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펑리위안, 베일 쌓인 직함은 군간부 심사위원?...대만언론 사진 공개

    펑리위안, 베일 쌓인 직함은 군간부 심사위원?...대만언론 사진 공개

    최근 SNS에 퍼진 펑리위안 중국 퍼스트레이디의 군 사관학교 시찰 사진. 시찰 시점은 밝히지 않은 채 “펑리위안 중앙군사위 간부 심사 전문위원이 학교를 찾아 고위 인재 대오 건설을 조사 연구했다”는 설명이 달려있다. X(트위터) 캡처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군 사관학교를 시찰하는 사진이 최근 SNS에 퍼지면서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새로운 군부 내 직함이 노출됐다.   펑 여사는 2017년 인민해방군 예술학원 원장에서 물러난 뒤 그동안 군내 직함이 알려지지 않았다. 대만 연합보는 6일 펑 여사가 최근 군 간부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장면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X(옛 트위터)에 퍼진 사진은 펑 여사가 짙은 녹색 육군 정복 차림으로 사관학교를 시찰하는 장면으로, “펑리위안 중앙군사위 간부 심사 전문위원이 학교를 찾아 고위 인재 대오 건설을 조사 연구했다”는 설명이 달려있다.   펑 여사는 과거 저명한 군악대 가수이자 소장 계급의 현역 군인으로 총정치부 가무단 단장 겸 인민해방군 예술학원 원장을 역임했다. 중앙군사위 간부 심사위원은 2016년 신설됐으며 “군사위 주석 책임제를 전면적으로 깊이 관철하면서, 인재의 선발과 임용을 정확하고 과학적으로 확보하는 중요한 조치”라고 홍콩 성도일보가 군 관련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대만 관영통신사인 중앙사는 6일 해당 사진은 인터넷에 올라 온 정보에 불과하다며 신뢰도는 아직 조사를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펑 여사는 지난 3월 세계보건기구(WHO) 결핵 및 에이즈 예방 친선대사 신분으로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의 결핵 예방 현황을 시찰하는 공개활동으로 중화권 매체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shin.kyungjin@joongang.co.kr

    2024.05.06 15:28

  • [단독] 중국어 '유희청' QR 전단 정체…불법 도박장이었다

    [단독] 중국어 '유희청' QR 전단 정체…불법 도박장이었다

    5일 오후, 중국인 밀집지인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한 먹자골목 분전함에 붙어 있는 요우시팅(유희청·游戏厅) 홍보 전단. 요우시팅은 777슬롯머신인 삼칠기(三七机) 등 불법 게임기를 들여 은밀히 운영되고 있다. 이영근 기자   5일 오후, 서울 가리봉동. 먹자골목 초입에 놓인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손바닥 크기의 스티커 전단이 붙어 있었다. 전단에는 중국어로 유희청(游戏厅·오락실), 삼칠기(三七机·777 슬롯머신), 타어기(打鱼机·낚시게임기)라고 적혀 있었다. 정체불명의 QR코드도 함께였다.    30분간 근처를 돌아다녀 보니 전봇대, 볼라드, 분전함, 상가 등에서 유희청을 홍보하는 전단이 발견됐다. 한 중국동포(조선족) 상인에게 유희청의 정체를 물었다. 그는 “아, 요우시팅(유희청)? 불법 도박장인데 안 가는 게 좋다. 기계를 조작해서 어차피 돈 못 딴다”며 담뱃불을 붙였다.    ━  불법 도박장, ‘요우시팅’을 아시나요?   경찰 등에 따르면, 수도권의 중국인 밀집지에 이같은 불법 도박장이 스며든 것으로 6일 나타났다. 요우시팅은 은밀히 운영된다. 중국어를 못하면 입장조차 할 수 없다. 전단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으로 연결된다. “도박을 하고 싶다”고 하면 도박장 위치를 알려주는 대신 접선 장소와 시간을 알려준다고 한다. 그곳으로 가면 중국인 직원이 마중을 나와 허름한 상가 지하에 있는 도박장으로 데려가는 식이다. 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한 주택가의 배관에 불법 도박장 스티커 전단이 붙어 있다. 이외에도 전봇대, ATM, 볼라드 등 곳곳에서 도박장 홍보 전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영근 기자   운영자는 주로 귀화한 중국 동포다. 중국 커뮤니티에 밝은 한 경찰 관계자는 “3년 전부터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인이 마작 등 놀이를 즐기다 보니 불법 도박장까지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 부천시 심곡본동에서도 요우시팅 홍보물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스티커 전단 대신 주차표지판 양면에 QR코드가 있는 스티커 전단을 붙인 게 차이점이었다. 100m 남짓한 골목길의 가게 입구마다 요우시팅 홍보 주차표지판 13개가 놓여 있었다. QR코드를 통해 해당 업장에 접촉해봤더니 온라인 원격도박장으로 연결됐다. 가게 주인 공모(33)씨는 “누가 허락도 없이 갖다놨길래 의아했는데 도박장 홍보라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홍보도 활발하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한자로 유희청이나 삼칠기를 검색해보니 “수원 삼칠기” 등 문구가 적힌 계정이 검색됐다. 5일 게시된 영상에서는 유명 격투기 선수 캐릭터가 등장하는 삼칠기가 구동되고 있었다. 이외에도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등장하는 삼칠기 여러 대를 갖췄다고 홍보 중이었다.    ━  가게 앞에 뜬금없이 중국어 주차표지판    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해 4월 가리봉동에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A씨를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현행법은 등급분류가 거부된 사행성 게임물을 진열·보관한 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경찰은 당시 단속에서 삼칠기 등 사행성 게임기 32개를 압수했다. 장부에 적힌 하루 매출이 600~1000만원에 달한 곳도 있었다.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위챗페이로 돈을 주고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중고 삼칠기의 경우 30~50만원이면 살 수 있어 소액으로도 불법 도박장을 만들 수 있는 구조”라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경기 부천시 심곡본동 먹자골목에 삼칠기를 홍보하는 주차표지판이 늘어서 있다. 상인들은 "표지판을 누가 갖다 놓았는지 모르겠다"며 영문을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영근 기자  ━  외사경찰 축소…외국인 범죄 치안 공백 우려   불법 도박장 등 신흥 범죄가 스며들고 있지만, 경찰 안팎에선 외국인 범죄 대응 역량 약화를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국내 체류 외국인 정보 수집 등 활동을 하는 외사경찰의 기능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해 흉악범죄가 잇따라 발생하자 범죄 예방을 핵심으로 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지역 경찰서의 정보·외사 등 부서를 통폐합한 대신 기동순찰대를 신설했다.     10년 이상 외사 업무를 수행한 경찰은 “외국인 범죄 예방과 대응에 지역 외사경찰이 가진 네트워크와 정보가 큰 역할을 할 때도 있다”며 “적어도 외국인 인구 1만명 이상인 지역의 경찰서에는 외사 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영희 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이민 확대 기조를 밝힌 상황에서 경찰은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경찰 등 관련 기관이 사후적 체류관리가 아닌 예방 중심의 협력적 대응 체계를 갖춰야 이민자 유입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근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2024.05.06 15:04

