한 미사일 위기 당시 훈련 해역과 비교하면 훨씬 대만 지근거리다. 유사시 대만 고립화 작전의 실전 연습이나 다름 없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중국군에 정통한 테일러 프레이블 MIT 교수는 “대만 동부 해역에서 미사일을 시험한다면 일부 미사일은 대만을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 “훈련 시점은 펠로시가 대만을 떠난 뒤인 4일부터 7일”이라며 중국이 군사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펠로시 방문이 양날의 칼이라는 지적도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 부편집인을 역임한 덩위원(鄧聿文) 중국평론가는 “상하이 봉쇄와 급격한 경기 침체로 민심이 위축된 상황에서 시 주석이 펠로시 방문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 못하면, 좌파와 애국민중, 군부의 지지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일 군사 행동의 강도가 약하면 중국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고, 만일 강도가 지나치면 미군과 충돌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고조된 민족주의 수위를 관리하면서 중국 국민 여론과 미국의 군사력 사이에서 줄타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총통부에서 대만 최고 영예의 ‘특종 대수경운(大綬卿雲) 훈장’을 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국제 여론도 중요하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3일 펠로시 의장에게 1941년 제정한 대만 최고 영예의 ‘특종 대수경운(大綬卿雲) 훈장’을 수여했다. 펠로시 의장은 “43년 전 미국은 ‘영원히 대만과 함께하겠다’고 승락했다”며 “이번 방문으로 세계에 대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승락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대만이 국제 여론에 호소한 셈이다. 만약 중국의 보복이 국제사회 시각에서 과도할 경우 반(反)중국 분위기를 조성해 유럽과 인도·태평양 연대를 강화하는 미국에 밀릴 수 있다. 이미 네이선 루서 호주 전략정책연구원(ASPI) 연구원은 중국 측 보복이 “지난 수십년간 가장 도발적인 움직임이며 유엔이 정의한 ‘국가침략(state aggression)’ 행위”라고 공격에 나섰다.     경제와 대만 민심도 변수다. 강준영 교수는 “시 주석에게 대만의 민심이 중국에서 더 멀어지지 않도록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과제가 주어졌다”며 “중국은 펠로시 방문이 초래할 반도체 수급과 미국·대만의 무역협정 등 경제적 파급 효과 계산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2.08.03 19:01

  • 中의 쌍끌이 보복…대만산 농수산물 막고 포위 실탄훈련 나선다

    中의 쌍끌이 보복…대만산 농수산물 막고 포위 실탄훈련 나선다

    중국군이 대만을 겨냥해 ‘6면 포위 군사훈련’을 선언했다. 중국 세관 당국은 일부 대만산 농수산물 등에 대한 수입 잠정 중단을 선언하며 경제적 보복에도 돌입했다.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데 대해 전방위 위협에 나섰다.   3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해협을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2일 밤부터 대만 주변에서의 군사훈련을 발표했다. 스이(施毅)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는 최근 대만과 관련해 미국이 보이는 부정적 움직임에 엄중하게 대처하는 것”이라며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강한 경고의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오는 4일부턴 대만섬을 사실상 포위하는 형태의 대규모 군사훈련도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 신화통신은 4~7일 인민해방군이 대만 주변 해역 6곳에서 실탄 사격을 포함한 합동 군사훈련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례적으로 중국군이 훈련을 진행할 해역의 위치가 표기된 지도도 공개했다.   해당 지도를 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 1990년대 중반 ‘제3차 양안 위기’ 당시 중국 측의 훈련 영역보다 더 대만 본토에 근접해서 훈련을 진행한다. 대만 제2의 도시 가오슝(高雄)과 근접한 남서쪽 훈련 구역은 대만 본토와 거리가 10마일(약 16㎞)도 떨어지지 않았을 정도로 가깝다. 또 이번 훈련에선 지난 양안 위기 때와 달리 대만 동‧남동쪽 해역도 작전 지역에 포함됐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2일 밤 시작된 훈련과 오는 4일 시작될 훈련은 사실상 하나의 훈련이다. 2일부터 준비를 시작해 실탄 사격은 4일부터 개시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앞으로도 군사훈련의 규모를 키우고, 더 빈번하게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군은 펠로시 의장이 도착한 2일 밤 21대의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서남 공역에 진입시켜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군의 군사훈련은 세계 물류에도 일시적 차질을 부를 전망이다. 3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천연가스 공급업체들이 현재 북아시아로 향하는 일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항로를 변경하거나 운항 속도를 줄이고 있다”며 “이 시기엔 태풍 등으로 운송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지만, 운송이 기존 일정보다 3일 정도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날 중국 정부는 대만산 농수산물에 대한 수입 중단 조치도 발표했다.     중국의 수출입 통관 업무를 총괄하는 해관총서(海关总署)는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대만산 과일에서 과도한 유해 성분이 검출됐고, 냉동 생선류에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일부 품목에 대한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중국이 대만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농수산물에 대한 수입 중단을 선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에는 수확철을 맞은 파인애플에서 유해 생물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수입을 중단해 차이 총통이 직접 ‘민주주의의 파인애플’이라는 이름을 붙여 대체 수출 시장을 찾아 나선 바 있다. 중국은 지난해 9월엔 열대 과일인 슈가애플(번여지) 등도 같은 이유로 수입 중단했다.     지난해 2월 대만 파인애플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사진 차이잉원 총통 페이스북 캡처. 블룸버그는 “중국은 종종 정치적 문제에 대한 처벌을 위해 대만 농업을 타격했다”며 “과일 생산 농가가 많은 대만 남부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이끄는 민주진보당(민진당)을 지지하는 지역”이라고 전했다. 대만에서 생산된 과일류는 대부분 내수 시장에서 소비되지만, 수출의 대부분은 중국으로 향한다. 해관총서는 지난 1일에도 대만 기업의 식품 58종류 3200여 품목 가운데 65%인 2066개 품목에 ‘수입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또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3일 대만에 대한 천연 모래 수출을 관련 법률 규정에 근거해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대만은 모래와 자갈의 수입 물량 중 90% 이상을 중국에서 공수했으며, 이 중 8% 정도가 천연 모래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만 관리들은 중국의 이런 행보와 관련해 아직 잠재적인 피해를 평가하는 중이라고 밝혔다”며 “대만 측도 그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대만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지난 2021년 중국 본토와 홍콩에 대한 수출액이 1889억 달러(약 247조7400억원)에 달했다.   관련기사 中포털 검색어 장악한 펠로시…'대만 도착순간' 13억명이 봤다 TSMC·홍콩·위구르…대만 간 펠로시, 시진핑 아픈 곳만 찌른다 北 "펠로시 대만 방문, 美 파렴치한 내정간섭…中 입장 지지"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2022.08.03 18:09

