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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中 왕이 후임에 친강·마자오쉬 경합…한국과 의외의 인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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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11월 8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번째) 미국 대통령 부부가 중국 국빈방문 첫날 자금성 태화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자금성 황제 의전을 기획한 친강(오른쪽 두번째) 오는 가을 20차 당 대회 대의원으로 선발되면서 차기 외교부장 후보 경합에 나섰다. [중앙포토]

지난 2017년 11월 8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번째) 미국 대통령 부부가 중국 국빈방문 첫날 자금성 태화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자금성 황제 의전을 기획한 친강(오른쪽 두번째) 오는 가을 20차 당 대회 대의원으로 선발되면서 차기 외교부장 후보 경합에 나섰다. [중앙포토]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왕이(王毅·69) 중국 외교부장 후임으로 친강(秦剛·56) 주미 대사와 마자오쉬(馬朝旭·59) 외교부 제1부부장이 경합 중이다. 하반기 열리는 중국공산당(중공) 20차 전국대표대회(20대)에 참가할 대표자 명단에 친 대사와 마 부부장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면서다.

20차 당 대회 대의원 명단에 이름 올려 #주미·주일 대사 출신 선례에 친강 앞서 #화춘잉, 두 번째 선출로 차차기 부상도

그동안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러위청(樂玉成·59) 전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달 중앙선전부 산하 광전총국 부국장으로 밀려나면서 20대 대의원 명단에서 탈락했다. 19대 중앙후보위원의 20대 참가 자격 박탈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마 부부장과 친 대사는 외교부 대변인 선후임 관계다. 하지만 차기 외교수장 레이스에서는 친강이 앞선다는 분석이다. 전임 장관이 모두 주일 대사 혹은 주미 대사를 역임한 선례 때문이다. 지난 1998년부터 역대 외교부장인 탕자쉬안(唐家璇)은 주일, 리자오싱(李肇星) 주미, 양제츠(楊潔篪) 주미, 왕이는 주일 대사를 거쳤다.

친 대사는 한국에도 일찌감치 알려졌다. 지난 2008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첫날 외교부 브리핑장에서 “한·미 동맹은 냉전 시대의 이른바 ‘군사동맹’”이라고 언급하면서다. 당시 친강의 발언은 외교적 결례 논란으로 번졌다.

대사 경력이 없었던 친강은 지난해 7월 주미 대사 임명으로 경력 논란을 잠재웠다. 그 전까지는 영국 대사관 세 차례 근무가 해외 근무의 전부였다. 친강은 신문사(司) 국장과 예빈사(의전사) 국장을 역임하며 지근거리에서 시진핑 주석의 의전을 챙겼다. 지난 2017년 11월 19대 이후 첫 외교 행사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 당시에는 자금성 황제 외교를 주도했다. 코로나 발생 직후인 2020년 2월에는 시 주석의 방일을 위해 비밀리에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다.

베이징의 외교 전문가는 “차기 국무원(정부)이 구성되는 내년 3월이면 친강은 주미 대사 부임 3년 차”라며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임명에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마 부부장과 친 대사의 승부는 오는 10월 20대 폐막 직후 발표될 중앙위원 명단에 누구의 이름이 오르느냐에 달렸다.

지난 19일 밤 당·국가 기관 대표 회의를 보도한 중국중앙방송(CC-TV) 뉴스 화면에 마자오쉬(馬朝旭·59) 외교부 제1부부장이 세 번째 줄에 앉아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CC-TV 캡처]

지난 19일 밤 당·국가 기관 대표 회의를 보도한 중국중앙방송(CC-TV) 뉴스 화면에 마자오쉬(馬朝旭·59) 외교부 제1부부장이 세 번째 줄에 앉아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CC-TV 캡처]

친강과 경합하는 마자오쉬 부부장은 다자통으로 60년대생 선두 그룹의 대표 주자다. 지난 19일 밤 당·국가 기관 대표회의를 보도한 중국중앙방송(CC-TV) 뉴스 화면에 친강과 달리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986년 싱가포르 방송국이 주최한 제1회 ‘아시아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해 우승을 차지한 달변가다. 호주 대사를 거쳐 2016년부터 제네바 주재 유엔 대표로 2년 근무한 뒤 뉴욕에서 유엔 대표를 역임했다.

지난 19일 선출된 293명의 당·국가 기관 대의원 명단에 현직 외교부 출신은 7명이 이름을 올렸다. 5년 전인 19대의 4명보다 크게 늘었다. 왕이 부장, 치위(齊玉) 외교부 당 서기, 마자오쉬 제1부부장, 친강 주미 대사 외에도 화춘잉(華春瑩·52) 부장조리(차관보)가 19대에 이어 두 번째 대의원에 선발됐다. 차차기 여성 외교부장 하마평이 나온다. 주미 대사관 공사와 피지 대사를 역임한 장핑(張平·60) 현 로스앤젤레스 총영사도 선발됐다.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영어 통역을 전담하는 1981년생 쑨닝(孫寧·41)도 대의원에 선발돼 눈길을 끌었다.

마 부부장의 대변인 선임자였던 류젠차오(劉建超·58) 현 중앙대외연락부장도 당 대표로 선임돼 중앙위원을 노린다. 한국통인 중련부의 천저우(陳洲·56) 부부장도 20대 대의원에 선발됐다. 천 부부장은 김일성대 유학파로 주한 중국대사관 경제상무처 공사를 역임했다.

정치국 위원을 겸하는 양제츠 현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후임에는 류제이(劉結一·65) 현 대만공작판공실 주임이 유력하다. 류 주임은 19대 중앙위원을 역임해 외사위 판공실 주임에 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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