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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ㆍ방법 안 가리고 전쟁 펼치는 中…韓, 초한전 대비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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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완전히 새로운 전쟁, 초한전(超限戰)을 전개하고 있다."

중국의 정치경제·대외관계, 동아시아 국제정치경제 전문가인 이지용 계명대학교 인문국제대학 교수는 지난 1일 발간한 『중국의 초한전(超限戰): 새로운 전쟁의 도래』에서 중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전개한 '초한전', 즉 '한계를 초월한 전쟁'의 전개 양상과 한국의 대응 방향에 대해 분석했다. 저자는 초한전의 특징으로 "아무런 규칙도 없고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라며 "상대국을 정치적으로 굴복시킨다는 전쟁의 본질과 목적만을 유지할 뿐 전통적인 전쟁의 수단·방법·대상·범위·시기·규범 등 모든 한계가 철폐된 형태"라고 설명한다. 이어 초한전을 벌이는 중국은 "비양심·비윤리·비규범·비도덕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다양한 영역에 걸쳐 전방위적이고 파상적인 공격을 감행한다"고 지적한다.

중국 정치경제, 중국 대외관계, 동아시아 국제정치경제 전문가인 이지용 계명대학교 인문국제대학 교수가 최근 발간한 자신의 저서『중국의 초한전(超限戰): 새로운 전쟁의 도래』에포크미디어코리아.

중국 정치경제, 중국 대외관계, 동아시아 국제정치경제 전문가인 이지용 계명대학교 인문국제대학 교수가 최근 발간한 자신의 저서『중국의 초한전(超限戰): 새로운 전쟁의 도래』에포크미디어코리아.

저자는 중국이 꾸는 꿈, 이른바 ‘중국몽(中國夢)’에 대해서도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 크다"며 "중국이라는 국가 전체가 집단 망상에 사로잡혀 이를 실현하려고 한다면 이웃 국가들에게도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다수의 중국인이 부유한 삶을 누리는 이른바 대동사회(大同社會)를 만들고 대외적으로는 명실공히 세계 중심 국가이자 패권국이 된다는 꿈을 갖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영도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몽과 유사한 역사적 사례로 나치 독일과 군국주의 일본을 꼽는다.

저자는 중국의 초한전 전개 양상에 대해 미디어・여론전, 선전전, 법률전, 인지(認知)전, 교육・문화전, 이념전, 정보통신기술전, 기술・경제전, 무역(보복)전, 해외투자전, 마약범죄전, 생물학전, 회색지대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특히 "미디어・여론전으로 상대국 여론을 중국에게 유리하게 조작해 통제하고, 심리전으로 상대국 정부와 일반대중의 의지를 무력화하며, 법률전으로 상대국 정부와 개인의 행동을 제약하는 '3전'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외에도 기술・경제전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의 산업발전 전략인 '중국제조 2025'를 달성하는 주요 수단으로 겉으로는 해외 인재를 유치해 국내 산업경쟁력 배가를 표방하지만, 실제는 외국 대학·연구소·기업의 고급 기술을 탈취하는 전술"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지난해 12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 정책 관련 연설을 하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 정책 관련 연설을 하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쇠퇴"를 전망하거나 "한국의 선택은 중국이어야 한다"는 담론이 등장하는 등 중국의 초한전에 무방비로 노출된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저자는 "오늘날 중국과의 모든 교류는 중국 공산당이 조직적으로 계획한 해외 통일전선공작 수단에 의해 이뤄지지만 한국을 포함한 자유 세계는 이를 순수한 교류로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사드 보복 등 중국 공산당이 경제 보복을 가하더라도 일각에선 중국 경제에 대한 한국 경제의 의존성을 강조하며 타협론이 대두하기도 한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중국의 초한전에 맞서기 위해 한국이 법과 제도적 측면에서 국가 차원의 대응 기반을 구축하고 미디어와 교육을 통해 경계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국가 기간정보통신망 보호, 외국인에게 '상호주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 초한전 연구 및 교육 시스템과 국제적 연대 네트워크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군사・안보 측면에서도 "우리의 주적인 북한과 이해를 같이 하는 중국 공산당의 초한전에 대응할 전략과 준비 태세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며 "회색지대전과 같은 중국 비대칭전을 이겨 낼 수 있는 대응 전력 구축도 이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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