  • [CMG중국통신] '2022 중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 이달 31일 베이징서 개막

    [CMG중국통신] '2022 중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 이달 31일 베이징서 개막

    [사진 CMG] '2022 중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CIFTIS)'가 오는 31일부터 9월 5일까지 베이징 국가컨벤션센터와 서우강 산업단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중국 상무부와 베이징 시정부가 공동 주최하며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서비스협력으로 발전을 촉진하고 녹색혁신으로 미래를 맞이하자'를 주제로 한 올해 CIFTIS에는 이를 둘러싼 글로벌서비스 무역정상회의, 포럼회의, 홍보협상, 성과발표, 부대행사 등 6가지 행사가 마련됐다.   현재 65개 국가와 국제기구가 이번 박람회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국제연합공업개발기구와 세계기상기구도 전시부스를 설치하고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서비스 무역 분야의 30대 국가(지역)와 세계 500대 기업을 초대해 국제화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다.   자료제공: CMG

    2022.08.03 10:08

  • 美 '넘버3' 펠로시 대만 도착…미·중 전투기 동시에 떴다

    美 '넘버3' 펠로시 대만 도착…미·중 전투기 동시에 떴다

    2일 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탄 미 해군 전용기가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착륙했다. 사진 싼리TV 캡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2일 오후 10시 44분(한국시간 11시 44분)쯤 타이베이 쑹산(松山) 공항에 도착했다. 1997년 뉴트 깅그리치 당시 하원의장이 중국 방문에 이어 대만을 찾은 뒤 25년 만의 '미국 권력 서열 넘버 3'의 대만 방문이다.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과 샌드라 오드커크 미국재대만협회(AIT) 대표가 공항에서 펠로시 의장을 영접했다. 펠로시 의장을 포함한 6명의 하원의원 대표단을 태운 미 해군 C-40C 전용기는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이륙한지 약 7시간 만에 대만에 도착했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분쟁 중인 남중국해 항로를 피해 필리핀 열도를 우회하면서 일반 항로보다 3시간 정도 더 소요됐다.     미·중 전투기가 동시에 기동하는 긴박한 상황도 벌어졌다. 전용기 착륙 20여분 전 중국 관영 앙시(央視)신문은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쑤(SU)-35 전투기가 대만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NHK가 오후 8시경 오키나와 미군기지에서 F-15 전투기 8대와 5대의 공중급유기가 이륙해 남쪽으로 향했다고 보도한 것과 종합하면, 펠로시 전용기를 사이에 두고 미·중 양국 전투기가 원거리 대치했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 도착 15분 뒤엔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실탄 사격 훈련도 예고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로 설정한 구역의 위도 및 경도를 소개하면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4일 12시부터 7일 12시까지 해당 해역과 공역에서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사격을 실시할 것이라며 “안전을 위해 이 기간 관련 선박과 항공기는 상술한 해역과 공역에 진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환영하는 인파가 환영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외교부는 펠로시 도착 직후 성명을 내고 “미국에 엄정한 교섭과 강력히 항의한다”며 “불 장난하는 자는 불에 타버릴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앞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대만문제에서 신의를 저버리고 남을 멸시한다면 미국의 국가 신용을 더욱 파탄나게 할 것”이라며 “미국은 현재 평화의 최대 파괴자”라고 맹비난했다.   반면 펠로시 의장은 공항 직후 낸 성명에서 "미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힘찬 민주주의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약속에 따른 것"이라며 "전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선택을 마주한 상황에서 2300만 대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연대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펠로시 의장을 맞아 로우키로 짧은 방문을 준비했지만 최종적으로 꽉찬 일정에다 언론 공개 방문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회견한 뒤 오찬을 함께 한다. 회담에는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 국방부장, 국가안전국장 등 안보 장관들이 모두 배석한다고 대만 연합보가 보도했다.    대만 자유시보는 펠로시 의장이 징메이인권문화원구를 방문해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 학생 지도자였던 우얼카이시, 2015년 중국 공산당 비판 서적을 취급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에 납치돼 구금됐다 풀려난 홍콩 퉁뤄완 서점 점장 출신 린룽지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사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도착 직후 발표한 중국군 실사격 훈련 해역 지도. 신화사   중국의 반발은 계속될 전망이다. 2일 외교부 브리핑에서 화춘잉 대변인이 “적당한 시간에 미국 대사를 초치하겠다”고 예고한 데 이어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심야에 초치했다. 셰펑 부부장은 이 자리에서 "펠로시가 온 세상이 비난할 일을 저지르고 고의로 불장난을 도발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과 3대 중·미 공동성명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판했다고 관영 통신 신화사가 3일 보도했다.   셰 부부장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대만 해협 평화와 안정을 엄중히 해쳤으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고 주장하면서 "중국 측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결연히 반격할 것이다. 우리는 한다면 한다. 불장난을 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고 경고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조지 인 하버드 페어뱅크센터 연구원은 “이번 펠로시 방문은 대만을 지지하는 미국의 결심을 보여줘, 대만 국민의 미국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고, 한편으로는 중국을 ‘종이호랑이’로 만드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고 대만 연합보가 보도했다. 펠로시의 대만 방문으로 대만에 ‘미국의 진실성’을 심어줄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2.08.03 00:36

