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사람들이 만든 의류산업 메카…그 생생한 속살

    촌사람들이 만든 의류산업 메카…그 생생한 속살

    경계를 넘는 공동체 경계를 넘는 공동체 샹뱌오 지음 박우 옮김 글항아리   중국 베이징의 저장촌은 동남부 저장성 출신들이 모여 살면서 이렇게 불리게 된 지역이다. 1980년대 불과 몇 가구로 시작해 10년 만에 거주민이 10만명까지 늘었다. 그 원동력은 의류산업. 대개 원래 옷을 만들던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이곳에 와서 알음알음 방법을 익히는 한편 노점으로 시작해 상점 매대 임대 등으로 판매에 나섰다. 저장촌은 중국 북부·동북부 전역에 중저가 의류를 공급하는 중심지가 되었다. 특히 가죽 재킷이 열풍을 불러일으킨 90년대 초부터는 러시아·동유럽 등 해외 상인들까지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   베이징 저장촌 최초의 의류도매시장이었던 타오위안 시장의 모습. 책 『경계를 넘는 공동체』에 실려 있는 사진이다. [사진 글항아리] 이 책은 베이징대 학생이었던 저자가 1992년부터 6년 동안 이곳에서 보고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쓴 석사논문. 2000년대 해외에도 책으로 출간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 명성은 출판사 의뢰로 번역을 맡은 박우 한성대 교수가 박사 논문을 쓸 때 참고한 책 두 권 중 하나로 이 책을 꼽는 데서도 짐작된다. 저장성 출신이기도 한 저자는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가 되었다. 현재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사회인류학연구소장이다. 그는 2000년대 들어서도 저장촌을 여러 차례 찾았는데 그런 20년의 변화는 서문에 담겨 있다.   저장촌의 본격적 이야기는 두 자매와 그 남편들과 자녀들, ‘라오쓰’라 불리는 고용인들로 구성된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집이 곧 작업장이고, 언뜻 봐서는 사장과 고용인을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옆집에서 부자재를 빌려오거나 심지어 바쁠 때 밥을 얻어오기도 하는데, 당시 농촌에서는 보기 힘든 일이다. 저자는 과연 누가 제일 먼저 저장촌에 온 사람인지에 대한 세 가지 이설을 포함해 저장촌의 형성 과정을 짚고 이후 확장된 모습을 펼쳐나간다.   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공동체가 돌아가는 방식으로 저자는 다양한 관계의 조합인 ‘계’를 주목한다. 두 자매처럼 이곳 사람들에게 가족, 친척, 동향 출신 등 이른바 ‘친우권’의 관계가 중요하리란 건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들끼리만 일을 한 건 아니었다. 사업적 협력관계인 ‘사업권’은 ‘친우권’과 중첩되면서도 다른 영역. 저자는 이런 분리가 지니는 의미와 함께 저장촌에 늦게까지 대기업이 출현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서도 나름의 설명을 들려준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에서 ‘관계’는 ‘너와 나’가 아니라 ‘너의 관계망’과 ‘나의 관계망’ 사이의 일이다. 우리말 번역은 ‘관계’를 중국의 특수한 현상으로 보지 않는 이 책의 관점을 따라 굳이 ‘꽌시’로 옮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책에는 관계가 작동하는 생생한 양상이 여러 구체적 사례를 통해 풍부하게 전해진다. 사업상의 거래나 분쟁은 물론 강도 같은 범죄 피해나 싸움에 대처하는 방식 등도 포함해서다. 저장촌에는 저자가 ‘거물’이라고 부르는 영향력 큰 인물도, 몰려다니며 나쁜 짓을 하는 젊은이들의 ‘패거리’도 등장한다.   특히 저장촌 의류산업의 면면과 맞물리는 생활상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오늘 주문을 받으면 밤새워 완성하는 빠른 속도는 기본이었던 듯싶다. 해외 상인이 요구하는 추가 물량을 동네를 돌며 불과 몇 시간 만에 마련하는 모습도 나온다. 저장성과 말이 달라 의사소통부터 불편한 베이징의 공식 의료기관 대신 진료소나 유치원도 생겨난다. 저장성에서 만들어온 짠지와 간장·식초를 포함해 식재료를 파는 시장은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한데 물가가 비싸 베이징 사람들은 여기서 장을 보지 않았다고 한다. 기차표와 비행기표가 동나는 춘절 직전에도 저장촌에서는 표를 구할 수가 있었다. 전세기를 준비해 웃돈을 받고 표를 파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저장촌은 화려한 미용실 앞에 쓰레기더미가 쌓여있는 곳이기도 했다. 1995년에는 중앙 정부와 베이징 시에서 대규모 철거작업에 돌입한다. 저장촌 사람 중에는 베이징 바깥 지역에 새로운 저장촌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벌어진다. 한데 저자의 예상과 달리, 당국의 대응은 이내 느슨해졌고 철거 지역은 놀랍게도 불과 몇 달 만에 재건된다.   중국의 여러 제도를 비롯해 이 책에는 속속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대목도 적지 않지만, 그럼에도 읽고 있노라면 흔히 ‘개혁개방’으로 뭉뚱그려 부르는 시기의 생생한 속살을 보는 듯하다. 저자는 저장촌 같은 곳이 생겨난 계기를 문화혁명에서 찾는다. 혼란기에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고향 바깥에서 돈벌이를 도모하기 시작한 흐름은 저장촌 초기 이주민들의 이력에도 드러난다. 저자가 전하는 저장촌은 상대적으로 자율적이고 독립적이면서 동시에 해외 상인들과 거래할 만큼 개방적이었다. 그는 ‘경계를 넘는 공동체’라고 표현한다. “사회의 모든 부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면서 정해진 총체적 사회 질서의 외부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2024.02.24 00:01

  • 촌사람들이 만든 베이징 의류산업 메카....그 생생한 속살과 역사[BOOK]

    촌사람들이 만든 베이징 의류산업 메카....그 생생한 속살과 역사[BOOK]

    책표지 경계를 넘는 공동체 샹뱌오 지음  박우 옮김 글항아리                중국 베이징의 저장촌은 동남부 저장성 출신들이 모여 살면서 이렇게 불리게 된 지역이다. 1980년대 불과 몇 가구로 시작해 10년 만에 거주민이 10만명까지 늘었다. 그 원동력은 의류산업. 대개 원래 옷을 만들던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이곳에 와서 알음알음 방법을 익히는 한편 노점으로 시작해 상점 매대 임대 등으로 판매에 나섰다. 저장촌은 중국 북부·동북부 전역에 중저가 의류를 공급하는 중심지가 되었다. 특히 가죽 재킷이 열풍을 불러일으킨 90년대 초부터는 러시아·동유럽 등 해외 상인들까지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     1990년대 중국 베이징의 저장촌 중심 거리 모습. . [사진 글항아리]   이 책은 베이징대 학생이었던 저자가 1992년부터 6년 동안 이곳에서 보고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쓴 석사논문. 2000년대 해외에도 책으로 출간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 명성은 출판사 의뢰로 번역을 맡은 박우 한성대 교수가 박사 논문을 쓸 때 참고한 책 두 권 중 하나로 이 책을 꼽는 데서도 짐작된다. 저장성 출신이기도 한 저자는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가 되었다. 현재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사회인류학연구소장이다. 그는 2000년대 들어서도 저장촌을 여러 차례 찾았는데 그런 20년의 변화는 서문에 담겨 있다.    저장촌의 본격적 이야기는 두 자매와 그 남편들과 자녀들, '라오쓰'라 불리는 고용인들로 구성된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집이 곧 작업장이고, 언뜻 봐서는 사장과 고용인을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옆집에서 부자재를 빌려오거나 심지어 바쁠 때 밥을 얻어오기도 하는데, 당시 농촌에서는 보기 힘든 일이다. 저자는 과연 누가 제일 먼저 저장촌에 온 사람인지에 대한 세 가지 이설을 포함해 저장촌의 형성 과정을 짚고 이후 확장된 모습을 펼쳐나간다.     삼륜차는 저장촌의 가내공방에서 생산한 옷을 인근 시장으로 운반했다. [사진 글항아리]   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공동체가 돌아가는 방식으로 저자는 다양한 관계의 조합인 '계'를 주목한다. 두 자매처럼 이곳 사람들에게 가족, 친척, 동향 출신 등 이른바 '친우권'의 관계가 중요하리란 건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들끼리만 일을 한 건 아니었다. 사업적 협력관계인 '사업권'은 '친우권'과 중첩되면서도 다른 영역. 저자는 이런 분리가 지니는 의미와 함께 저장촌에 늦게까지 대기업이 출현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서도 나름의 설명을 들려준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에서 '관계'는 '너와 나'가 아니라 '너의 관계망'과 '나의 관계망' 사이의 일이다. 우리말 번역은 '관계'를 중국의 특수한 현상으로 보지 않는 이 책의 관점을 따라 굳이 '꽌시'로 옮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책에는 관계가 작동하는 생생한 양상이 여러 구체적 사례를 통해 풍부하게 전해진다. 사업상의 거래나 분쟁은 물론 강도 같은 범죄 피해나 싸움에 대처하는 방식 등도 포함해서다. 저장촌에는 저자가 '거물'이라고 부르는 영향력 큰 인물도, 몰려다니며 나쁜 짓을 하는 젊은이들의 '패거리'도 등장한다.      베이징 저장촌 최초의 의류도매시장이었던 타오위안시장. [사진 글항아리]   특히 저장촌 의류산업의 면면과 맞물리는 생활상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오늘 주문을 받으면 밤새워 완성하는 빠른 속도는 기본이었던 듯싶다. 해외 상인이 요구하는 추가 물량을 동네를 돌며 불과 몇 시간 만에 마련하는 모습도 나온다. 저장성과 말이 달라 의사소통부터 불편한 베이징의 공식 의료기관 대신 진료소나 유치원도 생겨난다. 저장성에서 만들어온 짠지와 간장·식초를 포함해 식재료를 파는 시장은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한데 물가가 비싸 베이징 사람들은 여기서 장을 보지 않았다고 한다. 기차표와 비행기표가 동나는 춘절 직전에도 저장촌에서는 표를 구할 수가 있었다. 전세기를 준비해 웃돈을 받고 표를 파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저장촌은 화려한 미용실 앞에 쓰레기더미가 쌓여있는 곳이기도 했다. 1995년에는 중앙 정부와 베이징 시에서 대규모 철거작업에 돌입한다. 저장촌 사람 중에는 베이징 바깥 지역에 새로운 저장촌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벌어진다. 한데 저자의 예상과 달리, 당국의 대응은 이내 느슨해졌고 철거 지역은 놀랍게도 불과 몇 달 만에 재건된다.     중국의 여러 제도를 비롯해 이 책에는 속속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대목도 적지 않지만, 그럼에도 읽고 있노라면 흔히 '개혁개방'으로 뭉뚱그려 부르는 시기의 생생한 속살을 보는 듯하다. 저자는 저장촌 같은 곳이 생겨난 계기를 문화혁명에서 찾는다. 혼란기에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고향 바깥에서 돈벌이를 도모하기 시작한 흐름은 저장촌 초기 이주민들의 이력에도 드러난다. 저자가 전하는 저장촌은 상대적으로 자율적이고 독립적이면서 동시에 해외 상인들과 거래할 만큼 개방적이었다. 그는 '경계를 넘는 공동체'라고 표현한다. "사회의 모든 부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면서 정해진 총체적 사회 질서의 외부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2024.02.23 17:15