  • "아이 괜찮나요"…2000만원 도자기 깼는데 박물관 감동 대응

    "아이 괜찮나요"…2000만원 도자기 깼는데 박물관 감동 대응

    지난 2일 중국 산둥성의 한 박물관에서 어린아이가 고가의 도자기 꽃병을 깨트렸으나 박물관 측이 배상금을 물지 않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사진 광명망 캡처   중국 산둥성의 한 박물관에서 어린아이가 고가의 도자기 꽃병을 깨트렸으나 박물관 측이 배상금을 물지 않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 매체 광명망은 “어린아이가 12만위안(약 2270만원)에 가까운 도자기를 깨뜨렸으나 박물관은 배상을 면제해 네티즌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다”며 지난 2일 쯔보시국예문화예술관에서 벌어진 사건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가족과 함께 박물관을 방문한 한 아이가 전시돼 있던 도자기를 깨트렸다. 깨진 도자기는 문화재가 아니라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현지 도예가가 손으로 그린 작품이었다. 별다른 보호 케이스 없이 전시되고 있던 도자기를 아이가 손으로 만져보다 넘어뜨렸고, 도자기는 산산조각이 났다.     전시장 바닥에 도자기 파편이 흩어져 아수라장이 된 모습은 동영상으로 촬영돼 온라인상에서 널리 공유됐다. 영상에는 아이의 형제가 “동생이 또 큰일을 저질렀다”고 외치는 모습도 담겼다.     그러나 박물관 측은 “꽃병이 깨진 것은 유감이지만 아이는 고의가 아니었고, 아이가 다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배상은 전액 면제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광객이 많으면 직원이 분산돼 전시장 구석까지는 관심을 기울일 수 없다”며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박물관 측의 책임도 있다고 했다.   이 사건은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아이가 12만위안짜리 꽃병을 깨뜨렸으나 배상이 전액 면제됐다”는 문장은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일부 누리꾼들은 “중요한 전시품이라면 왜 케이스에 보관하지 않았는지 의아하다”라거나 “오히려 아이가 도자기 파편에 다치면 곤란하다”며 아이를 탓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아이가 도자기를 깨트린 것은 잘못됐다며 일정한 보상을 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깨트린 물건은 배상하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 “아이의 잘못은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면서다.     주류 언론도 논쟁에 가세했다. 베이징 매체 신경보는 “박물관이 전시 준비에 대해 검사를 강화하고 전시물 보호와 관광객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어린이를 동반한 부모는 보호책임을 강조해야 하고, 박물관의 경우 전시를 보호하는 것도 의무”라고 주장했다. 후베이성 매체 지무신문은 “관용과 용서도 중요한 가치”라고 논평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2024.05.06 10:11

  • 산후조리원 韓서 생겼는데…"원조는 나요" 中 황당 해외수출

    산후조리원 韓서 생겼는데…"원조는 나요" 中 황당 해외수출

    지난 2월28일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등 관계자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산후조리원 문화를 두고 중국과 ‘원조(元祖)’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용역 보고서「산후조리원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시장조사 및 지원방안 연구」에서다.   6일 보고서에 따르면 산후조리원은 1996년 한국에서 탄생했다. 그 전에는 산모가 가정에서 산후 3주까지 친정 어머니 등의 도움을 받으며 휴식을 취하는 전통이 있었는데, 핵가족화로 가족의 도움을 받기 어렵게 되자 가정 밖에서 산후조리원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1999년 중국에도 산후조리원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국의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중국 산모가 베이징에 ‘신마마 산후조리원(北京新妈妈产后护理中⼼)’을 차린 게 시초다.   이후 빠르게 확산하며 한국보다 많은 산후조리원을 보유하게 됐고, 2016년(중국 1640개, 한국 612개)부터 그 격차를 크게 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중국 내 산후조리원 수는 5454개로 한국(469개)의 11배가 넘는다. 2021년 현재 중국의 산후조리원 시장 규모는 1조8000억원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인구(14억2517여명)가 한국(5175만여명)보다 28배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경진 기자   명칭을 ‘산후조리원’ 대신 ‘위에즈센터(⽉⼦中⼼)’로 바꾼 중국은 산후조리원 문화를 자국의 고유 문화 시설인 것처럼 내세우고 있다. 위에즈센터는 중국에서 산모가 출산 후 한 달 동안 집에 머무르며 쉬게 하는 전통인 ‘줘위에즈(坐⽉⼦)’에서 파생된 이름이다.   보고서에선 “중국 내 산후조리원 대부분은 중국 업체가 한국의 운영 노하우만 빼앗아 독자적인 문화 시설인 것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향후 중국과 원조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2010년대 한국의 김치를 두고 중국에서 ‘파오차이(泡菜)’로 부르며 자국의 고유 음식인 것처럼 조작한다는 논란과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중국은 폭발하는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전세계에 기업화한 산후조리원을 수출하고 있다. 중국의 유명 산후조리원 체인인 세인트벨라 산후조리원은 1300억원가량을 투자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싱가포르에 호텔형 산후조리원을 운영 중이다. 이 기업에는 중국 자본뿐만 아니라 한국의 미래에셋투자까지 돈을 댔다. 보고서에선 중국의 산후조리원 기업들에 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잠재적인 경쟁자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반면 한국은 2010년 만성적인 서비스 수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산후조리원을 ‘10대 유망 중소 해외진출’에 포함하고 수출을 독려해왔지만, 변변한 성과를 내지 못 하고 있다. 저출산 현상에 따라 내수 시장이 축소하고 있어서다. 국내 산후조리원 대다수가 기업화 돼 있지 않은 점도 불리한 조건이다.   이재희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이 ‘위에즈센터’를 세계지식재산기구에 등록하기 전에 한국이 ‘산후조리원’을 등록해 지식재산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점적으로 수출 타깃으로 삼을 국가로는 한류(韓流) 문화에 친숙한 인도네시아·베트남·몽골 등이 지목됐다. 관련기사 2월 출생아 2만명 아래로…출산 많은 1분기 중 처음 하루 200만원에도 K-산후조리원 열풍…美엄마 4000명 줄섰다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2024.05.06 05:00