  • 펠로시 대만 도착, 긴장의 미·중

    펠로시 대만 도착, 긴장의 미·중

    조 바이든 2일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과 3연임을 확정하는 가을 20차 당 대회를 앞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치킨 게임’을 벌이는 양상이다.   펠로시 의장을 포함한 6명의 하원의원 대표단은 이날 오후 3시42분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이륙해 밤 10시44분쯤(한국시간 밤 11시44분)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했다. 1997년 뉴트 깅그리치 당시 하원의장이 중국 방문에 이어 대만을 찾은 뒤 25년 만이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오전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만나고 입법원(의회)을 방문할 예정이다.   시진핑 펠로시 의장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전용기는 남중국해(4시간50분 소요) 대신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상공을 거쳐 필리핀해를 통해 대만으로 향하면서 비행시간이 약 일곱 시간 소요됐다. 중국군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이런 항로를 잡은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펠로시 의장 방문을 앞두고 이날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간의 군사적 긴장은 한껏 고조됐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2일 오전 대만해협 중간선을 근접 비행했고, 대만 군용기들은 근처에서 대기 상태에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 항공모함도 출격했다. 지난달 31일 항모 랴오닝함이 칭다오항에서 출항했고, 1일에는 산둥함이 싼야항을 나섰다고 대만 상보(上報)가 2일 보도했다. 중국 해사국은 기존에 통보한 보하이(渤海) 북부와 하이난(海南) 동부 해역(2일 0시부터 6일 24시) 외에 이날 산둥반도 북부 라이저우만 일대 해역 4곳에서 4일 0시부터 6일 24시까지 실탄사격을 진행한다며 선박 진입을 금지했다.   수출입 통관을 담당하는 중국 해관총서는 이날 대만 기업의 식품 58종류 3200여 품목 가운데 65%인 2066개 품목에 ‘수입 잠정 중단’ 조치를 했다고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미국이 대만 문제에서 신의를 저버리고 멸시하는 것은 미국의 국가신용을 더욱 파탄나게 할 뿐”이라며 “미국은 평화의 파괴자”라고 맹비난했다. 관련기사 레이건 항모, 펠로시 동선 따라 이동…강습상륙함은 일본→대만해협으로 TSMC “중국이 대만 공격 땐 공장 정지, 중국 경제도 타격” 미국, 중국 메모리업체 제재 검토…삼성전자·하이닉스도 타격 가능성   대만도 맞대응에 나섰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대만 근처 군사활동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으며 적의 위협에 대응해 적절히 군사력을 파견할 것”이라며 “우리는 국가 안보를 보장할 투지와 능력,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소식통을 인용, 대만군이 2일 오전 8시부터 4일 자정까지 중국 인민해방군에 대응한 군사적 대비태세 단계를 높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중 굴복 인상 꺼리고 … 시진핑, 대만 통일 강조해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아자르 아지잔 하룬 하원의장을 만나 마스크를 벗고 있다. [AP=연합뉴스] 대만은 지난달 25~29일에도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연례 군사훈련인 한광(韓光) 훈련을 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 그간 미국 정부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7월 하순만 해도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국방부에 따르면 당장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한다”고 답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직접 펠로시 의장에게 대만 방문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고, 예상보다 격렬한 중국의 반응에 백악관은 오히려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이 중국의 위협을 받지 않고 대만을 안전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의 예상 가능한 무력시위를 열거한 후 “중국이 무력시위를 하더라도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해온 것처럼 서부 태평양 지역 상공과 바다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며 “우리는 겁먹지 않을 것(intimidated)”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의 이런 변화엔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가동하며 동맹국을 규합하는 상황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 측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은 중국의 강한 반발에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취소하면 미국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줘 공화당 등에 비판의 빌미를 주는 걸 두려워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YT는 이어 “미국은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과정에서 위협 행동을 할 순 있어도 미국과의 직접 대결에 나서는 걸 원치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대만의 산업적 중요성도 고려했을 수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칩4 동맹’의 핵심 플레이어다.   중국의 강경 대응 배경에는 가을 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해야 하는 시 주석의 정치적 고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은 지난주 장관급 당정 간부 세미나에서 지난 5년간 자신의 업적을 언급하며 “대만해협 평화”를 “홍콩 안정”보다 앞서 언급했다. 이에 대해 홍콩 명보는 2일 시 주석이 미국의 간섭에 단호하게 맞서면서도 대만해협의 안정을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했다.   이와 관련, NYT도 “최근 시 주석은 대만 통일이 자신의 통치에서 주요 목표임을 어느 전임자보다 분명히 했다”며 “특히 대만 문제에서 강인하다는 이미지를 보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0.4%에 그치는 등 지난 3월 양회 때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5.5% 안팎) 달성이 쉽지 않은 중국 지도부로선 국민에게 시 주석의 집권 연장이 왜 필요한지를 경제 이외의 다른 영역에서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 아울러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막을 수 없다면 향후 중국 지도부는 반미를 기치로 국론을 집결할 소재로 이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2.08.03 00:17

  • TSMC “중국이 대만 공격 땐 공장 정지, 중국 경제도 타격”