  • 지피지기 백전불태 신랄한 전략 제시

    지피지기 백전불태 신랄한 전략 제시

    거꾸로 된 세계 거꾸로 된 세계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 지음 강익현·김병규·김진호 옮김 박영사   우선 책의 구성이 눈길을 끈다. 크게 세 파트로 고대 중국의 병법서 『손자(孫子)』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 “적을 알고(知彼) 나를 알면(知己)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百戰不殆)”에 따라 내용을 나눴다. 올해 83세의 저자가 레이건 정부에서 시작해 아버지 부시와 클린턴·오바마 정권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 간 대중 업무에 종사한 미 외교관 출신임을 고려하면 ‘적’은 중국, ‘나’는 미국이다. 즉 미국의 대중 필승 전략을 설파한 것이다.   제1 파트 ‘적을 알라’에서 저자는 중국 공산당으로 대표되는 권위주의 세력이 점진적 강압을 통해 자유세계를 천천히 해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은 전쟁이 아닌 기술과 같은 핵심 분야에서의 우월한 힘 장악을 통해 중국 주도의 질서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어지는 제2 파트 ‘나를 알면’에선 저자 특유의 신랄한 화법이 번득인다.   닉슨 전 미 대통령은 생전 인터뷰에서 중국을 가리켜 “우리가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저자는 미국에서 누가 이 ‘프랑켄슈타인 만들기’에 나섰나 문제를 따진다. 지난해 타계한 키신저 박사가 첫손가락으로 꼽힌다. 저자는 ‘중국의 고대 문명에 사로잡혀 이상해진’ 키신저가 중국에 양보를 거듭했다고 꼬집는다. 주한 미군 감축을 약속하는가 하면 닉슨에게 마오쩌둥을 황제처럼 대하라고 조언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1989년 천안문 사태 때 중국의 책임을 묻긴 고사하고 중국 지도자 비판 자제에 애를 썼다. 결국 키신저 협회처럼 베이징에 있는 친구 몇 명을 소개해 주고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는 새로운 매판 계급이 미국에 생겨났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중국을 어떻게 상대할 건가? 제3 파트 ‘백전불태’에서 저자는 먼저 상호주의를 강조한다. 뉴욕타임스가 중국에서 배포될 수 없는데 왜 차이나데일리는 미국에서 유통되나?   공급망 전환도 필요하다.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유지는 위험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저자는 또 미 상장기업과 같은 수준의 감사를 받지 않은 미 거래소 상장 중국 기업은 모두 상장 폐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중국 공산당은 절대 권력을 추구하는 레닌주의 정당으로 항상 투쟁을 앞세운다는 점을 잊지 말자는 말과 함께 말이다. 유상철 중국연구소장 겸 차이나랩 대표 you.sangchul@joongang.co.kr

    2024.01.13 00:05

  • 누가 중국이라는 프랑켄슈타인 만들었나...미국 백전불태 전략[BOOK]

    누가 중국이라는 프랑켄슈타인 만들었나...미국 백전불태 전략[BOOK]

    책표지 거꾸로 된 세계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 지음 강익현·김병규·김진호 옮김 박영사           우선 책의 구성이 눈길을 끈다. 크게 세 파트로 고대 중국의 병법서 『손자(孫子)』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 “적을 알고(知彼) 나를 알면(知己)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百戰不殆)”에 따라 내용을 나눴다. 올해 83세의 저자가 레이건 정부에서 시작해 아버지 부시와 클린턴·오바마 정권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 간 대중 업무에 종사한 미 외교관 출신임을 고려하면 '적'은 중국, '나'는 미국이다. 즉 미국의 대중 필승 전략을 설파한 것이다.   제1 파트 ‘적을 알라’에서 저자는 중국 공산당으로 대표되는 권위주의 세력이 점진적 강압을 통해 자유세계를 천천히 해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은 전쟁이 아닌 기술과 같은 핵심 분야에서의 우월한 힘 장악을 통해 중국 주도의 질서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어지는 제2 파트 ‘나를 알면’에선 저자 특유의 신랄한 화법이 번득인다.     닉슨 전 미 대통령은 생전 인터뷰에서 중국을 가리켜 “우리가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저자는 미국에서 누가 이 ‘프랑켄슈타인 만들기’에 나섰나 문제를 따진다. 지난해 타계한 키신저 박사가 첫손가락으로 꼽힌다. 저자는 ‘중국의 고대 문명에 사로잡혀 이상해진’ 키신저가 중국에 양보를 거듭했다고 꼬집는다. 주한 미군 감축을 약속하는가 하면 닉슨에게 마오쩌둥을 황제처럼 대하라고 조언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1989년 천안문 사태 때 중국의 책임을 묻긴 고사하고 중국 지도자 비판 자제에 애를 썼다. 결국 키신저 협회처럼 베이징에 있는 친구 몇 명을 소개해 주고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는 새로운 매판 계급이 미국에 생겨났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중국을 어떻게 상대할 건가? 제3 파트 ‘백전불태’에서 저자는 먼저 상호주의를 강조한다. 뉴욕타임스가 중국에서 배포될 수 없는데 왜 차이나데일리는 미국에서 유통되나?     공급망 전환도 필요하다.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유지는 위험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저자는 또 미 상장기업과 같은 수준의 감사를 받지 않은 미 거래소 상장 중국 기업은 모두 상장 폐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중국 공산당은 절대 권력을 추구하는 레닌주의 정당으로 항상 투쟁을 앞세운다는 점을 잊지 말자는 말과 함께 말이다.   유상철 중국연구소장 겸 차이나랩 대표 you.sangchul@joongang.co.kr

    2024.01.12 14:00

  • 구자억 서경대 혁신부총장, 저서 ‘새로운 중국교육사’ 출간

    구자억 서경대 혁신부총장, 저서 ‘새로운 중국교육사’ 출간

    서경대 혁신부총장인 구자억 교수가 최근 저서 ‘새로운 중국교육사’를 펴냈다.   신정에서 출판된 이 책은 중국교육 발전의 역사를 중국역사의 연대기에 따라 고찰한 책이다. 사실 우리는 중국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또 삼국지 등 중국역사를 다룬 책들을 읽음으로써 중국을 이해한다. 그러나, 우리가 이해해 온 중국역사를 기원전부터 생각하기 시작하면 새로운 느낌을 가지게 된다. 우선 중국이 오래전부터 문명이 발전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선진적인 제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청말에 이르러 글로벌 사회발전 상황에 적극 대응하지 못한 결과 약 100년간 잠자는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게 된다. 유구한 중국의 역사 속에서 교육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었을까?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교육을 통해 당시의 정치, 사회의 모습을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의 특징은 중국역사 만큼이나 오래된 중국교육의 발전과정을 중국정치 및 사회체제와의 관련 속에서 분석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교육은 탄생 초기부터 귀족 자제 중심으로 문호가 열려 있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서민에게 까지 문호가 넓어지기는 했지만 교육은 전적으로 통치계급의 통치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교육을 활용한 측면이 강했다. 또 정치적 측면에서도 교육은 통치세력의 권력을 유지하는데 활용되었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중국은 통치체제를 유지하는데 교육이 활용되고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자료와 관점을 통해 이런 사실을 분석,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18개 장으로 나눠 중국교육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룬 핵심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원시사회와 하, 상, 서주시대는 노예사회로서 중국교육의 발아기에 해당한다. 당연히 이 시기의 교육은 초기단계 교육의 모습을 띠고 있다. 둘째, 춘추전국 시기는 백가쟁명의 시기이자 한편으론 사학이 융성한 시기였다. 중국사회가 노예사회에서 봉건사회로 변모했으며, 교육도 큰 변혁을 맞이했다. 셋째, 진한 때에는 중국통일 속에서 봉건교육이 제도화된 시기이다. 진시기에는 분서굉유로 사상의 속박이 있었고, 한 시기에 들어와 유학으로 사상을 통일하면서 유학이 중국봉건교육의 중심이 된 시기이다. 넷째, 위진남북조 시기의 교육은 관학의 흥과 폐가 반복되고, 전문교육의 발전이 두드러졌다. 다섯째, 수당 시기는 중국발전역사에서 보면 전성기에 해당한다. 당연히 사상적 다양성과 함께 봉건교육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때였다. 여섯째, 송대는 5대 10국의 할거시대의 “무”를 중시하던 것을 “문치”를 강조하는 것으로 바꾼 시기이다. 과거를 중시하고, 사인(士人)을 중용했으며, 흥학운동과 학교의 설립이 이루어졌다. 또 유불도를 모두 중시하였다. 일곱째, 요, 금, 원 시기는 “한화(漢化)”정책과 민족교육을 동시에 추진한 듀얼 교육시스템 시기였다. 여덟째, 명 시기의 교육은 과거를 중시하여 학교가 과거에 종속된 시기였다. 명 시기는 정주이학과 심학이 사상적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고, 교육내용도 이에 예속되어 있었다. 아홉째, 여진족 누르하치가 후금을 건립하였고, 20년 후 국호를 청으로 바꾸었다.     청대 교육은 만주족(원래는 여진족)이 세운 국가답게 요, 금, 원 시기와 마찬가지로, 기존 명 시기 교육을 이어받되, 만주족의 인재를 양성하는 듀얼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청 시기 교육은 봉건교육과 동시에 근대교육이 발아한 시대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열 번째, 1840년의 아편전쟁 이후 중국의 교육은 점점 반식민지, 반봉건 교육으로 바뀌었다. 중국이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 있던 시기였다. 이에 맞추어 국가자강을 도모하려는 사조가 나타났는데, 그것은 바로 양무교육, 유신교육 사조이다. 열한 번째, 신해혁명에서 중화민국까지의 시기는 중국사회와 중국교육이 근대화로 첫발을 내디딘 시기이다. 또 봉건군주전제제도와 봉건교육제도가 막을 내린 시기이기도 하다. 열두 번째,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이후 중국에 공산정권이 도입된 시기이다. 교육도 이에 맞춰 공산주의, 사회주의 인재양성으로 변화를 도모한 시기이다. 1980년대 이후에는 개혁개방과 시장경제 도입, 중국식 사회주의 도입 등을 통해 중국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시기이다. 다만, 중국역사의 발전과정에서 중국교육은 여전히 통치계급의 권력유지의 도구로 활용되는 측면이 강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구자억 교수는 “중국의 역사를 안다는 것은 중국이 어떤 형태로 생존해 왔고, 어떤 역사적 진실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특히 이런 역사적 맥락 속에서 중국교육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중국의 흥망성쇠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이웃인 중국에 대한 심층적 이해는 한국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특히 중국교육이 역사적으로 집권세력의 이념에 부합하는 역할을 해왔고, 현재도 그러하다는 점은 우리가 새겨둘 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자억 교수는 베이징사범대학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서경대 혁신부총장, 한국대학컨설팅협회장, 한국창업교육학회장으로 있다. 극동대 혁신부총장 및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또, 경기도 민선교육감 인수위원회 재정분과위원장,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대학설립심사위원 등 중앙이나 시도교육청 등에서 다양한 자문활동을 해왔다. 구자억 교수는 (사)한중교육교류협회장 등을 맡아 한중교육 교류를 통한 한중 우호협력을 추진해 왔으며 대학컨설팅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2024.01.10 18:28