  • 앞바다에 가스 넘쳐나도 못 쓴다, 베트남·필리핀 '중국 울화통'

    앞바다에 가스 넘쳐나도 못 쓴다, 베트남·필리핀 '중국 울화통'

    지난해 8월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양경비대 선박이 필리핀 해양경비대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발I사하고 있다. 필리핀 해안 경비대가 공개한 사진이다. AP=연합뉴스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의 영유권 갈등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경제적 고민까지 안기고 있다. 중국의 압박으로 가스전·유전 개발 길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동남아 국가들이 자국 앞바다에 매장된 풍부한 자원을 두고도 해외에서 에너지를 수입하는 자원 빈국(貧國)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과 동남아의 남중국해 갈등 역사는 90년이 넘는다. 중국은 1953년부터 ‘남해 구단선’(南海 九段線)이란 자의적 해상 경계선을 긋고 남중국해의 90%가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해 왔다.    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더 강화됐다.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가 이 해역에서 벌이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엔 한술 더 떠 정부 공식 표준지도에 대만 동부 해역을 추가한 ‘10단선’을 주장 중이다.    ━  中 방해에 13년 전 찾은 가스전 개발 막혀      지난 2018년 4월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군 함대를 사열하며 연설을 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중국의 남중국해 집착은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30%가 오가는 이곳의 지정학적 가치뿐 아니라 바다에 묻혀 있는 막대한 에너지 자원 에 기인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남중국해에 36억 배럴의 원유와 1조 1412억㎥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한다.   동남아 국가들에겐 에너지 부국(富國)이 될 기회지만 ‘그림의 떡’이다. 중국의 압박에 개발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베트남과 필리핀이 대표적이다. 베트남은 2011년 중부 해안에서 약 80㎞ 떨어진 해역에서 1500억㎥의 천연가스전을 발견했다. 당시로선 수도 하노이에 수십 년 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정도의 매장 규모였다.    베트남 정부는 곧바로 미국 에너지 기업 엑슨모빌을 중심으로 가스전을 개발하는 ‘블루웨일(Blue Whale)’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말부터 가스 생산이 시작돼야 했다. 신재민 기자 하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태다.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해 12월 입수한 베트남 정부 기록에 따르면 개발은 시작도 못 했으며 향후 일정도 정해진 것이 없다. 사업 지분 64%를 소유한 엑슨모빌의 철수 소문까지 돌기도 했다. 사업이 벽에 막힌 건 중국 때문이다. 중국은 베트남과 인접한 하이난 섬에서 해양경비대(해경) 소속 1만2000t급 함정을 수시로 남중국해에 투입해 위협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의 에너지 자원 개발은 중국의 영해 주권을 침해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면서다.    ━  블랙아웃 공포에도 中 물대포 공격에 LNG수입   박경민 기자 필리핀은 요즘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극심한 더위로 전력 사용량이 치솟으면서 필리핀에선 10여 개의 화력 발전소가 연료 수급 문제로 가동을 멈췄고 이로 인해 수도 마닐라가 있는 루손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루손섬에 공급되는 전력의 약 20%는 필리핀 서쪽 팔라완 섬의 말람파야 가스전이 담당하고 있는데 이곳 가스는 2027년쯤 고갈될 전망이다.   다급해진 필리핀은 남중국해 가스 개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취임 이후 남중국해를 두고 영유권과 천연자원 등 경제적 이익 방어에 힘쓰는 것을 중점 과제로 삼고 있다. 전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재임 당시 추진했던 중국과의 남중국해 자원 공동 탐사 계획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4월 30일 공개한 사진에서 필리핀 해안경비대 선박(가운데)이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중국 해경 선박 2척에 포위된 채 물대포를 맞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르코스 대통령의 구상은 그러나 중국의 무력시위로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인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에서 중국 해경 선박의 물대포 공격으로 필리핀 해경 선박 1척의 난간과 지붕이 파괴됐다. 중국 해경은 3월 5일에도 스카버러 암초 남쪽 아융인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에서 필리핀 해경에 물대포를 쏴 최소 4명의 필리핀 선원이 다쳤다.   중국 등쌀에 자원 개발 길이 막힌 두 나라는 어쩔 수 없이 에너지 수입을 늘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필리핀이 2025년 9월까지 액화천연가스(LNG) 구매에 약 14억 달러(약 1조9400억원)를 쓰고 베트남은 같은 기간 3억 7000만 달러(약 5100억원)를 들여 LNG를 수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빌 헤이튼 연구원은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새로운 유전 개발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며 “이러한 압박을 통해 베트남과 필리핀이 에너지 자립에 실패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  미국 도와준다지만, 두려운 중국 회색지대 전략   4월 11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일본·필리핀 3국 정상회의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부터)가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화가 난 필리핀은 미국과 공조해 중국을 막아보려 한다. 지난달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일본·필리핀 3국 정상회의에서 세 나라는 중국을 겨냥한 남중국해 합동 군사 훈련 강화에 합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필리핀의 항공기, 선박 또는 군대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양국 간 상호방위조약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은 남중국해 에너지 자원 탐사에 미국 투자를 끌어들일 생각도 하고 있다. 지난 3월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기업인들로 구성된 무역·투자 사절단을 이끌고 필리핀을 방문했을 당시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중국이 군사기지화한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제도의 수비 암초 인공섬 사진. 지하 탄약고와 항공기격납고, 미사일 요새, 레이더 돔과 안테나 또는 통신 시설이 건설됐다. 사진 CSIS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이런 노력도 큰 소용이 없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오랫동안 남중국해에 임의로 인공섬을 건설했다. 여기에 설치된 20여 개의 전초기지엔 활주로와 레이더 등 군사시설이 갖춰져 있다. 그레그 폴링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동남아 국장은 “인공섬 건설로 중국은 동남아 국가들의 남중국해 움직임을 시시각각 감지해 즉각적으로 대응할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해경과 무장 민간선박 같은 비정규 전력을 통해 벌이는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도 무섭다. 미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맷은 “회색지대 전략을 통해 중국은 법 집행(해경)과 군사 행동(해군)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동남아 국가들의 군사적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링 국장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썬 중국 위협이란 리스크가 있는 남중국해를 다른 지역의 유전과 가스전을 제쳐두고 개발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중국 견제 위해 뭉친 미·일·필리핀…남중국해 공동순찰 나선다 도자기 파편 나왔다고 "내 바다"...中 '남중국해 말뚝박기' 수법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2024.05.06 05:00