    TSMC “중국이 대만 공격 땐 공장 정지, 중국 경제도 타격”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류더인(劉德音) 회장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경제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세계 질서도 붕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지난 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은 중국이 아닐 수 있다”며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그로 인해 세계 질서가 바뀔 것이기 때문에 반도체 칩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류 회장은 “반도체 제조 과정은 미국·유럽·일본 등과 실시간 연결에 의존하기 때문에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TSMC의 공장은 멈춰설 것”이라며 “이 경우 TSMC 매출의 약 10%에 해당하는 중국의 경제적 혼란도 불가피한 만큼 중국이 행동에 나서기 전 이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 전쟁은 서방과 우크라이나, 러시아 모두가 패배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며 “충돌을 피해 세계 경제의 엔진을 계속 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관련기사 펠로시 대만 도착, 긴장의 미·중 레이건 항모, 펠로시 동선 따라 이동…강습상륙함은 일본→대만해협으로 미국, 중국 메모리업체 제재 검토…삼성전자·하이닉스도 타격 가능성 류 회장은 “대만인들이 민주주의 체제를 확립하고 원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할 때 반도체 칩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며 “대만의 경제 발전이 외국에 기적처럼 비칠 수 있지만 근면한 대만인들에게 이는 단지 역사의 한 조각일 뿐이며, 대만은 1949년부터 지금까지 70년 동안 평화롭게 민주주의 국가로 변모해 왔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WB) 데이터를 통해 추산했을 때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대중 경제 제재 등의 여파로 2조6100억 달러(약 3409조원)에 달하는 세계 경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2일 보도했다.     신문은 러시아의 10배에 달하는 경제 규모를 가진 중국에 대한 제재는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그에 따른 대중 경제 제재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약 10%, 미국과 일본의 GDP는 각각 1.3%와 3.7% 감소할 수 있다.   할 브랜즈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국제정치학)는 최근 블룸버그통신 기고에서 “중국의 무력 침공은 지구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 구역을 군사 갈등 지역으로 만들 것”이라며 “이는 세계 해상 무역의 3분의 1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2022.08.03 00:12

  • [사진] 한반도평화만들기 ‘평화 아카데미’ 수료식

    [사진] 한반도평화만들기 ‘평화 아카데미’ 수료식

    한반도평화만들기 ‘평화 아카데미’ 수료식 중앙일보와 (재)한반도평화만들기(이사장 홍석현)가 청년·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평화 아카데미’ 수료식이 2일 열렸다. 지난 5월 개강한 아카데미는 13주 동안 통일편익, 한·미, 한·일, 한·중 관계 등을 강의했다. 안호영(미국), 신각수(일본), 신정승(중국) 등 전직 대사들이 현장 경험을 들려줬다. 수강생은 산림청 남북산림협력센터 등을 찾아 현장학습도 진행했다.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앞줄 오른쪽 셋째)과 위성락 한반도평화만들기 사무총장(앞줄 왼쪽 셋째)이 수료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2022.08.03 00:02

  • 이미 대만에 경제보복 시작했다…펠로시 반격 수위 높이는 中

    이미 대만에 경제보복 시작했다…펠로시 반격 수위 높이는 中

    2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이 숙박할 것으로 알려진 대만 타이베이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 바깥 전경. 현지 언론들이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시아를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도착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2일 중국은 군사·경제·외교 채널을 통해 온종일 반격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오전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근접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미국이 중국과 대만의 군사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이다.   중국 군함과 미군 항모 타격대의 조우도 우려된다. 대만 중앙통신은 2일 반경 500㎞ 내외의 감시 능력을 지닌 055형 미사일 구축함과 054A형 호위함이 이날 오전 3시경 대만 남동부의 란위(蘭嶼)섬 동남방 45해리(83㎞) 해역에 출현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오후 1시에는 동부 화롄(花蓮)항 외곽 48해리(89㎞) 해역에서 중국 해양측량선 한 척도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항공모함도 출격했다. 지난 7월 31일 1호 항모인 랴오닝(遼寧)함이 칭다오항을 출항했고, 1일에는 2호 항모 산둥(山東)함이 싼야항을 나섰다고 대만 상보(上報)가 2일 보도했다. 대만 인근에는 미 7함대 항모 타격단 레이건함이 필리핀에서 북상 중이며 신형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LHA-7)도 오키나와 근처에 배치된 상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일 낸시 펠로시(왼쪽) 미국 하원의장이 아즈하 아지잔 하룬(오른쪽) 말레이시아 하원 의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해양 실사격 훈련도 추가됐다. 전날 2일 0시부터 6일 24시까지 보하이(渤海) 북부와 하이난(海南) 동부 해역에서 실사격 훈련을 통보했던 중국해사국은 2일 산둥반도 북부의 라이저우만 일대 해역 4곳에서 4일 0시부터 6일 24시까지 실탄 사격을 진행한다며 선박 진입을 금지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경제 보복도 확인됐다. 수출입 통관을 담당하는 중국 해관총서는 이날 대만 기업이 수출하는 식품 58종류 3200여 품목 가운데 65%인 2066개 품목에 ‘수입 잠정 중단’ 조치를 내렸다고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해관총서는 이 기업들이 관련 규정을 위반해 긴급 수입을 중지한다고 밝혔지만, 대만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예상에 따른 보복 조치로 파악하고 있다.    전날에 이어 외교 대변인의 구두 경고도 이어졌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를 겸하는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이날 직접 브리핑에 나서 “펠로시의 여정을 밀접히 관찰하고 있다”며 “미국이 멋대로 행동한다면 중국 측은 결연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경고 수위를 높였다. 전날 미국 의회는 독립된 정부 기구이며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선례가 있다고 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선 “미 하원 의장은 미국 정부의 3인자로 군용기를 타고 대만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절대 비공식 행위가 아니다”며 엄중한 후과를 경고했다. 2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장에서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대하는 발언을 마친 뒤 눈가를 매만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장쥔(張軍) 중국 유엔대표도 1일(현지시간) “펠로시 의장이 만일 대만을 방문하면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에 대한 엄중한 침범”이라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파괴되고, 미·중 관계가 엄중하게 영향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로이터는 2일 오후 펠로시 의장이 타고 온 미군 전용기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이륙했다고 보도했다. 단, 펠로시 의장의 탑승 여부와 목적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전 아시아 순방 두 번째 방문국인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국회를 방문해 아즈하 아지잔 하룬 하원 의장을 예방한 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총리와 업무 오찬을 가졌다. 펠로시 의장의 말레이시아 방문은 수 시간에 불과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2.08.02 19:15

  • TSMC "대만 공격받으면 공장 멈출 것, 그러면 中경제도 혼란"