  • 오늘의 중국 읽는 키워드는 그 이름

    오늘의 중국 읽는 키워드는 그 이름

    시진핑 탐구 시진핑 탐구 유상철 지음 리사   1966년. 중국은 문혁의 광풍에 휩쓸리고 있었다. 당시 13세였던 시진핑(習近平)은 반혁명 분자로 몰려 광장에 끌려 나와야 했다. ‘때려잡자 시진핑!’ 미성년인 그에게 군중의 함성이 꽂혔다. 그중에는 엄마의 목소리도 있었다.   시진핑은 야음을 틈타 집으로 도망쳤다. ‘엄마 배고파….’ 그러나 엄마는 허기에 지친 아들을 외면하고 상부에 신고하러 가야 했다. 다른 가족마저 반혁명 분자로 몰려 자칫 목숨을 잃을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권력에 대한 집착은 그렇게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이 책의 저자 유상철은 말한다.   오늘 중국을 읽는 핵심 키워드는 딱 3글자, ‘시·진·핑’이다. 그는 공산당의 ‘핵심’이요, 인민의 ‘영수’이자, 만물의 ‘존엄’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치와 경제, 대외 정책이 그의 사고와 성향에 좌우된다.   지난 30여 년 취재 현장에서 중국을 관찰해온 저자는 시진핑 시대의 중국을 이렇게 요약한다.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는 계급투쟁이,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에는 경제 건설이 우선이었다. 시진핑 시대는 ‘정치 정확’이 중심이다.” 공산당을 지킬 수 있느냐, 장기 집권에 도움이 되느냐가 시진핑 국정의 근거라는 얘기다.   저자는 시진핑의 머릿속에 냉철한 권력욕, 전통 중시, 혁명 2세의 우월감, 투쟁 본능, 현실주의, 집단주의 등 6개 DNA가 살아있다고 본다. 이들 속성이 ‘중국몽(中國夢)’을 낳았고, 패권 도전으로 이어져 세계 질서를 흔들고 있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는 말도 같은 발상이다. 시진핑을 연구해야 할 현실적 이유다.   저자는 시 주석 집권이 최소한 20년은 갈 것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10년 안에는 후계자가 등장할 수 없는 정치 구도가 이미 형성했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사실상 종신 권력을 행사한 마오쩌둥, 덩샤오핑을 꿈꾸고 있다.   이 책은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에 실린 내용을 정리해 엮었다. 저널리스트의 글이라 편하게 읽히고, 풍부한 사례가 흥미를 더해준다. 한우덕 차이나랩 선임 기자 han.woody@joongang.co.kr

    2023.10.21 00:01

  • 자유의 도시에서 금기의 도시로

    자유의 도시에서 금기의 도시로

    사라진 홍콩 사라진 홍콩 류영하 지음 산지니   이달 초 배우 저우룬파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1980년대 그가 나온 영화 속 홍콩은 세련된 문명과 거침없는 욕망, 무엇보다 자유가 가득한 도시였다. 당대 한국에 부족했던 것들이다. 동·서양의 접점이지만, 어느 쪽도 강요하지 않고 선택의 자유가 있는 매력적인 ‘제3 공간’. 이런 홍콩의 정체성은 지금도 그대로일까. 그랬다면 저우룬파의 “한국영화는 창작의 자유가 높다”는 발언이 화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의 부제는 「우리가 ‘홍콩’이라 불렀던 것들의 시작과 끝에 대하여」. 중국어학 교수로 30년 넘게 홍콩을 연구해 온 저자는 한적한 어촌이 아편전쟁 이후 지금까지 어떻게 정체성을 형성·변화해 왔는지 정리했다. 중국 대륙의 정치적 격변과 ‘64 천안문민주화운동’을 목격하며 1970~80년대 형성된 ‘우리가 알던’ 홍콩의 정체성이, 주권 반환 이후 희미해지다가 2020년 홍콩보안법과 함께 사라지는 과정이 흥미롭다. 저자에 따르면 이제 홍콩은 ‘홍콩의 정체성’을 논하는 것조차 금기가 된 도시다.   저자는 다만 이를 완전한 끝보다는 역사의 흐름 속에 새 홍콩이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방대한 자료와 다양한 분석방법, 무엇보다 홍콩·홍콩인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진하게 느껴진다. 이승녕 기자 lee.francis@joongang.co.kr

    2023.10.21 00:01

  • '반혁명분자' 13세 소년이 국가주석으로..."시진핑 집권, 앞으로 10년 더 간다"[BOOK]

    '반혁명분자' 13세 소년이 국가주석으로..."시진핑 집권, 앞으로 10년 더 간다"[BOOK]

    책표지 시진핑 탐구 유상철 지음 리사           1966년. 중국은 문혁의 광풍에 휩쓸리고 있었다. 당시 13세였던 시진핑(習近平)은 반혁명 분자로 몰려 광장에 끌려 나와야 했다. '때려잡자 시진핑!' 미성년인 그에게 군중의 함성이 꽂혔다. 그중에는 엄마의 목소리도 있었다.    시진핑은 야음을 틈타 집으로 도망쳤다. '엄마 배고파….' 그러나 엄마는 허기에 지친 아들을 외면하고 상부에 신고하러 가야 했다. 다른 가족마저 반혁명 분자로 몰려 자칫 목숨을 잃을까 걱정한 때문이다. 시진핑의 권력에 대한 집착은 그렇게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이 책의 저자 유상철은 말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4주년 기념 만찬에서 연설한 후 건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오늘 중국을 읽는 핵심 키워드는 딱 3글자, '시∙진∙핑'이다. 그는 공산당의 '핵심'이요, 인민의 '영수'이자, 만물의 '존엄'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치와 경제, 대외 정책이 그의 사고와 성향에 좌우된다.   지난 30여 년 취재 현장에서 중국을 관찰해온 저자는 시진핑 시대의 중국을 이렇게 요약한다.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는 계급투쟁이,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에는 경제 건설이 우선이었다. 시진핑 시대는 '정치 정확'이 중심이다." 공산당을 지킬 수 있느냐, 장기 집권에 도움이 되느냐가 시진핑 국정의 근거라는 얘기다.   저자는 시진핑의 머릿속에 냉철한 권력욕, 전통 중시, 혁명 2세의 우월감, 투쟁 본능, 현실주의, 집단주의 등 6개 DNA가 살아있다고 본다. 이들 속성이 '중국몽(中國夢)’을 낳았고, 패권 도전으로 이어져 세계 질서를 흔들고 있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는 말도 같은 발상이다. 시진핑을 연구해야 할 현실적 이유다.   저자는 시 주석 집권이 최소한 20년은 갈 것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10년 안에는 후계자가 등장할 수 없는 정치 구도가 이미 형성했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사실상 종신 권력을 행사한 마오쩌둥, 덩샤오핑을 꿈꾸고 있다.   이 책은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에 실린 내용을 정리해 엮었다. 저널리스트의 글이라 편하게 읽히고, 풍부한 사례가 흥미를 더해준다.

    2023.10.20 14:00

  • 홍콩영화 속 욕망과 자유 넘치던 도시, 이제는 그 '정체성'도 금기[BOOK]

    홍콩영화 속 욕망과 자유 넘치던 도시, 이제는 그 '정체성'도 금기[BOOK]

    책표지 사라진 홍콩 류영하 지음 산지니              이달 초 배우 저우룬파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1980년대 그가 나온 영화 속 홍콩은 세련된 문명과 거침없는 욕망, 무엇보다 자유가 가득한 도시였다. 당대 한국에 부족했던 것들이다. 동·서양의 접점이지만, 어느 쪽도 강요하지 않고 선택의 자유가 있는 매력적인 '제3 공간'. 이런 홍콩의 정체성은 지금도 그대로일까. 그랬다면 저우룬파의 “한국영화는 창작의 자유가 높다"는 발언이 화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올해 7월 홍콩의 거리 모습. 홍콩 출신으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며 전 세계에 쿵푸 열풍을 일으켰던 스타이자 올해로 별세 50주년의 맞는 이소룡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AFP=연합뉴스, Bertha WANG / AFP]   이 책의 부제는 「우리가 '홍콩'이라 불렀던 것들의 시작과 끝에 대하여」. 중국어학 교수로 30년 넘게 홍콩을 연구해 온 저자는 한적한 어촌이 아편전쟁 이후 지금까지 어떻게 정체성을 형성·변화해 왔는지 정리했다. 중국 대륙의 정치적 격변과 '64 천안문민주화운동'을 목격하며 1970~80년대 형성된 '우리가 알던' 홍콩의 정체성이, 주권 반환 이후 희미해지다가 2020년 홍콩보안법과 함께 사라지는 과정이 흥미롭다. 저자에 따르면 이제 홍콩은 '홍콩의 정체성'을 논하는 것조차 금기가 된 도시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홍콩 배우 저우룬파(주윤발)가 개막 이튿날인 5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 무대에서 객석의 취재진과 함께 '셀카'를 찍었다. 부산=나원정 기자   저자는 다만 이를 완전한 끝보다는 역사의 흐름 속에 새 홍콩이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방대한 자료와 다양한 분석방법, 무엇보다 홍콩·홍콩인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진하게 느껴진다.  