  • '거지 밥상' 먹으려고 장사진…中 청춘들의 짠한 짠테크, 왜

    '거지 밥상' 먹으려고 장사진…中 청춘들의 짠한 짠테크, 왜

    중국의 젊은 세대들이 식당에 앉아 저렴한 가격으로 간단한 끼니를 대신하고 있다. 중국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Z세대(1995년~2009년 출생)는 심각한 실업난과 자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며 '초저가 소비'에 매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매기 쉬(29)는 매일 점심을 인근 국영 식당에서 해결한다. 10~15위안(약 1800~2800원)만 주면 큰 접시에 요기할 만한 음식이 한 가득 담아져 나온다. 국가 지원을 받는 국영 식당 주 이용객은 주로 노인들이었지만, 최근엔 쉬와 같은 젊은 고소득 직장인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라도 돈을 더 아끼고 저축해야만 안전하다 느낀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위기와 높은 청년 실업률 등으로 중국 경제가 심각한 부진을 겪으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의식주 전반에 걸쳐 '초저가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저가 메뉴에 무제한 리필이 되는 국가 지원 국영 식당에 소비가 집중되고 있고, 가장 적은 돈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이른바 '거지 밥상'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올 초부터 이어온 이 같은 초저가 소비 열풍은 지속해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압박하는 상수가 되고 있다.     ━  반짝 트렌드 아닌 '생존 투쟁' 중    NYT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은 특히 중국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중국의 Z세대(1995년~2009년 출생)가 자국 경제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내며 '초저가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가장 적은 돈으로 먹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메뉴를 뜻하는 '충구이(窮鬼·거지) 세트'가 경쟁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맥도날드나 KFC 등에서 진행되는 무료 시식 행사나 반값 할인 행사들을 요일별로 목록을 만들어 SNS상에 공유하거나 직접 최저가 식재료를 공수해 밥·국·반찬 등으로 단출한 식단을 만드는 식이다. 격식 있는 민간 레스토랑은 폐점이 이어지고 있지만, '2위안(400원) 빵집'과 같은 프랜차이즈들은 빠르게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중국 기업 정보 제공 업체 '치차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에서 폐업한 음식점은 45만9000곳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급증한 수치다.    사찰의 템플스테이도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명상 등 잘 짜인 프로그램을 따르며 세 끼 식사를 다 주는데도 80위안(1만5000원)밖에 하지 않아 '짠테크'를 하는 중국 젊은 층에게 호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판 에어비앤비로 불리는 숙박공유업체 샤오주(小猪·Xiaozhu)는 지난 2월 춘제(중국 설) 기간 Z세대 이용자의 '사찰' 검색이 2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뱌오샹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중국학 연구위원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초저가 소비를 "단순히 반(反) 소비 흐름으로 해석하면 안된다"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환멸이 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예상치(4.6~4.8%)를 뛰어넘는 5.3%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표와 달리 실질 소비 심리는 한껏 얼어붙은 상황이다. 문제는 젊은 층의 초저가 소비 만성화가 중국의 경기 부양에 장기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천저우 홍콩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저가형 소비로의 전환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라며 "많은 기업이 파산하고 실업률이 증가하며, 이 때문에 '초저가 소비'가 더 확산하는 악순환의 굴레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로우 홍콩과학기술대학 공공정책연구소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일본의 (만성적 디플레이션)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되새기지 않으면 중국 현재 경기 둔화 흐름은 장기화할 것"이라며 "2035년까지 중진국 경제로 도약하려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야망 실현도 늦어질 것"이라 분석했다.    하나에 2위안(약 380원) 밖에 하지 않는 빵을 사기 위해 중국 젊은층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사진 샤오홍수 캡처    ━  중국發 '초저가 소비' 연쇄 작용   이 같은 중국 시장 소비 위축과 디플레이션 압박은 세계 산업,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명품계 큰 손'이라는 아성과 달리 당장 중국 젊은 층의 초저가 소비 확산으로 명품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구찌, 발렌시아가 등을 소유한 케링그룹의 올해 1~3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20% 감소했다.    중국 명품 시장 전문매체 징데일리의 줄리에나 러 편집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명품 브랜드의 중국 시장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2022년 명품 시계 브랜드 오메가와 중저가 브랜드 스와치 협업 사례처럼 씀씀이에 민감해진 중국 젊은 층에 맞춰 '가성비' 제품을 내놓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수출'도 문제다. 중국의 내수 소비가 부진해 재고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자국 제품을 헐값에 해외로 내다 팔고 있다. 값이 싸지면 표면적으로 소비자가 이로워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산업 자체를 망가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헐값의 중국 상품을 수입하게 된 나라들이 자국 내 물가 하락으로 경기 회복이 더뎌지는 디플레이션을 덩달아 겪게 될 우려도 있다.    관련기사 중국의 시진핑은 조언이 아니라 찬사를 원한다[BOOK] "대학 나와 월 114만원 돼지농장 취업"…통계보다 심각한 中실업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2024.05.06 05:00