    TSMC "대만 공격받으면 공장 멈출 것, 그러면 中경제도 혼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여부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공격을 감행할 경우 발생할 경제적 혼란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펠로시 의장은 이르면 2일 밤 대만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대만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낸시 펠로시(왼쪽)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1일 싱가포르 이스타나 대통령궁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대만 영자지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류더인(劉德音) 회장은 1일(현지시간) 미 CNN과 인터뷰를 통해 중국과 대만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경우 발생할 경제적 여파를 경고했다.   이날 류 회장은 “반도체 제조 과정은 미국‧유럽‧일본 등과 실시간 연결에 의존하기 때문에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TSMC의 공장은 멈춰설 것”이라며 “이 경우 TSMC 매출의 약 10%에 해당하는 중국의 경제적 혼란도 불가피하다. 행동에 나서기 전에 이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더인(劉德音) 대만 TSMC 회장. EPA=연합뉴스 그는 이어 “우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 전쟁은 서방과 우크라이나, 러시아 모두가 패배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며 “충돌을 피해 세계 경제의 엔진을 계속 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의 인터뷰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을 놓고 대만 해협의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타이완뉴스는 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WB) 데이터를 통해 추산했을 때,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경제 제재 등의 여파로 2조6100억 달러(약 3409조원)에 달하는 세계 경제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10배에 달하는 경제 규모를 가진 중국에 대한 제재는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면서다.   지난 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 남성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아시아 순방을 다룬 환구시보의 특집 기사를 읽고 있다. 로이터=뉴스1 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10%, 미국과 일본도 각각 약 1.3%와 3.7%의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학자인 할 브랜즈 교수도 최근 블룸버그통신 기고글을 통해 “중국의 무력 침공은 지구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 구역을 군사 갈등 지역으로 만들 것”이라며 “이는 세계 해상 무역의 3분의 1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전했다.   한편 아시아를 순방 중인 펠로시 의장이 2일 밤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해 이튿날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예방할 예정이라고 이날 대만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싱가포르를 출발해 2일 오전 두 번째 순방국인 말레이시아에 도착한 펠로시 의장은 오는 4일에는 한국을 방문해 김진표 국회의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펠로시 대만행'에 왜 긴장? 中 뒤집은 31년전 '천안문 추격전' [박현영의 워싱턴 살롱] 대만·한국 의존 줄이자…미·일, 2나노 반도체 공동개발 펠로시 아시아 순방에…中, 초음속미사일 꺼내며 무력 과시 [글로벌 아이] 반도체의 힘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2022.08.02 15:10

  • 백악관도 못 말린 펠로시…"대만 1박후 내일 차이잉원 회담"

    백악관도 못 말린 펠로시…"대만 1박후 내일 차이잉원 회담"

    대만해협을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1일 SNS에 올린 훈련 동영상의 한 장면이다. 하루만에 2분30초 분량의 영상은 3700만 클릭을 기록했다. [웨이보 캡처] 아시아를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 일행이 2일 밤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해 이튿날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예방한 뒤 대만을 떠날 예정이라고 대만 주요 언론들이 이날 일제히 보도했다.     싱가포르를 거쳐 말레이시아에 방문 중인 펠로시 의장의 대만 도착 시각은 유동적이다. 2일 오후 9시(한국시간 10시)부터 10시 30분 사이에 타이베이 도심의 쑹산(松山) 공항에 착륙해 미국재대만협회(AIT)가 자주 찾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나 샹그릴라 호텔 중 한 곳에서 묵을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오전 8시(한국시간 9시) 차이 총통을 만난 뒤 정오쯤 대만을 떠나 다음 행선지로 이동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아시아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모습. [로이터=뉴스1] 대만 언론에 따르면 올해 1월과 4월에도 대만 방문을 검토했던 펠로시 의장은 지난달 20일 샤오메이친(蕭美琴) 주미 대만 대표처 대표에게 직접 전화로 8월 3일 대만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차관보)이 22일 샤오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직접 펠로시 의장에게 대만 방문시 예상되는 리스크와 중국의 위협 행위를 브리핑했다고 알렸다.    백악관은 이후 연일 펠로시 의장에게 위험을 설명하며 계획 변경을 기대했지만, 의장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코로나19 확진으로 직접 개입이 어려웠던데다 중간선거 등 정치 상황을 감안해 펠로시 의장을 말리지 못했다.   이후 28일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할 것을 강조하며 “불을 가지고 놀면 반드시 불에 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미·중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7월 말 캠벨 차관보는 미군의 대비 계획을 점검하고 대만 측에 전달했다. 대만 민진당 정부는 1996년 중국이 대만해협에 미사일을 발사했던 위기에 버금가는 상황을 예상하고 내부적으로 펠로시 초청을 철회할 것도 한때 검토했다고 친중 성향의 대만 중국시보가 2일 보도했다. 반면 샤오메이친 대표는 초청을 취소하지 않았다며 메시진 전달에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중국시보에 밝혔다.    ━  “#모든 적 매장” 해시태그 2.5억 클릭   중국 군부는 연일 강경 태세다. 대만을 작전지역으로 하는 동부전구는 1일 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공식계정에 “진을 치고 기다리며, 명령 즉시 싸우겠다(嚴陣以待 聽令而戰·엄진이대청령이전)”는 제목의 2분 30여초 분량의 상륙 군사훈련 동영상을 게시했다. 동영상은 2일 정오까지 3700만 뷰를 기록했고, 영상과 함께 올린 “#침범해 오는 모든 적을 매장하겠다”는 검색어 해시태그는 2일 오전 현재 2억5000만 뷰를 클릭할 정도로 중국 네티즌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만일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하게 대응하고 강한 보복 조치로 자신의 주권과 영토를 수호할 것”이라며 “어떤 조치에도 감히 간다면 우리는 눈을 비비며 기다리겠다(拭目以待·식목이대)”고 말했다.   해상 군사 훈련도 예고했다. 중국 칭란(淸瀾)해사국과 다롄(大連)해사국은 1일 각각 통지문을 내고 하이난(海南) 인근 남중국해와 보하이(渤海) 북부 지역에서 2일 0시부터 6일 24시까지 실탄 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을 진행한다며 선박의 진입을 금지했다.    웨이보 인기 검색어에는 대만해협을 마주한 푸젠(福建)의 샤먼항공이 2일 일부 항공편을 조정했으며, 푸젠성군구가 방공 실탄 사격을 시행했다는 등의 각종 위기 징후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중국의 강경한 대응 배경에는 하반기 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해야 하는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고려가 있다. 지난 주 장관급 당정간부 세미나에서 시 주석은 지난 5년간 자신의 업적을 언급하며 “대만해협 평화”를 “홍콩 안정”보다 앞서 언급했다. 이에 대해 홍콩 명보는 2일 시 주석이 미국의 간섭에 단호하게 맞서면서도 대만해협의 안정을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했다.   한편, 대만 연합보는 미국 뉴욕타임스를 인용해 중국 군용기가 펠로시 의장이 탑승한 전용기와 동반 비행할 수는 있지만, 미국과 직접 충돌하지는 않을 것이며, 최대 보복은 펠로시 일행이 대만을 떠난 뒤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2.08.02 13:02