    2023.10.20 14:00

  • 근현대사 우려낸 맛, 세계화·현지화 추적기

    근현대사 우려낸 맛, 세계화·현지화 추적기

    중국요리의 세계사 중국요리의 세계사 이와마 가즈히로 지음 최연희·정이찬 옮김 따비   오늘날 요리는 각 나라를 상징하는 문화로서 살아 숨쉬고 있다. 일본 게이오기주쿠(慶應義塾)대 문학부 교수인 지은이는 세계화된 여러 음식문화의 대부분이 국민국가가 건설되던 근·현대에 국가권력·국민정체성·국제교류 등 다양한 문화요소가 작용하면서 형성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퍼진 중국요리가 어떻게 화인(華人·화교) 사회를 바탕으로 세계화됐는지를 방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파고든다.   지은이에 따르면 중국요리는 다면체다. 중국 본토와 홍콩·대만·싱가포르의 해석이 각기 다르다. 싱가포르는 1990년대, 대만은 2010년대에 각각 해외에서 별도의 음식축제를 열기 시작했다. 이처럼 특색 요리를 앞세워 중국과 다른 문화가 있음을 알리는 것은 효과적인 공공외교이자 정체성외교다.   1972년 닉슨 미 대통령이 중국에서 저우언라이 총리와 마오타이주로 건배하는 모습. [사진 따비] 중국요리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다문화주의가 확산하고 이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서구 각국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1966년 미국으로 이주한 화인 앤드루 청(程正昌)은 미국인 입맛에 맞고 오리엔탈리즘과 이국취미를 만족시키는 현대적 중국요리를 개발했다. 그가 창업한 패스트푸드 중국요리점 판다 익스프레스는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으로 체인을 확대했다.   호주에선 중국식 어묵·새우·튀긴두부·닭고기에 싱가포르 등 동남아에서 즐겨 먹는 코코넛 밀크를 넣고 태국식 커리와 함께 끓인 싱가포르계 문화혼합 요리 커리락사가 인기를 끌었다. 호주가 추구하는 다인종사회를 상징하는 국민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1965년 독립 뒤 화인·말레이계·인도계 등을 단일 국민·문화로 묶을 필요가 있던 싱가포르는 음식문화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화인 남성과 현지 말레이계 여성 사이에 태어난 ‘프라나칸’이 양쪽 문화를 녹여 개발한 ‘뇨냐 요리’를 국가대표 요리로 내세웠다.   일본 제국주의는 1931~32년 만주사변 이후 세운 괴뢰국 만주국의 요리를 일본 문화의 일부로 편입하려고 시도했다. 1910년대 베이징 주재 일본 기자가 만주 양고기구이를 ‘칭기즈칸’으로 명명했는데, 1933년 도쿄에서 열린 만주국 건국 1주년 기념 만찬의 주요리가 됐다. 지금도 일본의 인기 요리다.   지은이는 일본의 야키교자(군만두)가 만주요리에서 비롯했으며, 교자는 중국어 자오쯔(餃子)의 만주방언이라고 설명한다. 일제침략기 조선요리는 식민지의 민족주의를 상징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한다.   베트남의 퍼(쌀국수)와 태국의 팟타이(볶음면)는 중국의 면 요리를 개량한 것으로, 국민음식이 된 것은 물론 전 세계로 퍼졌다. 팟타이는 20세기 들어 고조된 화인 배척과 태국 내셔널리즘의 산물이라는 게 지은이의 평가다. 쌀가루 반죽에 다짐육과 목이버섯 등을 넣고 말아서 만드는 베트남 춘권 바인꾸온(餠卷)은 인기가 높아 중화권으로 유입되면서 홍콩의 유명 요리인 청판(腸粉)이 됐다.   한반도에서 중국음식 하면 짜장면을 빼놓을 수 없다. 인천항 중국인 노동자의 요리로 출발했지만 1936년 신문에 “우동 먹고 짜장면 먹고 식은 벤또 먹어가며 그대들을 가르쳤느니라”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조선인에게도 퍼졌다. 1948년 화인 왕송산(王鬆山)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사자표춘장을 출시하면서 짜장면은 한국인에게 폭넓은 인기를 끌게 됐다. 이제는 한국 100대 문화상징의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해외로도 퍼지고 있다.   지은이는 제2차 세계대전 뒤 미국의 원조 밀가루는 한국에서 짜장면, 일본에서 라면, 대만에선 우육탕면이 국민음식이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지적한다. 음식문화가 인적·물적 교류, 정체성, 산업화 등 다양한 요인이 어우러져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풍부한 내용과 꼼꼼한 확인 작업이 압권이다.   채인택 전 중앙일보 전문기자 tzschaeit@gmail.com

    2023.10.14 00:01

  • "국민음식 된 짜장면·라면·우육탕면…원조 밀가루가 계기였다" [BOOK]

    "국민음식 된 짜장면·라면·우육탕면…원조 밀가루가 계기였다" [BOOK]

    책표지 중국요리의 세계사 이와마 가즈히로 지음 최연희·정이찬 옮김 따비               오늘날 요리는 각 나라를 상징하는 문화로서 살아 숨쉬고 있다. 일본 게이오기주쿠(慶應義塾)대 문학부 교수인 지은이는 세계화된 여러 음식문화의 대부분이 국민국가가 건설되던 근‧현대에 국가권력‧국민정체성‧국제교류 등 다양한 문화요소가 작용하면서 형성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퍼진 중국요리가 어떻게 화인(華人‧화교) 사회를 바탕으로 세계화됐는지를 방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파고든다.   1972년 중국을 방문한 닉슨 미국 대통령을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가 마오타이주로 접대하는 모습. [사진 따비]     지은이에 따르면 중국요리는 다면체다. 중국 본토와 홍콩‧대만‧싱가포르의 해석이 각기 다르다. 싱가포르는 1990년대, 대만은 2010년대에 각각 해외에서 별도의 음식축제를 열기 시작했다. 이처럼 특색 요리를 앞세워 중국과 다른 문화가 있음을 알리는 것은 효과적인 공공외교이자 정체성외교다.     중국요리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다문화주의가 확산하고 이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서구 각국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1966년 미국으로 이주한 화인 앤드루 청(程正昌)은 미국인 입맛에 맞고 오리엔탈리즘과 이국취미를 만족시키는 현대적 중국요리를 개발했다. 그가 창업한 패스트푸드 중국요리점 판다 익스프레스는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으로 체인을 확대했다.     미국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촙수이'. 촙수이는 미국식 중국요리를 가리킨다. [사진 따비]   호주에선 중국식 어묵‧새우‧튀긴두부‧닭고기에 싱가포르 등 동남아에서 즐겨 먹는 코코넛 밀크를 넣고 태국식 커리와 함께 끓인 싱가포르계 문화혼합 요리 커리락사가 인기를 끌었다. 호주가 추구하는 다인종사회를 상징하는 국민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1965년 독립 뒤 화인‧말레이계‧인도계 등을 단일 국민‧문화로 묶을 필요가 있던 싱가포르는 음식문화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화인 남성과 현지 말레이계 여성 사이에 태어난 ‘프라나칸’이 양쪽 문화를 녹여 개발한 ‘뇨냐 요리’를 국가대표 요리로 내세웠다.     일본 제국주의는 1931~32년 만주사변 이후 세운 괴뢰국 만주국의 요리를 일본 문화의 일부로 편입하려고 시도했다. 1910년대 베이징 주재 일본 기자가 만주 양고기구이를 ‘칭기즈칸’으로 명명했는데, 1933년 도쿄에서 열린 만주국 건국 1주년 기념 만찬의 주요리가 됐다. 지금도 일본의 인기 요리다.     지은이는 일본의 야키교자(군만두)가 만주요리에서 비롯했으며, 교자는 중국어 자오쯔(餃子)의 만주방언이라고 설명한다. 일제침략기 조선요리는 식민지의 민족주의를 상징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한다.     인천 차이나타운 모습. [사진 최승표 기자]   베트남의 퍼(쌀국수)와 태국의 팟타이(볶음면)는 중국의 면 요리를 개량한 것으로, 국민음식이 된 것은 물론 전 세계로 퍼졌다. 팟타이는 20세기 들어 고조된 화인 배척과 태국 내셔널리즘의 산물이라는 게 지은이의 평가다. 쌀가루 반죽에 다짐육과 목이버섯 등을 넣고 말아서 만드는 베트남 춘권 바인꾸온(餠卷)은 인기가 높아 중화권으로 유입되면서 홍콩의 유명 요리인 청판(腸粉)이 됐다.     한반도에서 중국음식 하면 짜장면을 빼놓을 수 없다. 인천항 중국인 노동자의 요리로 출발했지만 1936년 신문에 “우동 먹고 짜장면 먹고 식은 벤또 먹어가며 그대들을 가르쳤느니라”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조선인에게도 퍼졌다. 1948년 화인 왕송산(王鬆山)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사자표춘장을 출시하면서 짜장면은 한국인에게 폭넓은 인기를 끌게 됐다. 이제는 한국 100대 문화상징의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해외로도 퍼지고 있다.     지은이는 제2차 세계대전 뒤 미국의 원조 밀가루는 한국에서 짜장면, 일본에서 라면, 대만에선 우육탕면이 국민음식이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지적한다. 음식문화가 인적‧물적 교류, 정체성, 산업화 등 다양한 요인이 어우러져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풍부한 내용과 꼼꼼한 확인 작업이 압권이다. 채인택 전 중앙일보 전문기자 tzschaeit@gmail.com

    2023.10.13 14:00

  • "중국을 믿지 말라" 미군 폭격기 조종사 출신 중국통의 경고[BOOK]

    "중국을 믿지 말라" 미군 폭격기 조종사 출신 중국통의 경고[BOOK]

    미중 전쟁 미중 전쟁은 시작됐다 로버트 스팔딩 지음  김영남 옮김 케이씨펙       『미중 전쟁은 시작됐다』는 미국 내 확산한 중국 불신론의 깊이를 보여준다. 미국민을 향해 중국을 믿지 말라고 경고하는 게 이 책이다. 저자 로버트 스팔딩은 B-52 전략폭격기 조종사 출신의 예비역 공군 준장으로, 중국통이다. 그런데 대중 매파다.    그가 이 책에서 전하는 중국의 본질은 세 가지. 먼저 중국공산당의 최우선 목표는 당의 생존이다. 둘째로 중국은 이를 달성하는데 가장 큰 위협을 미국 민주주의로 본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당의 생존과 세계 유일강국 달성에 장애가 되는 미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핑퐁 외교를 통해 미국이 중국을 자본주의 무역질서로 이끌었을 때만 해도 미국 내에선 향후 미ㆍ중 관계를 놓고 낙관적 시나리오가 팽배했다. 하지만 현재 미ㆍ중은 당시의 기대와는 다르다. 인민해방군이 당장 동원되지 않았을 뿐 중국은 언론ㆍ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미국을 향해 경계가 없는 초한전(超限戰)이라는 전쟁을 구사하고 있다는 게 책에 담겨 있다.    참고로 2014년 미 합참의장의 중국담당자문관으로 근무했던 저자는 중국 역시 미국처럼 북핵을 해결하고 싶어한다고 여겼던 건 “터무니없는 생각이었다”고 기술했다. 중국은 그럴 생각이 없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2023.08.04 14:00

  • 화교는 산둥반도에서 왔다? 만리장성 끝, 산해관 너머 루트도[BOOK]

    화교는 산둥반도에서 왔다? 만리장성 끝, 산해관 너머 루트도[BOOK]

    추앙관동 추앙관동 우매령 지음 명성서림           한국에 화교 사회가 본격적으로 형성된 건 1882년 임오군란 이후부터다. 청나라와 정기 여객선이 개통되면서 주로 산둥반도의 중국인들이 유입됐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정설인데, 이 책의 저자 우매령(52)씨에 따르면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 산둥→한국의 루트 이외에 중국의 동북 지역인 지린·랴오닝·헤이룽장성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 중국인들의 또 다른 이주 루트가 있었다는 것이다. 책이 제목으로 삼은 '추앙관동(闖關東)'이라는 역사적 현상의 결과다.     추앙관동의 '관'은 산해관을 뜻한다. 만리장성의 동쪽 끝, 서해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관문이다. '동'은 중국 중원의 바깥, 산해관 동쪽, 동북 지역을 가리킨다. 17세기부터 정치적인 목적이나 경제적 이유에서 산해관을 넘어 동북 지역으로 향한 장구한 이주 행렬이 추앙관동이다. 재한 화교 가운데 조적(祖籍·선조의 거주지)이 동북 지역인 이들의 존재가 추앙관동 루트의 증거다. 화교라고 다 같은 화교가 아닌 것처럼, 그들을 단순화해 매도하는 건 가당치 않다는 얘기다.     화교 작가인 우매령씨는 뒤늦게 자신의 뿌리 찾기에 나섰다가 추앙관동에 대해 알게 됐다. 두 번째 산문집이다. 화교의 문화와 애환을 두루 건드렸다.