  • "오랫동안 흠모" 시진핑, 프랑스 도착…5년 만에 유럽 순방

    "오랫동안 흠모" 시진핑, 프랑스 도착…5년 만에 유럽 순방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의 영접을 받았다. AP=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에 도착해 엿새 동안의 유럽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시 주석은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해 서면으로 발표한 ‘도착 연설문’에서 “60년 전 중국과 프랑스 양국은 냉전의 장벽을 돌파하고 외교관계를 수립했다”며 “시종일관 중국과 서방 관계의 선두를 걸으면서 상이한 사회 제도를 가진 국가가 평화공존·협력호혜 하는 전범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동·서방 문명의 중요한 대표로서 중국과 프랑스는 오랫동안 서로를 흠모·흡수해왔다”며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일찍이 중화 문화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중국 인민 역시 볼테르, 디드로, 위고, 발자크 등 프랑스 문화의 거장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국 문화에 자부심이 강한 중국 최고 지도자가 타국 문화를 상찬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인데, 시 주석은 2014년 프랑스에 처음으로 국빈 방문했을 때도 사르트르·몽테뉴·몰리에르·스탕달·밀레·모네·마네 등 프랑스가 배출한 철학자와 예술가 약 20명의 이름을 줄줄이 거론하며 친근감을 강조한 적이 있다.   시 주석은 “양국 수교 60주년에 즈음해 다시 아름다운 프랑스 땅을 밟으니 더 친근감이 느껴진다”며 “이번 기회를 빌려 나는 삼가 중국 정부와 인민을 대표해 프랑스 정부·인민에 진심어린 인사와 축원을 전한다”고 했다.    오를리 공항에서는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가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를 영접했다.   시 주석은 6일부터 본격적으로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해 파리에서 마크롱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3자 회담을 하고, 마크롱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프랑스 방문 마지막 날인 7일에는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의 외할머니 고향이자 어린 시절 자주 방문한 남부 피레네 산맥으로 시 주석 부부를 초대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프랑스 국빈 방문 기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만나 무역과 경제, 안보 분야를 주제로 회담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 방문을 앞두고 이날 현지 신문 라트리뷘과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과) 상호 호혜를 확보하고 우리 경제 안보 요인들이 고려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을 앞세운 서방 국가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중국과 긴밀하게 교류하는 국가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에서는 여전히 중국을 본질적으로 기회의 시장으로 보는 시각이 있기에 이 문제에 대해서 모두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대화 중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도 언급할 전망이다.   프랑스는 중국이 러시아에게 전쟁을 멈추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유럽 파트너들과 관계 강화를 원한다면 우리의 입장을 들어보고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이번 순방에는 안보 라인 수장이자 공식 서열 5위인 차이치(蔡奇)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중앙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이 동행했다.   시 주석은 프랑스에 이어 마찬가지로 중국에 우호적인 국가로 꼽히는 세르비아와 헝가리를 방문한다.   시 주석의 유럽 방문은 이탈리아·모나코·프랑스 등 3개국을 방문했던 2019년 3월 이후 5년여 만이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2024.05.06 01:44

  • 중국산 흑연에 눈감아준 미국…한국 전기차·배터리 업계 휴~

    중국산 흑연에 눈감아준 미국…한국 전기차·배터리 업계 휴~

    현대자동차가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를 계기로 북미 시장에서 수소전기 트럭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사진은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뉴스1] 한국 전기차·배터리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 걱정을 덜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흑연이 들어간 전기차에도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전기차용) 흑연을 원산지 추적이 불가능한 소재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외국 우려 기업(FEOC)에서 흑연을 조달해도 2026년 말까지는 최대 7500달러(약 1019만원)에 달하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중국산 고순도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다.   미 재무부는 “천연흑연뿐만 아니라 합성흑연을 전기차에 사용할 경우 공급망을 추적해 원산지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며 이번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미 백악관은 “성장한 전기차 시장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지난해 12월 IRA 세부 규정을 통해 중국 기업 대부분을 외국 우려 기업으로 지정했다. 이에 중국산 흑연으로 만든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 시장에 조 단위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 자동차 및 배터리 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이어졌다. 전기차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보조금 혜택까지 줄면 시장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와 배터리 기업 사이에선 미 정부의 결정이 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세계 흑연 채굴량 130만t 가운데 중국 채굴량의 비중이 65%(85만t)로 높기 때문이다. 중국산 흑연 없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생산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산업통산자원부는 이번 결정에 한국 기업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4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한·미 간 공고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산업과 통상 간 유기적인 협조 속에 민관이 원팀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한 성과”라며 “한국 기업 입장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중국산 흑연을 대체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며 이번 결정을 반겼다. 배터리 업계는 중국산 흑연을 대체할 수 있는 공급처 다변화에 나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흑연을 포함해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처를 호주와 미국, 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연흑연을 인조흑연으로 대체하는 한편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도 개발하고 있다. 천연흑연 음극재는 가격이 저렴하고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조흑연으로 배터리 음극재를 만들면 천연흑연 대비 배터리 수명이 길어지고 고속 충전에 유리하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2024.05.06 00:11

  • 중국판 ‘밸류업’에…홍콩ELS 손실 소폭 만회

    중국판 ‘밸류업’에…홍콩ELS 손실 소폭 만회

    최근 중국 정부의 각종 경기 부양책에 중화권 증시가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 중국의 국영 우량 기업들을 모아 만든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는 8개월 만에 6500선을 돌파했다. 이를 기초자산으로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률이 기존 50%에서 40%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은행권과 투자자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는 지난 3일 6547.29를 기록했다. 5000선까지 곤두박질치며 연저점을 찍은 1월 22일(5001.95) 대비 30.6% 솟구쳤다.   김영옥 기자 주요국의 대표 지수와 비교하면 최근 석 달간 홍콩H지수를 포함한 중화권 증시만 홀로 날았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이달 5일 기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석 달 전(2월 5일)보다 14.9% 뛰었다. 홍콩 증시의 오름폭은 더 컸다. 같은 기간 H지수는 25.5%, 항셍지수는 19.1% 올랐다. 반면 최근 석 달간 코스피(5.2%), 니케이225(3.3%) 등 아시아 증시 오름폭은 5% 이하에 머물렀고, 미국(다우존스)은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중화권 증시에 훈풍이 부는 건 중국 정부의 잇따른 부양책과 내수 경기에 대한 회복 기대가 맞물리면서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중국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신(新) 국9조(자본시장 활성화 9대 조치)’ 를 발표한 영향도 크다. 밸류업 대상 기업을 국영 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확장했고, 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강화한 게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중국 정부가 경제의 최대 걸림돌로 꼽는 부동산 침체를 벗어날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단기 투자심리를 자극한다. 최근 중국의 내수 시장이 회복하고 있다는 시장의 기대심리도 커졌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3%로 시장 예상치(4.8%)를 크게 웃돌았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국이 ‘재평가’ 받을 준비가 됐다고 평가했다”며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홍콩 상장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내 금융사와 투자자는 급반전한 홍콩H지수에 관심이 많다. 홍콩H지수가 반등하면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손실 폭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ELS는 3년 만기인 상환 시점에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기준의 60~70%보다 높으면 이익을 얻는 구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부터 연말까지(2~4분기)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권의 홍콩H지수 연계 ELS 규모는 9조9000억원이다. 여기에 지난 3월 기준 투자손실률인 50.1%(유안타증권 자료)를 적용하면 손실 규모는 4조9599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H지수가 지금처럼 6500 이상 상승할 경우 손실률은 40~45%까지 낮아질 것으로 은행권은 예상한다. 이때 손실 규모는 3조9600억~4조4550억원으로 최대 1조원 정도 손실 폭을 줄일 수 있다.   핵심은 홍콩H지수 오름세가 지속할 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ELS 상품의 손실 폭은 줄어들 수 있지만, 손실 회피 구간(7500~9000선)까지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홍콩 증시는 최악의 자금 유출은 끝났지만, 지정학적 긴장과 정책에 대한 실망 등으로 상승 랠리를 벗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2024.05.06 00:10