  • 펠로시 아시아 순방에…中, 초음속미사일 꺼내며 무력 과시

    펠로시 아시아 순방에…中, 초음속미사일 꺼내며 무력 과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아시아 순방을 시작한 가운데, 대만 방문 시 강경 대응을 경고한 중국이 본격적인 무력시위에 나섰다. 연일 첨단무기 훈련 장면을 공개하던 중국은 오는 2일부터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예고했다.    극초음속미사일인 둥펑(東風·DF)-17 추정 미사일 발사 장면. [CC-TV 화면 캡처] 중국 해사국은 1일 홈페이지를 통해 2일 0시를 기점으로 6일 자정까지 남중국해 4개 해역과 그 접속수역으로 선박들이 진입하지 말 것을 공지했다. 이 지역에서 군사훈련이 실시될 것이라면서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8일에도 대만 북부 신주현(新竹縣)에서 126㎞ 떨어져 있는 핑탄(平潭)섬 부근 수역 4개 지점에서 군사훈련을 예고하고, 30일 실탄 사격훈련을 했다.      중국은 최근 각종 첨단무기도 공개했다. 지난달 30일 중국중앙방송(CC-TV)은 ‘81초 만에 확인하는 중국군의 역량’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보도했다. 여기엔 중국의 극초음속미사일인 둥펑(東風·DF)-17의 발사 모습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포함됐다.   극초음속 미사일 개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2019년 10월 열병식을 통해 DF-17을 공개했지만, 발사 장면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각형 모양의 극초음속 활공체를 단 DF-17은 최대 속도 마하 5~10, 최대 사거리 1800~2500㎞로 추정되는 중국의 대표적인 극초음속 무기다.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발사차량을 이용한 DF-17은 언제 어디서나 발사할 수 있어 매우 민첩하고, 적들은 발사 전 탐지가 어렵다”며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론 요격이 거의 불가능해 중국 영토 보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매체는 “DF-17은 고정된 목표물 외에도 느리게 움직이는 대상도 공격할 수 있다”며 항공모함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국 첫 075형 강습상륙함 하이난(海南)함의 모습. [CC-TV 캡처]   CC-TV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다른 영상엔 ‘헬리콥터 항공모함’으로 불리는 075형 강습상륙함이 통합 훈련을 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이 상륙함은 즈(直·Z)-20 헬기 등 수십 대의 헬기를 수송할 수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Z-20 헬기와 075형 강습상륙함이 통합 훈련을 한 공식 기록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군사 전문가들은 이 조합이 대만과 같은 섬의 상륙 임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선진커(申進科) 중국 공군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공중급유기 윈유(運油·YU)-20의 훈련을 공개했다. 그는 “젠(殲·J)-16 전투기와 함께 해상에서 공중급유 훈련을 해 실전 대비 수준을 높였다”며 “YU-20 공중급유기는 전투기의 원거리 기동 능력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최근 실전 배치된 055형 구축함 옌안(延安)함이 훈련을 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옌안함은 중국이 보유한 최고 성능의 구축함으로 항공모함을 공격할 수 있는 초음속 대함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아시아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모습. [로이터=뉴스1] 중국의 이런 과시 행보는 건군 95주년 맞은 1일에 맞춰 진행됐다. 관영 매체들은 “대만 해협에서의 충돌이 일어날 경우 중요한 역할을 할 무기들”이라고 전했다.   한편 아시아 순방에 나선 펠로시 의장은 이날 아시아 순방 첫 방문지인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그는 한국‧일본‧말레이시아를 연쇄 방문한다고 발표했지만, 대만 방문 여부에는 함구하고 있다.   관련기사 '펠로시 대만 방문 지지' 폼페이오 "바이든, 한·일에 나쁜 메시지 보내" 대만 방문 함구한 펠로시…중국선 “펠로시 요격해야” 위협까지 시진핑 "대만 건들면 불에 타 죽는다"…바이든에 정면 경고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2022.08.01 18:50

  • 정재호 신임 주중대사 “국익 앞에서 대한민국은 원팀”

    정재호 신임 주중대사 “국익 앞에서 대한민국은 원팀”