    2023.07.21 14:00

  • [책꽂이] 박인성의 중국현대사 外

    [책꽂이] 박인성의 중국현대사 外

    박인성의 중국현대사 박인성의 중국현대사(박인성 지음, 한울)=중국 항저우 저장대학교에서 10년간 교수로 근무한 저자가 유튜브 강좌와 함께 정리한 중국 현대사. 1921년 창당 이후 최근까지 중국 공산당 역사를 누빈 다양한 인간 군상과 사건을 통해 중국이 걸어온 좌경 모험주의의 길과 권력의 작동방식을 파헤치며 여기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울림을 던진다.   궁금했던 뮤직 비지니스 이야기 궁금했던 뮤직 비지니스 이야기(김진우 지음, 부크크)=음원 사재기는 정말 존재할까.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공연시장이 불붙는 까닭은.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인 저자가 음악시장을 둘러싼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준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평정한 아이돌 그룹부터 안방을 차지한 트로트 팬덤까지 지난 10여년간 K팝 변천사를 종횡으로 꿸 수 있다.   서울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 서울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유지연 지음, 책사람집)=저자에 따르면 ‘오프라인은 곧 복지’다. 온라인 쇼핑의 시대에도 오프라인의 동네 가게들이 주민들에게 안겨주는 안정감 등은 경제적 가치로만 환산할 수 없다는 것. 서울 곳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는 공간이자 콘텐트를 만들어낸 기획자 15팀의 이야기를 통해 저마다 독특한 활동을 조명한다.   마지막 끈을 놓기 전에 마지막 끈을 놓기 전에(로리 오코너 지음, 정지호 옮김, 백종우 감수, 심심)=영국의 건강심리학과 교수이자 자살에 대해 25년 넘게 연구해온 저자가 그 원인과 심리, 잘못된 속설과 오해, 위험 경고 신호, 실제 위험에 빠진 사람을 도울 방법 등을 모두 담았다. 편지를 보내는 등 ‘단기 연락 개입’도 위험을 막는 효과가 뚜렷하다고 한다.   불안의 변이 불안의 변이(리디아 데이비스 지음, 강경이 옮김, 봄날의책)=작가 이력이 눈길을 끈다. 전방위 작가 폴 오스터와 결혼했으나 이혼했다는 것. 2013년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받았다는 것. 장르를 규정하기 어려운 다양한 성격의 짧은 글 모음집인데, 길이와 상관없이 산문이라기보다는 시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행간이 풍성해서인 것 같다.   정치인 정치인(정진영 지음, 안나푸르나)=‘정치인’은 보통명사가 아니라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다. 고등학교 중퇴 학력으로 비정규직을 전전하던 정치인이 임대차 보호 운동단체 대표로 활동한 게 계기가 돼 정당 비례대표 후순위 지명을 받았다가 국회의원이 되는 이야기다. 저자의 소설은 잇따라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이번 소설도 드라마 판권 계약을 맺었다.

    2023.06.03 00:20

  • 선생님과 학부모를 위한 한자 바이블 선생님한자책, 3판 개정판 발간

    선생님과 학부모를 위한 한자 바이블 선생님한자책, 3판 개정판 발간

    ㈜속뜻사전교육출판사는 선생님과 학부모를 위한 한자 바이블인 〈선생님 한자책〉 3판 개정판(저자: 전광진)을 5월 1일 출간(정가: 110,000원) 했다.     2013년 1월 1일에 초판된 〈선생님 한자책〉은 한자급수 8급부터 2급까지 총 2,355자의 한자를 한 권으로 담은 한자바이블로 통한다.   이 책은 전광진 교수 (성균관대학교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가 해박한 문자학의 지식과 중국 문화에 대한 깊은 조예를 바탕으로 저술한 책으로 한자를 새롭게 익히는 초보자 뿐 아니라 이미 상당 수준까지 한자를 학습한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특히 일상적인 언어생활과 깊이 있는 한문 학습에도 일조한다.   선생님 한자책은 다음과 같이 7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1. 한 권으로 총 2,355자의 한자를 익힌다.   2. 한자 공부와 한자 급수 대비를 연계시킨다.   3. 한자 교학이 학업 능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4. 전순, 역순 어휘를 동시에 열거한다.   5. 한자 공부로 영어 어휘력까지 향상시킨다.   6. 한자 지도로 창의 교육의 기초까지 다진다.   7. 한자 지도로 인품 교육의 기반까지 다진다.   본 도서는 표제 한자가 급수별로 배열되어 있어 급수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되며 색인을 이용하면 한자 자전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표제 한자의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여 대표훈음, 부수 및 총 획수, 중국식 약자와 독음, 필순이 제시되어 한자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조자 원칙에 입각한 자형, 자음, 자의 분석은 한자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며 부기된 영어 단어는 우리 뜻풀이에 명확한 이해를 더한다. 타 사전과 달리 이 사전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함은 다양한 전순, 역순 어휘를 함께 제시하여 어휘력 확장에 일조하는 것이다.   또한 ‘속뜻 훈음’은 한자어의 형태소적 의미를 추출한 것으로 한자어의 이해를 도와 속뜻 인지능력 지수(HQ)를 향상시켜 창의력 계발을 돕는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는 독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독자가 급수별 한자를 용이하게 찾도록 반달 색인을 추가하고, 〈선생님 한자책〉 전용 케이스를 제작하여 견고성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선생님 한자책〉의 저자인 전광진 교수는 “왕대밭에 왕대난다. 독서 지도는 한글만 알아도 되지만 독해 지도는 한자도 알아야 된다.” 고 말한다.   “선생님의 교수 역량은 읽기 지도 능력이 아니라 독해 지도 능력에 의해 높아진다. 한글만 아는 사람과 한자도 아는 사람은 생각의 깊이가 다르고, 성공의 높이가 다르다.” 며 “〈선생님 한자책〉을 통해 우리나라 모든 지성인들에게 한글에 아울러 한자라는 날개를 달아 사고(思考)의 바다를 비상(飛翔)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2023.05.04 15:19

  • 중국의 부패는 경제 성장 위한 스테로이드? [BOOK]

    중국의 부패는 경제 성장 위한 스테로이드? [BOOK]

    책표지 부패한 중국은 왜 성장하는가 위엔위엔앙 지음 양영빈 옮김 한겨레출판                저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정치학과 교수다. 중국의 정치경제와 글로벌 영향력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로 꼽힌다. 이 신간의 부제는 '부패의 역설이 완성한 중국의 도금시대(鍍金時代, Gilded Age)'. 저자는 지금의 중국을 미국의 도금시대(1870~1900)에 빗댄다.     그의 주장은 도발적이고 흥미롭다. 부패가 성장을 방해한다는 관념에 문제를 제기하고, 중국의 부패는 성장을 위한 스테로이드라는 주장을 편다. 부패는 무조건 나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에 따르면 중국에는 바늘도둑, 소도둑, 급행료, 인허가료 등 4가지 부패 유형이 있다. 그중 인허가료 형태의 부패가 지배적이라고 분석한다. 인허가료는 장기적으로 경제적 위험을 초래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민간 영역의 사업과 투자를 방해하지 않는다고 본다. 러시아와 달리 중국에서는 성장을 직접 저해하는 부패 수준은 낮다.   지난달 중국에서는 국영 중국은행(Bank of China)의 전 행장이 부패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2017년 베이징 중국은행 건물의 리노베이션을 위해 건설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저자는 이어 중국의 경제 성장과 더불어 부패의 양상과 유형이 시대별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소개한다. 관료의 약탈은 줄어들고 대가성 뇌물이 늘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뇌물을 '교환을 동반한 부패'로, 횡령과 공금 유용은 '도둑질에 기반을 둔 부패'로 각각 분류했다. 후자가 전자보다 경제에 더욱 직접적인 악영향을 준다고 본다.     그는 "부패는 항상 경제 성장을 방해한다는 주장은 과도한 단순화"라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부패한 중국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로 성장을 덜 저해하는 인허가료 유형의 부패가 많은 점, 공무원과 기업 관계가 갈취보다는 이익공유 시스템이 확산하면서 성장 친화적 부패로 진화한 점, 성장을 저해하는 부패에 대한 국가의 감시·처벌, 지역 간 치열한 경쟁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저자는 "부패를 새롭게 봐야 중국이 보인다"고 주장한다.   장제스의 국민당은 뿌리 깊은 부패 때문에 국공내전에서 대륙의 패권을 놓쳤다. 반부패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시진핑의 중국 공산당은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인가. 아니면 도금시대 이후 개혁을 통해 진보시대로 진입한 미국을 닮아 갈까. 중국의 향후 행보가 궁금해진다.    

    2023.04.28 14:00

  • 한자(漢字) 역사 3500년, 중국은 왜 5000년 전 유물을 주목할까[BOOK]

    한자(漢字) 역사 3500년, 중국은 왜 5000년 전 유물을 주목할까[BOOK]

    한자 풍경 한자의 풍경 이승훈 지음 사계절                    한자(漢字)의 역사는 3500년이다. 기원전 1500년 갑골문을 기원으로 삼을 경우 그렇다.    서울시립대 교수인 저자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문자학자들은 한자의 역사를 앞당기는 데 열심이다. 황화 하류의 신석기 시대 대문구 유적에서 발견된 도기에 새겨진 도상, 도문(陶文)이 한자의 기원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대문구 도문은 기원전 3000년 전 유물. 한자의 역사는 5000년으로 늘어난다. 동북 공정이 중국사의 공간적 확장이라면, 한자의 '대문구 도문 기원설'은 중화 문명 5000년을 완성하려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 1월말 설날을 앞두고 이탈리아 토리노의 건축물에 한자 '복(福)'자가 투영된 모습. [신화=연합뉴스]   이 책에 실린 어쩌면 가장 도발적인 대목일 텐데, 520쪽 책 분량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책은 한자의 탄생부터 체계화, 그에 맞물린 중국의 역사와 사회문화적 변동을 풍성하게 다뤘다.    특히 갑골문과 금문(金文·청동기에 새겨진 문자)을 자주 보여준다. 한자가 후대에 간소·간략화되면서 잃어버린, 최초의 뜻을 되살려 보자는 취지다. 가령 공자가 활약한 춘추시대 말기를 백가쟁명 시대라고도 하는데, 새가 운다는 뜻의 '명(鳴)'를 사용했다. 제자백가가 각자의 정치 철학을 울부짖듯 다퉜다는 뜻일까. 323·324쪽에 저자의 색다른 해석이 나온다.                                  