  • 마크롱, 시진핑에 특급 환대…‘제2 고향’ 피레네로 초대

    마크롱, 시진핑에 특급 환대…‘제2 고향’ 피레네로 초대

    오는 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찬 회담을 하는 피레네 산맥 투르말레의 라몽지 스키 리조트. [AFP=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일 프랑스·세르비아·헝가리 유럽 3개국 순방에 나섰다.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우방이면서도 대중 정책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표방하는 프랑스와의 정상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이날 오전 시 주석이 베이징에서 전용기를 타고 첫 방문지인 프랑스를 향해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유럽 단독 순방은 이탈리아·모나코·프랑스 3개국을 방문한 2019년 3월 이후 5년여 만이다.   이번 순방에는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 시 주석의 비서실장이자 최측근 실세로 꼽히는 공식 서열 5위인 차이치(蔡奇)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중앙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이 동행했다.   마크롱(左), 시진핑(右) 시 주석의 프랑스 국빈 방문이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이뤄지는 만큼 초점은 우호 증진에 맞춰질 전망이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을 미국 중심의 대중 견제망에 틈새를 벌릴 기회로 볼 가능성이 크다. 시 주석은 6일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3자 회담도 할 예정이다.   엘리제 궁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를 핵심 의제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여름 파리 올림픽을 개최하는 프랑스는 경기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추진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압박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방중이 오는 15일로 예정된 만큼 중국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7일 파리 일정을 마친 시 주석 부부를 외할머니 고향인 남부 피레네 산맥으로 초대해 환대할 예정이다. 스페인과 국경을 접한 피레네 산맥의 투르말레 인근은 마크롱 대통령이 어린 시절 외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자주 방문해 ‘제2의 고향’으로 불린다. 피레네 회동은 지난해 4월 중국을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을 위해 시 주석이 마련했던 광저우 일정에 대한 답례로 마련됐다.   시 주석은 다음 순방국인 세르비아에서 1999년 북대서양조합기구(NATO) 전투기의 오폭으로 파괴됐던 중국 대사관 부지에 건립된 중국문화센터 개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4.05.06 00:10

  • 習, 5년만의 유럽행...'전략적 자율성' 표방 佛 마크롱과 회담

    習, 5년만의 유럽행...'전략적 자율성' 표방 佛 마크롱과 회담

    지난해 4월 7일 중국 광저우의 쑹위안호텔에서 노타이 차림으로 산책하는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이 환담하고 있다. 쑹위안호텔은 시 주석의 부친인 시중쉰 전 광저우 당서기가 집무하던 관저로 사용됐다. 신화=연합뉴스 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세르비아·헝가리 유럽 3개국 순방에 나섰다. 미·중 간 전략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우방이면서도 대중 정책에서는 ‘전략적 자율성’을 표방하는 프랑스와의 정상회담 결과 등이 특히 주목된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이날 오전 시 주석이 베이징에서 전용기를 타고 첫 방문지인 프랑스를 향해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유럽 단독 순방은 이탈리아, 모나코, 프랑스 3개국을 방문한 2019년 3월 이후 5년여 만이다.   이번 순방에는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물론이고, 시 주석의 비서실장이자 최측근 실세로 꼽히는 공식 서열 5위인 차이치(蔡奇)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중앙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이 동행했다.    시 주석의 프랑스 국빈 방문이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이뤄지는 만큼 초점은 우호 증진에 맞춰질 전망이다. 특히 중국 견제와 협력을 넘나들며 독자적 노선을 추구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입장을 고려했을 때 시 주석이 이번 방문을 미국 중심의 대중 견제망에 틈새를 벌릴 기회로 볼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중국과 무역관계를 맺고 있으며 중국은 대국이고 중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는 미국과 중국이 밀거나 끌어당기는 것보다 프랑스가 미국·중국과 관계를 선택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독립성을 주장했다.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중국 이슈에서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다.   실제 유럽 상당수 국가들은 미국의 대중 견제 기조에 동참하면서도 중국과 경제적 협력의 끈을 완전히 놓는 데는 주저해온 게 사실이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진영이 갈리고 블록화하는 추세라 특히 첨단 산업 분야 등에서 선택의 여지는 점점 줄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런 와중에도 자율성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은 프랑스의 ‘유연성’을 높이 평가해왔다.    시 주석은 6일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까지 함께 하는 3자 회담도 할 예정이다. 유럽을 끌어당기려는 의도가 명확해 보인다. 이 자리에서 대중 제재 등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김주원 기자   하지만 프랑스는 대중 견제 역시 이어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일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 프랑스군과 자위대의 상호 파병을 용이하게 하는 ‘상호접근 협정’(RAA) 체결 논의를 개시하기로 했는데, 중국을 겨냥한 안보 협력의 성격이 짙다.    마크롱 대통령은 무역에서도 강경한 입장을 예고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중국이 국제무역의 규칙을 존중하지 않고, 분쟁 해결 메커니즘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유럽이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주요 글로벌 이슈에 중국을 참여시키고, 상호주의에 기반을 두는 경제 관계를 논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엘리제 궁은 이밖에도 양국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를 핵심 의제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여름 파리 올림픽을 개최하는 프랑스는 경기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추진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압박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방중이 오는 15일로 예정된 만큼 중국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파리에서 일정을 마친 시 주석 부부를 외할머니의 고향인 남부 피레네 산맥으로 초대해 환대할 예정이라고 프랑스국제라디오방송(RFI)이 5일 보도했다. 스페인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피레네 산맥의 투르말레 인근은 마크롱 대통령이 어린 시절 외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자주 방문해 ‘제2의 고향’으로 부르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곳에서 양국 정상 부부는 양고기, 흑돼지 햄과 프랑스 타르브 지역의 콩, 치즈 명장 도미니크 부쉐가 엄선한 치즈, 프랑스의 영부인 브리지트 여사가 고른 블루베리 파이 등으로 구성된 프랑스 요리를 즐길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피레네 회동은 지난해 4월 중국을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을 위해 시 주석이 마련했던 광저우 일정에 대한 답례로 마련됐다. 당시 시 주석은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전 광둥성 당서기의 관저였던 쑹위안(松園) 호텔로 마크롱 대통령을 초대해 봉황단총(鳳凰單叢)과 영덕홍차(英德紅茶) 등 중국 고급 전통차를 대접하며 환대했다.   방중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2018년 1월 시안에서 진시황의 병마용을 관람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시진핑 국가 주석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에어버스 100대 등 100억 달러(약 10조6000억원)의 계약을 선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앙포토  ━  나토 오폭 현장 중국문화센터 개관식 참석   시 주석은 두 번째 순방국인 세르비아에서 지난 1999년 북대서양조합기구(NATO) 전투기의 오폭 25주년을 맞아 당시 파괴된 중국 대사관 부지에 건립된 중국문화센터 개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하 2층 지상 8층으로 건립된 중국문화센터 개관식 연설에서 시 주석이 중·동부 유럽에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주목된다.   중부 및 동부 유럽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러 밀착으로 하락 추세다. ‘17+1’(중국·중부 및 동부 유럽 국가 협력 메커니즘)은 지난 2021년 5월 친대만 성향의 리투아니아가 탈퇴하면서 16+1로 줄었고, 다른 동유럽 국가도 중국과 협력 우선순위를 낮춘 상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4.05.05 18:52