    1일 베이징 주중 한국 대사관 강당에서 정재호 14대 주중대사가 취임사를 하고 있다. 신경진 기자 정재호 신임 주중대사는 1일 “국익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은 원팀이고 또 원팀이어야만 한다”며 국익에 기반한 대중국 외교를 강조했다. 이날 베이징 주중대사관 강당에서 열린 제14대 주중대사 취임식에서 정 대사는 “새로이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상호 존중의 정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안보 주권, 민생, 그리고 정체성을 존중하는 관계를 희망한다”고 역설했다.   4분 1600자 분량의 짧은 취임사에서 정 대사는 국익을 강조했다. “지난 몇 년간 국익이란 무엇이며, 국익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 머릿속을 떠난 적이 없다”며 “국민과 대통령님으로부터 부여받은 국익 수호라는 임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사는 또 다른 방점을 ‘안보 주권’에 찍었다. 지난주 중국 외교부가 정례 브리핑에서 “새 관리가 과거의 부채를 묵살할 수 없다(新官不能不理舊賬)”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와 관련한 지난 정부의 정책 계승을 요구한 데 대한 답변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2017년 한국이 ‘사드’ 문제에 내놓은 정중한 태도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며 3불 정책(사드를 추가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참) 계승을 강조했다.   정 대사는 오는 24일 수교 30주년을 염두한 듯 “다가올 미래 30년을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에 대해 제대로 된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이라며 ▷안정적 소통, ▷관계 내실화, ▷상호 인식 개선, ▷충실한 대사관 네 가지를 강조했다.   특히 “소통 채널의 숫자나 빈도보다는 문제가 발생하거나 위기 시에도 닫히지 않고 소통이 가능한 경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거 동북공정, 북한 핵실험 등 양국 관계에 엄중한 현안이 발생해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욕을 내비친 발언이다. 1일 정재호(왼쪽) 신임 주중 대사가 왕민(王敏·오른쪽) 중국 외교부 예빈사(의전실) 부국장에게 신임장 사본을 제정하고 있다.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  中, 北 이용남 대사 이후 신임장 제정 없어   취임식을 마친 정 대사는 이날 오후 왕민(王敏) 중국 외교부 예빈사(의전사) 부사장(부국장)에게 신임장 사본을 제출하고 공식 대사 업무를 시작했다.    정 대사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정식 신임장 제정이 이뤄질 시점도 주목된다.     중국은 지난 2020년 1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해 4월 14일 단 한 차례 신임장 제정식을 가졌다. 특히 지난해 제정식은 북한 이용남 대사가 중국에 도착한 지 56일째 29개국 대사와 함께 이뤄졌다. 정 대사의 신임장 제정이 오는 9월 12일 이전이라면 북한보다 빠른 셈이 된다.   시진핑 주석 취임 후 주중 한국 대사의 신임장 제정은 11대 김장수 대사가 15일로 가장 빨랐다. 10대 권영세 대사가 29일, 13대 장하성 대사가 52일, 12대 노영민 대사는 신임장 제정까지 57일 걸렸다. 시 주석은 권영세, 김장수 대사와 각각 20, 30분씩 별도의 환담을 가졌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2.08.01 17:39

  • 외교부 “베이징 대한제국 공사관 연구 용역…中과 소통할 것”

    외교부 “베이징 대한제국 공사관 연구 용역…中과 소통할 것”

    중국 베이징시의 중심 동교민항 34호의 프랑스 인도차이나 은행 건물 외관이다. 1917년 세워졌다. 청말 미국의 공사관 터였던 이곳의 호텔을 고종이 15만원에 구입해 대한제국의 베이징 공사관으로 사용했다. 신경진 기자 외교부가 1일 20세기 초 중국 베이징에 있었던 대한제국 주청(駐淸) 공사관의 역사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적지 보존을 위해 중국 측과 소통하겠다고 발표했다.    베이징 대한제국 공사관은 1901년 고종이 내탕금(內帑金·황제 통치자금) 15만원으로 미국 주청공사 건물을 구입해 개조를 거친 것으로 1903년 4월 박제순 주청공사가 입주했다.(중앙일보 2021년 7월 26일자 23면 “대등한 외교 상징이던 주중공관…당당한 외교 기억해야”) 베이징 대한제국 공사관과 톈진 공관을 보도한 중앙일보 2021년 7월 26일자 23면 “대등한 외교 상징이던 주중공관...당당한 외교 기억해야” 지면.   외교부는 이날 “주청 대한제국 공사관 위치 고증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연구용역 결과 등을 바탕으로 관계부처·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관련 사적지 보존·관리 방안에 대해 중국 측과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대한제국 주청 공사관의 매입과정, 위치 등을 고증하는 연구용역을 진행하기로 했으며, 이는 공사관 표지석 설립 등 역사복원을 위한 사전 조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다.     대한제국 공사관은 천안문 광장에서 멀지 않은 동교민항(東交民巷) 34호에 자리했다. 현재는 서울경찰청 격인 베이징 공안국의 부속 건물로 베이징 경찰박물관(36호) 옆에 위치한다. 현재 건물은 대한제국 공사관이 헐리고 1917년 프랑스 인도차이나 은행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보관된 ‘주청대한공사관지도(駐淸大韓公使館地圖)’다. 네 개 건물이 자리했다. 전체 부지 면적은 4106.98㎡, 1242.4평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1번 ‘아파트/호텔 뒤 미니스테’ 건물이 고종이 내탕금으로 구입한 베이징 공관이다. 규장각 청구기호 奎26649   베이징 공사관은 1894년 청일전쟁에서 패배한 청과 1897년 세워진 대한제국이 1899년 대등한 외교 조약으로 맺은 ‘한청통상조약’ 2항 상호 외교 관원 파견 규정에 따라 구입·건립됐다. 과거 청의 조공국 가운데 베이징 공사관은 대한제국이 유일했다. 당시 대한제국 공사관 지도(사진)는 현재 서울대 규장각에 전하고 있다. 네 개의 건물이 자리했으며 1번 ‘아파트/호텔 뒤 미니스테’이 공사관으로 쓰였다.   베이징공사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베이징 공사관과 1891년 워싱턴 공사관에 앞선 한국 최초의 근대적 해외 공관은 톈진(天津)시에 존재했다. 1882년 임오군란 뒤 조선이 청과 톈진에서 맺은 불평등 통상조약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의 산물인 ‘톈진 자죽림 공관’이다. 당시 사료에 의하면 국고에서 은 4000냥으로 방 22칸과 복도 4칸으로 된 기와 건물을 구입해 11년간 운영됐지만 현재는 정확한 위치 고증조차 어렵다.     반면 청은 상호주의에 따라 당시 지금의 명동 땅 약 6500평(1만6500㎡)을 2000냥에 샀다. 이 터는 신생국인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3일 중화민국과 수교하면서 대사관 부지가 됐다. 1992년 한·중 수교 과정에서 당시 10억 달러에 달하는 이 부지는 중화인민공화국으로 이양되어 지금에 이른다.   이번 외교부의 베이징 대한제국 공사관 연구 용역에 대해 일각에서는 기대보다 우려의 분위기다. 현안이 산적한 한·중 관계에서 중국에 또 하나의 레버리지(지렛대)를 줄 수 있어서다. 구범진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는 “동교민항 일대는 청말 영국·미국·프랑스·독일 등 열강의 외교 공관 밀집지역으로 한국에게만 이번에 별도의 조치를 해주면 특별한 혜택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지금처럼 중대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선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역사적 사실을 바르게 아는 것과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일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취지다. 관련기사 대등한 한ㆍ중 외교 꿈꿨던 주중 공관…역사로 되살릴 때 됐다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2.08.01 15:26