    2023.04.07 14:00

  • 중국 현대화 여정 300년의 번영과 쇠퇴, 위기와 회복 탐색[BOOK]

    중국 현대화 여정 300년의 번영과 쇠퇴, 위기와 회복 탐색[BOOK]

    책표지 현대 중국의 탄생 클라우스 뮐한 지음 윤형진 옮김 너머북스         『현대 중국의 탄생』(원제 Making China Modern)은 독일의 대표적 중국사학자 클라우스 뮐한(63) 체펠린대 총장의 역작이다. 그는 미국의 중국사 연구 대가 존 킹 페어뱅크(1907~1991) 전 하버드대 교수, 명나라 말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를 다룬 『현대 중국을 찾아서』로 명성을 떨친 조너선 D 스펜스(1936 ~2021) 전 예일대 석좌교수의 계보를 이을만하다는 평가를 받는 학자다.    1936년 하버드대 교수로 부임해 무려 55년간 재직했던 페어뱅크는 서구인이 쓴 중국사 중에 첫손에 꼽히는 『신중국사』로 유명하다. 이 책은 중국 대륙의 구석기시대부터 1989년 6·4 천안문사태까지를 통시적으로 다루면서도 주요 사건을 흥미롭게 서술했다. 2009년 '페어뱅크 상' 수상자이기도 한 뮐한의 이번 저서는 페어뱅크가 1991년 타계 직전 완성한 『신중국사』의 서술 방식을 닮았다   1985년의 중국. 한 자녀 정책의 가치를 홍보하는 큼지막한 광고판과 행인들이 보인다. [사진 너머북스] 뮐한은 1644년 청나라 건국부터 시진핑 1기(2013-2017)까지를 서술 대상으로 삼았다. 서문에서 밝힌 대로 그는 현대 중국의 형성을 설명할 수 있는 장기지속의 역사로 제도, 즉 합의된 질서의 연속성을 중시하고 주목했다. 저자는 현대 중국 만들기를 부와 권력으로 가는 길에 있던 제도적 약점과 기능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으로 이해했다. 말하자면 거의 3세기에 걸친 중국의 번영·쇠퇴·위기·회복을 분석하면서 저자는 현대 중국을 이해하는 출발점으로 중국의 독특한 제도에 대한 역사적 연구에 집중했다.       저자는 30~40년 전에 쓰인 중국사들의 한계를 지적하며 최신 연구 성과를 집대성했다. 새로 쓴 중국 현대사 개설서로 평가할만한 이 책을 받아든 독자라면 무엇보다 방대한 규모에 놀랄 것 같다. 본문만 790쪽이다. 책은 1~4부로 나뉘는데 각 부의 시작과 끝에  저자의 압축된 시각을 배치해 독자들이 요약된 메시지를 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혼인법을 홍보하는 1950년의 포스터. [사진 너머북스] 그 1부 '청의 흥망'은 1644~1900년을 다룬다. 가장 강하고 부유했던 유라시아 제국의 영광스러운 시대를 개관한다. 효율적인 행정조직, 과거제, 자유시장 체제 등 정교한 제도는 제국의 번영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1830년 이후 제도적 실패, 군사적 붕괴, 경제위기로 인해 제국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해 굴욕의 세기를 맞는다. 중국이 천하의 중심이라던 중화 질서는 빠르게 재편됐다.   이후 1949년까지가 2부 '중국의 혁명들'이다.  만주족의 청나라가 무너지고 한족의 공화운동 끝에 1911년 신해혁명으로 1912년 아시아 최초의 공화국이 탄생한다. 1919년 5·4운동은 중국을 잠에서 깨웠다. 1928년 난징을 수도로 한 민국시대 10년간 국가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도시화와 중국적 현대화 노력이 벌어진다. 하지만 전쟁과 내전은 제도 개혁을 방해했고 중국은 지체됐다.     1967년 문화혁명 당시 우한의 홍위병들이 수정주의자들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준비하는 모습. [사진 너머북스]   3부 '중국 개조하기'는 1949~1977년이 배경이다. 국공내전에서 승리한 중국공산당이 세운 신중국은 사회주의 이념에 따라 중국 사회를 대대적으로 개조한다. 토지개혁과 농촌의 집단화가 이뤄진다. 하지만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은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재난의 상처를 남겼다.   4부 '떠오르는 중국'은 1978~2017년의 경제 부흥을 다뤘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의 극좌 모험주의 노선에서 탈피해 실용주의적 개혁·개방 노선을 천명하고 경제 제도를 혁신했다. 1989년 6·4 천안문 사태의 내홍을 겪었지만, 정치 안정을 통해 초고속 경제 성장을 구가한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중국은 '위대한 중화민족 부흥'과 '중국몽'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국내적으로 불평등·불확실성이 증가하고 국제사회에서 중국 위협론이 제기됐다.    이 방대한 책의 번역자는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윤형진 교수. 그와 전화로 문답을 나눴다.     -이 책에 소개된 최신 연구 사례는.     "의화단의 난(1900년) 진압 이후의 약탈에 대해 8개국 연합군 총사령관이었던 독일 지휘관 알프레트 폰 발더제의 기록을 인용(243쪽)했다. 5·4운동에 영향을 준 요소를 설명하면서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와 함께 소련의 '평화 포고'를 인용(308쪽)했다. 광저우·톈진 등 조약 항에서 일어난 변화가 1980년대 경제특구의 선구라고 시사(161쪽)한 것도 흥미롭다. 청나라 말기의 회복력을 강조하면서 다른 육상 제국들과 달리 중국만이 기존 영토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기에 진입했다는 해석(265~266쪽)도 주목할만하다."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균형 잡힌 시각이 이 책의 미덕이다.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더 긴밀하게 서로 연결되고 중국의 비중이 커진 세계에 살고 있다. 중국의 문제가 곧 세계의 문제이고, 어느 때보다 중국과 함께 살아가기가 중요한 과제가 됐다. ‘청 제국에서 시진핑까지’(From the Great Qing to Xi Jinping)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수백 년의 역사 속에서 지금의 중국을 이해할 수 있는 입문서다. 중국공산당의 권력 투쟁이나 경제 정책에 주목하는 단기적 시각이 아니라, 긴 역사 속에서 형성됐고 지금도 변화하는 사회로서 중국을 깊이 이해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  

    2023.03.24 14:00

  • "수단ㆍ방법 안 가리고 전쟁 펼치는 中…韓, 초한전 대비해야"

    "수단ㆍ방법 안 가리고 전쟁 펼치는 中…韓, 초한전 대비해야"

    "중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완전히 새로운 전쟁, 초한전(超限戰)을 전개하고 있다."   중국의 정치경제·대외관계, 동아시아 국제정치경제 전문가인 이지용 계명대학교 인문국제대학 교수는 지난 1일 발간한 『중국의 초한전(超限戰): 새로운 전쟁의 도래』에서 중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전개한 '초한전', 즉 '한계를 초월한 전쟁'의 전개 양상과 한국의 대응 방향에 대해 분석했다. 저자는 초한전의 특징으로 "아무런 규칙도 없고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라며 "상대국을 정치적으로 굴복시킨다는 전쟁의 본질과 목적만을 유지할 뿐 전통적인 전쟁의 수단·방법·대상·범위·시기·규범 등 모든 한계가 철폐된 형태"라고 설명한다. 이어 초한전을 벌이는 중국은 "비양심·비윤리·비규범·비도덕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다양한 영역에 걸쳐 전방위적이고 파상적인 공격을 감행한다"고 지적한다. 중국 정치경제, 중국 대외관계, 동아시아 국제정치경제 전문가인 이지용 계명대학교 인문국제대학 교수가 최근 발간한 자신의 저서『중국의 초한전(超限戰): 새로운 전쟁의 도래』에포크미디어코리아.   저자는 중국이 꾸는 꿈, 이른바 ‘중국몽(中國夢)’에 대해서도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 크다"며 "중국이라는 국가 전체가 집단 망상에 사로잡혀 이를 실현하려고 한다면 이웃 국가들에게도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다수의 중국인이 부유한 삶을 누리는 이른바 대동사회(大同社會)를 만들고 대외적으로는 명실공히 세계 중심 국가이자 패권국이 된다는 꿈을 갖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영도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몽과 유사한 역사적 사례로 나치 독일과 군국주의 일본을 꼽는다.   저자는 중국의 초한전 전개 양상에 대해 미디어・여론전, 선전전, 법률전, 인지(認知)전, 교육・문화전, 이념전, 정보통신기술전, 기술・경제전, 무역(보복)전, 해외투자전, 마약범죄전, 생물학전, 회색지대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특히 "미디어・여론전으로 상대국 여론을 중국에게 유리하게 조작해 통제하고, 심리전으로 상대국 정부와 일반대중의 의지를 무력화하며, 법률전으로 상대국 정부와 개인의 행동을 제약하는 '3전'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외에도 기술・경제전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의 산업발전 전략인 '중국제조 2025'를 달성하는 주요 수단으로 겉으로는 해외 인재를 유치해 국내 산업경쟁력 배가를 표방하지만, 실제는 외국 대학·연구소·기업의 고급 기술을 탈취하는 전술"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지난해 12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 정책 관련 연설을 하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쇠퇴"를 전망하거나 "한국의 선택은 중국이어야 한다"는 담론이 등장하는 등 중국의 초한전에 무방비로 노출된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저자는 "오늘날 중국과의 모든 교류는 중국 공산당이 조직적으로 계획한 해외 통일전선공작 수단에 의해 이뤄지지만 한국을 포함한 자유 세계는 이를 순수한 교류로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사드 보복 등 중국 공산당이 경제 보복을 가하더라도 일각에선 중국 경제에 대한 한국 경제의 의존성을 강조하며 타협론이 대두하기도 한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중국의 초한전에 맞서기 위해 한국이 법과 제도적 측면에서 국가 차원의 대응 기반을 구축하고 미디어와 교육을 통해 경계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국가 기간정보통신망 보호, 외국인에게 '상호주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 초한전 연구 및 교육 시스템과 국제적 연대 네트워크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군사・안보 측면에서도 "우리의 주적인 북한과 이해를 같이 하는 중국 공산당의 초한전에 대응할 전략과 준비 태세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며 "회색지대전과 같은 중국 비대칭전을 이겨 낼 수 있는 대응 전력 구축도 이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2023.03.10 13:57