  • 김치·빵·마라소스까지 중국산…위생 논란에도 한국 밥상 점령

    김치·빵·마라소스까지 중국산…위생 논란에도 한국 밥상 점령

    김주원 기자 저렴한 중국산 먹거리가 빠르게 한국 밥상에 진출하고 있다. 5일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19년 연간 30만6047t이 들어왔던 중국산 김치는 2021년 남성이 알몸으로 물에 들어가 배추를 절이는 모습이 담긴 현지 영상이 퍼진 뒤 24만606t까지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김치 원재료 가격이 오르자 2022년 수입량은 다시 26만3434t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엔 28만6545t을 기록했다.    ━  김치 수입량 증가…“식당서 국산 식자재 쓰길 망설여 해”   다른 농산물·가공식품 수입도 증가하고 있다. 예컨대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양배추는 지난 3월 중국에서 657t이 들어왔다. 전년 동월(243t)보다 170%가량 늘었다. 전국 4개 지역에서 식자재 마트를 운영하는 전 모(62) 씨는 “중국산 양배추 가격은 국산의 60% 수준으로 저렴하다”라며 “가격 경쟁력을 위해선 중국산 농산물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10·20대 마라탕 열풍에 '소스류' 수입↑   지난해 중국산 빵 수입 물량은 3133t으로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산 라면 역시 지난해 1984t을 기록해 역대 가장 많은 물량이 들어왔다. 이들은 일부 식자재 마트나 무인 매장, 지역 시장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10·20대를 중심으로 마라탕 등 중국 음식·과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마라탕·훠궈 등 관련 소스 및 혼합 조미료 수입량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8만250t을 기록했다. 5년 전인 2019년보다 약 22% 증가했다. 쌀과자 수입량은 지난해 5754t으로 1년 전보다 40.4% 증가했다.     ━  월병 제품에 수세미 섞여…안전성 불안 여전   중국 칭다오 맥주 3공장에서 원료에 소변보는 작업자(왼쪽), 오인월병. 사진 홍성신문 캡처, 식약처 하지만 안전성 문제는 여전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올해 중국산 당근에서 기준치의 5배가 넘는 잔류 농약이 나와 회수조치가 됐고, 중국산 월병 제품에서 수세미가 섞여 들어간 것이 적발됐다. 지난해엔 중국산 미니 카스텔라에 사용된 방부제가 기준치의 73배를 넘어 회수 명령 조치가 있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물가 상승률에 비해 국민 가처분소득이 늘지 않아 구매력이 떨어지자 초저가 제품인 ‘Made in China’에 대한 니즈가 강해진 것”이라며 "자유 시장 경제에서 구매 자체를 막기는 어렵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불량이나 유해제품이 들어오지 않도록 정부의 모니터링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유통에서 안전 문제가 없는지 정부의 감시망이 더 조밀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2024.05.05 17:44