  • [단독] 中 왕이 후임에 친강·마자오쉬 경합…한국과 의외의 인연

    [단독] 中 왕이 후임에 친강·마자오쉬 경합…한국과 의외의 인연

    지난 2017년 11월 8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번째) 미국 대통령 부부가 중국 국빈방문 첫날 자금성 태화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자금성 황제 의전을 기획한 친강(오른쪽 두번째) 오는 가을 20차 당 대회 대의원으로 선발되면서 차기 외교부장 후보 경합에 나섰다. [중앙포토]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왕이(王毅·69) 중국 외교부장 후임으로 친강(秦剛·56) 주미 대사와 마자오쉬(馬朝旭·59) 외교부 제1부부장이 경합 중이다. 하반기 열리는 중국공산당(중공) 20차 전국대표대회(20대)에 참가할 대표자 명단에 친 대사와 마 부부장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면서다.     그동안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러위청(樂玉成·59) 전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달 중앙선전부 산하 광전총국 부국장으로 밀려나면서 20대 대의원 명단에서 탈락했다. 19대 중앙후보위원의 20대 참가 자격 박탈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마 부부장과 친 대사는 외교부 대변인 선후임 관계다. 하지만 차기 외교수장 레이스에서는 친강이 앞선다는 분석이다. 전임 장관이 모두 주일 대사 혹은 주미 대사를 역임한 선례 때문이다. 지난 1998년부터 역대 외교부장인 탕자쉬안(唐家璇)은 주일, 리자오싱(李肇星) 주미, 양제츠(楊潔篪) 주미, 왕이는 주일 대사를 거쳤다.   친 대사는 한국에도 일찌감치 알려졌다. 지난 2008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첫날 외교부 브리핑장에서 “한·미 동맹은 냉전 시대의 이른바 ‘군사동맹’”이라고 언급하면서다. 당시 친강의 발언은 외교적 결례 논란으로 번졌다.     대사 경력이 없었던 친강은 지난해 7월 주미 대사 임명으로 경력 논란을 잠재웠다. 그 전까지는 영국 대사관 세 차례 근무가 해외 근무의 전부였다. 친강은 신문사(司) 국장과 예빈사(의전사) 국장을 역임하며 지근거리에서 시진핑 주석의 의전을 챙겼다. 지난 2017년 11월 19대 이후 첫 외교 행사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 당시에는 자금성 황제 외교를 주도했다. 코로나 발생 직후인 2020년 2월에는 시 주석의 방일을 위해 비밀리에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다.   베이징의 외교 전문가는 “차기 국무원(정부)이 구성되는 내년 3월이면 친강은 주미 대사 부임 3년 차”라며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임명에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마 부부장과 친 대사의 승부는 오는 10월 20대 폐막 직후 발표될 중앙위원 명단에 누구의 이름이 오르느냐에 달렸다.   지난 19일 밤 당·국가 기관 대표 회의를 보도한 중국중앙방송(CC-TV) 뉴스 화면에 마자오쉬(馬朝旭·59) 외교부 제1부부장이 세 번째 줄에 앉아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CC-TV 캡처] 친강과 경합하는 마자오쉬 부부장은 다자통으로 60년대생 선두 그룹의 대표 주자다. 지난 19일 밤 당·국가 기관 대표회의를 보도한 중국중앙방송(CC-TV) 뉴스 화면에 친강과 달리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986년 싱가포르 방송국이 주최한 제1회 ‘아시아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해 우승을 차지한 달변가다. 호주 대사를 거쳐 2016년부터 제네바 주재 유엔 대표로 2년 근무한 뒤 뉴욕에서 유엔 대표를 역임했다.   지난 19일 선출된 293명의 당·국가 기관 대의원 명단에 현직 외교부 출신은 7명이 이름을 올렸다. 5년 전인 19대의 4명보다 크게 늘었다. 왕이 부장, 치위(齊玉) 외교부 당 서기, 마자오쉬 제1부부장, 친강 주미 대사 외에도 화춘잉(華春瑩·52) 부장조리(차관보)가 19대에 이어 두 번째 대의원에 선발됐다. 차차기 여성 외교부장 하마평이 나온다. 주미 대사관 공사와 피지 대사를 역임한 장핑(張平·60) 현 로스앤젤레스 총영사도 선발됐다.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영어 통역을 전담하는 1981년생 쑨닝(孫寧·41)도 대의원에 선발돼 눈길을 끌었다.   마 부부장의 대변인 선임자였던 류젠차오(劉建超·58) 현 중앙대외연락부장도 당 대표로 선임돼 중앙위원을 노린다. 한국통인 중련부의 천저우(陳洲·56) 부부장도 20대 대의원에 선발됐다. 천 부부장은 김일성대 유학파로 주한 중국대사관 경제상무처 공사를 역임했다.   정치국 위원을 겸하는 양제츠 현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후임에는 류제이(劉結一·65) 현 대만공작판공실 주임이 유력하다. 류 주임은 19대 중앙위원을 역임해 외사위 판공실 주임에 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2.08.0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