  • 근현대 중국, 뜻밖의 억만장자 두 가문

    근현대 중국, 뜻밖의 억만장자 두 가문

    상하이의 유대인 제국 상하이의 유대인 제국 조너선 카우프만 지음 최파일 옮김 생각의힘   중국은 영국과의 1차 아편전쟁이 끝난 1842년부터 1949년 공산당 집권 직전까지를 ‘치욕의 100년’으로 본다. 제국주의 외세에 유린당한 기간이라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 치욕의 역사는 잘 들춰보려 하지 않는다.   이 책(원제 The Last Kings of Shanghai)은 중국이 숨기고 싶어 하는 역사를 드러낸 점에서 가치가 큰 저술이라고 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중국 전문기자인 저자가 방대한 자료와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상하이와 홍콩을 중심으로, 당시에 벌어졌던 잘 알려지지 않은 스토리를 추적·발굴해 있는 그대로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드러냈다. 중국과는 연관성이 떨어질 것 같은 두 유대인 가문, 서순(Sassoon)가(家)와 커두리(Kadoorie)가(家)가 근현대 중국에서 기업제국을 일군 족적을 다룬 책으로, 2년 전 원서 출간 당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두 가문은 오스만튀르크제국이 통치했던, 현재는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의 유대인 집안이다. 서순가는 800년 넘게 바그다드에서 살아왔고 사실상 왕족이자 가장 부유한 상인 집안이었다. 가부장 데이비드는 오스만제국의 탄압을 피해 1829년 이란 항구도시 부시르로 도피한다. 그는 여기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대영제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봄베이로 옮겨 가고, 타고난 사업수완을 발휘해 인도 최대 갑부가 된다.   1930년대 상하이 와이탄. 서순가의 캐세이호텔은 지금도 평화호텔로 남아있다. [사진 생각의힘] 중국으로서는 치욕의 100년이 시작된 아편전쟁의 패배는 서순가에 새로운 기회를 선사했다. 1870년대 서순가는 중국으로 유입되는 아편의 70%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아편이 금지된 후에는 부동산과 공장에 투자해 더 큰 재산을 축적했다.   서순가가 인도에서 직업훈련과 일자리를 제공한단 소식을 듣고, 커두리가의 어머니 리마는 엘리 등 아들 넷을 바그다드에서 인도로 보냈다. 엘리는 서순가에서 일을 배우고 독립해 홍콩의 주식중개인으로 성공의 기반을 다졌다. 엘리와 커두리가는 금융업으로 크게 성공했고, 서순가와 마찬가지로 억만장자가 됐다. 엘리의 부인 로라는 당시 한국 여행에서 커다란 종을 구경한 일을 일기에 적기도 했다.   두 차례의 아편전쟁과 태평천국의 난, 신해혁명과 중화민국 건립을 거치며 두 가문은 승승장구했다. 커두리가는 베르사유 왕궁을 모델로 상하이 최대 저택 마블 홀을 지었다. 비행기로 세계일주를 하던 찰스 린드버그를 환영하는 파티가 열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장제스가 결혼식을 올린 커두리가의 호화로운 상하이 마제스틱호텔과 홍콩의 페닌술라호텔, 빅터 서순이 상하이에 세운 캐세이호텔(현재 평화호텔)은 두 가문이 획득한 엄청난 부의 상징이다.   두 가문은 쑨원, 장제스 등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협력과 반목을 거듭했다. 2차 대전 전후로 나치 박해를 피해 탈출한 유대인 난민 1만8000명이 상하이로 들어와 살 수 있게 지원하기도 했다. 두 ‘유대인 제국’ 가문에게 마오쩌둥과 중국 공산당의 승리는 큰 타격이 됐다. 중국공산당에 자산몰수를 당한 서순가는 중국과 연을 끊었다.   커두리가도 시련을 겪었으나 이후에도 홍콩을 배경으로 사업을 이어 오고 있다. 엘리의 아들 로런스는 1978년 덩샤오핑을 만나 개혁개방을 선포한 중국에 대한 투자를 논의하기도 했다. 로런스의 아들 마이클은 덩샤오핑의 후임자들과 시진핑 국가주석까지 시시때때로 만났다. 한 모임에서 시 주석은 마이클에게 보좌관을 보내 “당신 가문은 항상 중국의 친구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이제 중국은 더는 ‘치욕의 100년’에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오히려 중국몽(中國夢)을 내세운다. 성경에 나오는 ‘바빌론 유수’ 도시인 바그다드 출신 두 유대인 가문이 근현대 중국에 남긴 영향은 앞으로도 계속 역사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2023.02.11 00:38

  • 공산당 이전에 상하이를 호령했던 억만장자 두 가문[BOOK]

    공산당 이전에 상하이를 호령했던 억만장자 두 가문[BOOK]

    책표지 상하이의 유대인 제국 조너선 카우프만 지음 최파일 옮김 생각의힘         중국은 영국과의 1차 아편전쟁이 끝난 1842년부터 1949년 공산당 집권 직전까지를 ‘치욕의 100년’으로 본다. 제국주의 외세에 유린당한 기간이라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 치욕의 역사는 잘 들춰보려 하지 않는다.     이 책(원제 The Last Kings of Shanghai)은 중국이 숨기고 싶어 하는 역사를 드러낸 점에서 가치가 큰 저술이라고 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중국 전문기자인 저자가 방대한 자료와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상하이와 홍콩을 중심으로, 당시에 벌어졌던 잘 알려지지 않은 스토리를 추적·발굴해 있는 그대로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드러냈다. 중국과는 연관성이 떨어질 것 같은 두 유대인 가문, 서순(Sassoon)가(家)와 커두리(Kadoorie)가(家)가 근현대 중국에서 기업제국을 일군 족적을 다룬 책으로, 2년 전 원서 출간 당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데이비드 서순(앉아 있는 사람)과 세 아들. 1858년 인도 봄베이에서의 모습이다. [사진 생각의힘]    두 가문은 오스만튀르크제국이 통치했던, 현재는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의 유대인 집안이다. 서순가는 800년 넘게 바그다드에서 살아왔고 사실상 왕족이자 가장 부유한 상인 집안이었다. 가부장 데이비드는 오스만제국의 탄압을 피해 1829년 이란 항구도시 부시르로 도피한다. 그는 여기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대영제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봄베이로 옮겨 가고, 타고난 사업수완을 발휘해 인도 최대 갑부가 된다.     중국으로서는 치욕의 100년이 시작된 아편전쟁의 패배는 서순가에 새로운 기회를 선사했다. 1870년대 서순가는 중국으로 유입되는 아편의 70%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아편이 금지된 후에는 부동산과 공장에 투자해 더 큰 재산을 축적했다.     엘리 커두리(가운데)와 두 아들 로런스(왼쪽)와 호러스. [사진 생각의힘]    서순가가 인도에서 직업훈련과 일자리를 제공한단 소식을 듣고, 커두리가의 어머니 리마는 엘리 등 아들 넷을 바그다드에서 인도로 보냈다. 엘리는 서순가에서 일을 배우고 독립해 홍콩의 주식중개인으로 성공의 기반을 다졌다. 엘리와 커두리가는 금융업으로 크게 성공했고, 서순가와 마찬가지로 억만장자가 됐다. 엘리의 부인 로라는 당시 한국 여행에서 커다란 종을 구경한 일을 일기에 적기도 했다.     두 차례의 아편전쟁과 태평천국의 난, 신해혁명과 중화민국 건립을 거치며 두 가문은 승승장구했다. 커두리가는 베르사유 왕궁을 모델로 상하이 최대 저택 마블 홀을 지었다. 비행기로 세계일주를 하던 찰스 린드버그를 환영하는 파티가 열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장제스가 결혼식을 올린 커두리가의 호화로운 상하이 마제스틱호텔과 홍콩의 페닌술라호텔, 빅터 서순이 상하이에 세운 캐세이호텔(현재 평화호텔)은 두 가문이 획득한 엄청난 부의 상징이다.    1930년 상하이 와이탄 모습. [사진 생각의힘]    두 가문은 쑨원, 장제스 등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협력과 반목을 거듭했다. 2차 대전 전후로 나치 박해를 피해 탈출한 유대인 난민 1만8000명이 상하이로 들어와 살 수 있게 지원하기도 했다. 두 ‘유대인 제국’ 가문에게 마오쩌둥과 중국 공산당의 승리는 큰 타격이 됐다. 중국공산당에 자산몰수를 당한 서순가는 중국과 연을 끊었다.     커두리가도 시련을 겪었으나 이후에도 홍콩을 배경으로 사업을 이어 오고 있다. 엘리의 아들 로런스는 1978년 덩샤오핑을 만나 개혁개방을 선포한 중국에 대한 투자를 논의하기도 했다. 로런스의 아들 마이클은 덩샤오핑의 후임자들과 시진핑 국가주석까지 시시때때로 만났다. 한 모임에서 시 주석은 마이클에게 보좌관을 보내 “당신 가문은 항상 중국의 친구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개혁개방을 내걸었던 중국 지도자 덩샤요핑(왼쪽)과 로런스 커두리가 만난 모습. [사진 생각의힘]    이제 중국은 더는 ‘치욕의 100년’에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오히려 중국몽(中國夢)을 내세운다. 성경에 나오는 ‘바빌론 유수’ 도시인 바그다드 출신 두 유대인 가문이 근현대 중국에 남긴 영향은 앞으로도 계속 역사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2023.02.10 14:00

  • 미·중 패권 다툼의 미래…대만에서 충돌할까

    미·중 패권 다툼의 미래…대만에서 충돌할까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 마이클 베클리·할 브랜즈 지음 김종수 옮김 부키   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경제 시나리오 최윤식 지음 김영사   미·중 패권 경쟁의 승패는 어떻게 판가름날까. 국지전이든 전면전이든 최악의 물리적 충돌, 즉 전쟁이 일어날까, 아니면 승패가 쉽게 결론 나지 않고 지루한 장기전으로 갈까. 더 궁금한 것은 패권 다툼의 최종 결론이다. 미국은 중국에 머잖아 글로벌 패자(覇者·hegemon) 지위를 내줄까, 아니면 영국·소련·일본에 이어 중국의 도전까지도 결국은 물리칠 수 있을까.   미·중 패권 경쟁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출판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다. 양국 경쟁이 본격화된 이래로 현상과 배경을 진단하고 미래를 분석·전망한 책들이 무수하게 쏟아지고 있다. 호주·영국·미국으로 구성된 오커스(AUKUS) ‘3각 동맹’은 물론이고 일본을 비롯해 중국의 부상을 누구보다 경계하고 견제하는 지역과 블록에서 두드러진 현상이다. 중국 옆에 사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대만 군인들이 지난달 가오슝에서 중국의 군사적 침략을 가정한 방어 강화 훈련을 마치고 대만 국기와 함께 포즈를 취한 모습. [AP=연합뉴스] 최근 국내에 출간된 미·중 패권 분석서 두 권이 눈길을 끈다.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와 『2050 미중 패권 전쟁과 세계경제 시나리오』다. 전자는 미국의 유명한 국제정치 전문가 두 명의 공저이고, 후자는 한국의 미래학자가 쓴 책이다. 전자는 책의 원제(Danger Zone, ‘위험 구간’을 뜻한다)처럼 2021~2030년에 담긴 의미 분석에 집중하고, 후자는 미·중 대결 전개 양상을 살피면서 2050년의 미래 시나리오를 흥미롭게 제시한다.   책의 우리말 번역 제목(‘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에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미국의 저자들이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은 부정적이다. 중국의 미래를 비관하는 이유를 듣다 보면 얼핏 ‘미국판 국뽕’이란 느낌도 드는데,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고착되면서 중국의 미래를 낙관하는 관점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흐름은 부인하기 어렵다. 지난해 말 중국공산당 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에 성공하고 오는 3월 세 번째 국가주석에 등극하는 시 주석의 권위주의 1인 장기 독재 체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구촌에 퍼져 있다.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에서는 유일 초강대국을 꿈꾸는 중국, 이를 봉쇄할 미국의 전략이 책의 큰 축을 구성한다. 공저자들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으로 중국이 기적을 만들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중국은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고 진단한다. 중국이 누리던 호시절은 끝났고, 인구 보너스 마감 등으로 중국 경제가 수렁에 빠졌다고 바라본다.   특히 중국이 맞닥뜨리고 있는 주된 도전은, 패권국과 신흥 강대국의 갈등이 전쟁으로 비화하는 ‘투키디데스 함정’이 아니라 레닌이 말한 ‘제국주의 함정’이라는 분석(185~190쪽)이 흥미롭다. 포화 상태에 이른 자본주의가 해외 식민지 확보에 혈안이었던 것처럼 공산주의 중국이 자본주의적 제국주의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시진핑 체제 들어 두드러지게 적대적인 대외 환경도 거론한다. 과거 독일과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궁지를 돌파하기 위해 중국이 대만 침공이라는 전쟁 카드를 유력하게 뽑아 들 수 있다고 저자들은 전망한다.   미국 정부에 대한 조언으로 저자들은 냉전에서 교훈을 얻으라고 말한다. 디지털 권위주의를 확산하려는 중국에 맞서 반제국주의 전략으로, 유럽을 비롯한 세계 민주주의를 미국이 지켜내야 한다고 주문한다. 미국의 지도자들이 얼마나 활용할지는 의문이지만 ‘장기전에 대비하는 열 가지 원칙’(326~344쪽)은 하나씩 곱씹어 볼 만하다.   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경제 시나리오 『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경제 시나리오』에서는 ‘중국의 전쟁 시나리오’(2장)와 ‘미국의 전쟁 시나리오’(3장)를 제시해 흥미를 자극한다. 저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뿐 아니라 ‘대만 전쟁’의 발발 가능성이 향후 미·중 패권 경쟁의 양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구체적으로 첫째,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개입하면 미·중 글로벌 패권 전쟁은 미국과 중국의 양자 게임이 아니라 3자 게임으로 양상이 확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러시아와 사실상 전쟁을 치르고 있다. 중국은 다소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러시아의 뒤에서 미국을 노려보고 있다. 둘째, 대만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중국의 군사 충돌 가능성도 중요하게 다룬다. 시진핑 3기에 전술핵무기까지 동원해 대만 통일 전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4장에서 저자는 ‘최후의 승자’가 누구일지 전망하는데, 일반적 예상과는 빗나간 듯한 반전으로 결론을 이끈다. 미·중 패권 전쟁의 미래를 파국이 아닌 협력 시나리오로 내다본 것이다. 양자가 모두 망가지는 게임이 아니라 윈윈을 위한 새로운 협력 관계로 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책 표지 아래에 ‘차이메리카 어게인(Chimerica again)’을 넣은 이유를 알 듯하다. 미·중이 패권 다툼을 벌이기 한참 전인 2001년 빈 라덴 세력의 9·11테러 이후 미·중의 반테러 전쟁 공조, 글로벌 공급망 협력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던 시대에 많이 거론된 ‘차이메리카(China+America) 시대’가 다시 올 것이란 낙관론이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2023.02.04 00:20

  • 정점 도달한 중국, 시진핑 3기에 전술핵으로 대만 공격한다?[BOOK]

    정점 도달한 중국, 시진핑 3기에 전술핵으로 대만 공격한다?[BOOK]

    책표지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 마이클 베클리·할 브랜즈 지음 김종수 옮김 부키           책표지 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경제 시나리오 최윤식 지음 김영사          미·중 패권 경쟁의 승패는 어떻게 판가름날까. 국지전이든 전면전이든 최악의 물리적 충돌, 즉 전쟁이 일어날까, 아니면 승패가 쉽게 결론 나지 않고 지루한 장기전으로 갈까. 더 궁금한 것은 패권 다툼의 최종 결론이다. 미국은 중국에 머잖아 글로벌 패자(覇者·hegemon) 지위를 내줄까, 아니면 영국·소련·일본에 이어 중국의 도전까지도 결국은 물리칠 수 있을까.    미·중 패권 경쟁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출판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다. 양국 경쟁이 본격화된 이래로 현상과 배경을 진단하고 미래를 분석·전망한 책들이 무수하게 쏟아지고 있다. 호주·영국·미국으로 구성된 오커스(AUKUS) '3각 동맹'은 물론이고 일본을 비롯해 중국의 부상을 누구보다 경계하고 견제하는 지역과 블록에서 두드러진 현상이다. 중국 옆에 사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2년 전 미 상원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2027년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필립 데이비슨 전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이 2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났다. [EPA=연합뉴스]   최근 국내 출간된 미·중 패권 분석서 두 권이 눈길을 끈다.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와 『2050 미·중 패권 전쟁과 세계 경제 시나리오』다. 전자는 미국의 유명한 국제정치 전문가 두 명의 공저이고, 후자는 한국의 미래학자가 쓴 책이다. 전자는 책의 원제(Danger Zone, '위험 구간'을 뜻한다)처럼 2021~2030년에 담긴 의미 분석에 집중하고, 후자는 미·중 대결 전개 양상을 살피면서 2050년의 미래 시나리오를 흥미롭게 제시한다.    책의 우리말 번역 제목('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에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미국의 저자들이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은 부정적이다. 중국의 미래를 비관하는 이유를 듣다 보면 얼핏 '미국판 국뽕'이란 느낌도 드는데,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고착되면서 중국의 미래를 낙관하는 관점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흐름은 부인하기 어렵다. 지난해 말 중국공산당 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에 성공하고 오는 3월 세 번째 국가주석에 등극하는 시 주석의 권위주의 1인 장기 독재 체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구촌에 퍼져 있다.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에서는 유일 초강대국을 꿈꾸는 중국, 이를 봉쇄할 미국의 전략이 책의 큰 축을 구성한다. 공저자들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으로 중국이 기적을 만들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중국은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고 진단한다. 중국이 누리던 호시절은 끝났고, 인구 보너스 마감 등으로 중국 경제가 수렁에 빠졌다고 바라본다.      지난달 중순 구정을 앞두고 다양하게 장식품이 내걸린 중국 베이징의 상점가를 한 시민이 어린아이와 함께 이동하는 모습. [AP=연합뉴스]   특히 중국이 맞닥뜨리고 있는 주된 도전은, 패권국과 신흥 강대국의 갈등이 전쟁으로 비화하는 '투키디데스 함정'이 아니라 레닌이 말한 '제국주의 함정'이라는 분석(185~190쪽)이 흥미롭다. 포화 상태에 이른 자본주의가 해외 식민지 확보에 혈안이었던 것처럼 공산주의 중국이 자본주의적 제국주의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시진핑 체제 들어 두드러지게 적대적인 대외 환경도 거론한다. 과거 독일과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궁지를 돌파하기 위해 중국이 대만 침공이라는 전쟁 카드를 유력하게 뽑아 들 수 있다고 저자들은 전망한다.    미국 정부에 대한 조언으로 저자들은 냉전에서 교훈을 얻으라고 말한다. 디지털 권위주의를 확산하려는 중국에 맞서 반제국주의 전략으로, 유럽을 비롯한 세계 민주주의를 미국이 지켜내야 한다고 주문한다. 미국의 지도자들이 얼마나 활용할지는 의문이지만 '장기전에 대비하는 열 가지 원칙'(326~344쪽)은 하나씩 곱씹어 볼 만하다.      『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 경제 시나리오』에서는 '중국의 전쟁 시나리오'(2장)와 '미국의 전쟁 시나리오'(3장)를 제시해 흥미를 자극한다. 저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뿐 아니라 '대만 전쟁'의 발발 가능성이 향후 미·중 패권 경쟁의 양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한다.    러시아와의 전투 중에 세상을 떠난 우크라이나 육상 10종 경기 선수 볼로디미르 안드로슈크의 장례가 1일 치러진 가운데 고인의 친구가 슬퍼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구체적으로 첫째,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개입하면 미·중 글로벌 패권 전쟁은 미국과 중국의 양자 게임이 아니라 3자 게임으로 양상이 확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러시아와 사실상 전쟁을 치르고 있다. 중국은 다소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러시아의 뒤에서 미국을 노려보고 있다. 둘째, 대만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중국의 군사 충돌 가능성도 중요하게 다룬다. 시진핑 3기에 전술핵무기까지 동원해 대만 통일 전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4장에서 저자는 '최후의 승자'가 누구일지 전망하는데, 일반적 예상과는 빗나간 듯한 반전으로 결론을 이끈다. 미·중 패권 전쟁의 미래를 파국이 아닌 협력 시나리오로 내다본 것이다. 양자가 모두 망가지는 게임이 아니라 윈윈을 위한 새로운 협력 관계로 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책 표지 아래에 '차이메리카 어게인(Chimerica again)'을 넣은 이유를 알 듯하다. 미·중이 패권 다툼을 벌이기 한참 전인 2001년 빈 라덴 세력의 9·11테러 이후 미·중의 반테러 전쟁 공조, 글로벌 공급망 협력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던 시대에 많이 거론된 '차이메리카(China+America) 시대'가 다시 올 것이란 낙관론이다.          

    2023.02.03 14:00

  • 인구 감소, 미국 변심…탈세계화 도래 경고

    인구 감소, 미국 변심…탈세계화 도래 경고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 피터 자이한 지음 홍지수 옮김 김앤김북스   책 제목의 ‘붕괴’는 인류가 최근 75년간 세계화·산업화로 황금기를 누렸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한국처럼 별 자원도, 큰 내수시장도 없는 나라가 세계 각지에서 자원을 조달하고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며 경제 성장을 이룬 것은 그 대표적 양상의 하나다. 이를 비롯해 세계화는 예전 같으면 산업화가 힘든 곳까지 산업화·도시화에 합류시켰다.   한데 미국이, 브레튼우즈 체재를 주도하고 안전하고 자유로운 무역이 가능하게 했던 초강대국이 달라졌단다. 게다가 한국을 포함해 주요국의 인구 감소가 현실화한다. 인구 증가로도 경제 성장을 불러냈던 인구구조의 붕괴다. 저자는 이제 탈세계화, 탈산업화, 또 지역에 따라 탈문명화도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먼 미래가 아니라 2020년대부터 닥칠 일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운송부터 금융·에너지·산업자재·제조업·농업 등 세계화·산업화의 시대가 어떻게 굴러왔고, 이후 ‘붕괴’의 파장이 지역별로 어떻게 나타날지 풀어나간다. 한국도 그렇지만, 중국도 부정적 전망 투성이다. 저자가 중국의 몰락을 예상하는 이유는 인구구조, 금융구조, 과잉투자를 통한 경제성장 등 여럿이다. 기후변화와도 연관된 식량 문제를 비롯 대부분의 지역이 어두운 전망이지만, 아르헨티나 같은 뜻밖의 지역에 유리한 전망을 하는 대목도 눈에 띈다.   특히 미국은 어느 모로 보나 유리하다. 인구구조부터 다르다. 다른 주요국과 달리 미국은 베이비붐 세대가 자녀를 많이 낳았다. 지금의 밀레니얼 세대다. 덕분에 미국은 베이비부머의 은퇴에 따른 재정 부담과 노동력 부족에서 다른 나라와 달리 2040년대쯤에는 회복 가능하다는 전망이 이어진다. 이민에 친화적인 문화, 인접한 멕시코의 역할 등도 유리한 조건으로 꼽힌다.   저자의 미래 전망에 동의하든 아니든, 지금껏 세계가 어떻게 굴러왔는지 경제·산업의 흐름을 꿰는 저자의 달변과 다변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장기간의 거시적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유용한 도표도 여럿 실렸다. 원제 The End of the World Is Just the Beginning.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2023.01.28 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