  • 날아오른 중화권 증시…홍콩 ELS 손실률 40%대로 줄어드나

    날아오른 중화권 증시…홍콩 ELS 손실률 40%대로 줄어드나

    지난 3월 홍콩지수ELS피해자모임 회원들이 '대국민 금융사기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중국 정부의 각종 경기 부양책에 중화권 증시가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 중국의 국영 우량 기업들을 모아 만든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는 8개월 만에 6500선을 돌파했다. 이를 기초자산으로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률이 기존 50%에서 40%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은행권과 투자자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김영옥 기자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는 지난 3일(현지시간) 6547.29를 기록했다. 6500선을 뚫은 것은 지난해 9월 4일(6533.45) 이후 처음이다. 5000선까지 곤두박질치며 연저점을 찍은 1월 22일(5001.95) 대비 30.9% 솟구쳤다.     주요국의 대표 지수와 비교하면 최근 석 달간 홍콩H지수를 포함한 중화권 증시만 홀로 날았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이달 5일 기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석 달 전(2월 5일)보다 14.9% 뛰었다. 홍콩 증시의 오름폭은 더 컸다. 같은 기간 H지수는 25.5%, 항셍지수는 19.1% 올랐다. 반면 최근 석 달간 코스피(5.2%), 니케이225(3.3%) 등 아시아 증시 오름폭은 5% 이하에 머물렀고, 미국(다우존스)은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중화권 증시에 훈풍이 부는 건 중국 정부의 잇따른 부양책과 내수 경기에 대한 회복 기대가 맞물리면서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중국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신(新) 국9조(자본시장 활성화 9대 조치)’ 를 발표한 영향도 크다. 밸류업 대상 기업을 국영 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확장했고, 배당ㆍ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강화한 게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배당 정책에 소극적인 기업엔 페널티(벌칙)를 적용해 밸류업에 나설 상장사가 늘 것으로 시장에선 예상한다.   중국 정부가 경제의 최대 걸림돌로 꼽는 부동산 침체를 벗어날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단기 투자심리를 자극한다. 최근 중국의 내수 시장이 회복하고 있다는 시장의 기대심리도 커졌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3%로 시장 예상치(4.8%)를 크게 웃돌았다. 경기 동향 지표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두 달째 ‘경기 확장’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기 회복 기대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몰렸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국이 ‘재평가’ 받을 준비가 됐다고 평가했다”며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홍콩 상장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내 금융사와 투자자는 급반전한 홍콩H지수에 관심이 많다. 홍콩H지수가 반등하면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손실 폭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ELS는 3년 만기인 상환 시점에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기준의 60~70%보다 높으면 이익을 얻는 구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부터 연말까지(2~4분기)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권의 홍콩H지수 연계 ELS 규모는 9조9000억원이다. 여기에 지난 3월 기준 투자손실률인 50.1%(유안타증권 자료)를 적용하면 손실 규모는 4조9599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H지수가 지금처럼 6500 이상 상승할 경우 손실률은 40~45%까지 낮아질 것으로 은행권은 예상한다. 이때 손실 규모는 3조9600억~4조4550억원으로 최대 1조원 정도 손실 폭을 줄일 수 있다.     핵심은 홍콩H지수 오름세가 지속할 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의 각종 부양책으로 홍콩 H지수가 들썩이면서 (H지수 연계형) ELS 상품의 손실 폭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손실 회피 구간(7500~9000선)까지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홍콩 증시는 최악의 자금 유출은 끝났지만, 지정학적 긴장과 정책에 대한 실망 등으로 상승 랠리를 벗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2024.05.05 17:26

  • 美 "중국산 흑연 쓴 전기차도 보조금"…韓 자동차·배터리 안도

    美 "중국산 흑연 쓴 전기차도 보조금"…韓 자동차·배터리 안도

    한국 전기차·배터리 기업이 미국 시장서 보조금 걱정을 덜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흑연이 들어간 전기차에도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결정하면서다. 미 재무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전기차용) 흑연을 원산지 추적이 불가능한 소재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외국 우려 기업(FEOC)에서 흑연을 조달해도 2026년 말까지는 최대 7500달러(약 1019만원)에 달하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중국산 고순도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다.   지난 3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4 월드카 어워즈’에서 기아 대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차(SUV) EV9rk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했다. EV9 미국 판매량은 늘어나고 있다. 사진 기아 미 재무부는 “천연흑연 뿐만 아니라 합성흑연을 전기차에 사용할 경우 공급망을 추적해 원산지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며 이번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미 백악관은 “성장한 전기차 시장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지난해 12월 IRA 세부 규정을 통해 중국 기업 대부분을 외국 우려 기업으로 지정했다. 이에 중국산 흑연으로 만든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 시장에 조 단위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 자동차 및 배터리 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이어졌다. 전기차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보조금 혜택까지 줄면 시장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 지역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제2공장이 건설 시작 2년 반 만에 첫 번째 배터리 셀을 만들어 고객사에 인도했다. 얼티엄셀즈는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가 합작해 만든 배터리 기업이다.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전기차와 배터리 기업 사이에선 미 정부의 결정이 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세계 흑연 채굴량 130만t 가운데 중국 채굴량의 비중이 65%(85만t)로 높기 때문이다. 중국산 흑연 없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생산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산업통산자원부는 이번 결정에 한국 기업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4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한·미 간 공고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산업과 통상 간 유기적인 협조 속에 민관이 원팀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한 성과”라며 “한국 기업 입장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K-전기차와 배터리 기업은 이번 결정에 안도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중국산 흑연을 대체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며 이번 결정을 반겼다. 배터리 업계는 중국산 흑연을 대체할 수 있는 공급처 다변화에 나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흑연을 포함해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처를 호주와 미국, 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배터리 음극재 소재별 특성 그래픽 이미지.   천연흑연을 인조흑연으로 대체하는 한편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도 개발하고 있다. 천연흑연 음극재는 가격이 저렴하고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조흑연으로 배터리 음극재를 만들면 천연흑연 대비 배터리 수명이 길어지고 고속 충전에 유리하다. 최근에는 인조흑연이 천연흑연을 대체하고 있는 이유다.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실리콘 음극재를 사용한 배터리는 흑연 음극재 대비 10배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시장 현실을 반영한 결정”이라며 “남은 시간 동안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등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중국산 흑연 쓴 전기차에도 美 IRA 보조금…“관련 규제 유예”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2024.05.05 17:15

  • 기시다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 한국의 대처 지지…일정 미정"

    기시다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 한국의 대처 지지…일정 미정"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이달 서울에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일·중 정상회의와 관련, "일본은 (정상회의) 의장국인 한국의 대처를 지지한다"면서 "개최 일정은 3국이 계속 조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남미를 순방 중인 기시다 총리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3국 정상회의 일정 관련 질문에 "일·중·한 정상회담이나 일·중 정상회담은 현재 일정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답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일본 언론은 지난 3일 3국 정상회의가 이달 26∼27일 서울에서 열리는 방안이 확실해졌다고 보도했다. 보도 후 한국 외교부 당국자도 "3국은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의장국으로서 일본, 중국 측과 협의해 왔다"고 전했다.    보도된 대로 3국 정상회의 일정이 확정되면 이는 4년 5개월 만의 개최다. 회의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참석할 전망이다.     ━  中겨냥 "경제적 위압 안 돼" 언급도      이날 기시다 총리는 중남미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해 "경제적 위압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진출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경제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5일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3일 브라질리아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의 대중남미 정책을 주제로 열린 상파울루대 강연에서 기시다 총리는 "힘이나 위압이 아닌 신뢰에 근거한 경제 관계야말로 공정한 풍요로움으로 이어진다"며 이처럼 강조했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는 "중국의 중남미 접근에 제동을 걸려는 목적이 있다"고 평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진행한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잇는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중남미까지 넓히면서 기반 시설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으로 가난한 나라에 많은 융자를 해 '부채의 함정'에 빠트리고 있다며 "일본은 앞으로도 상대 국가의 실정을 근거로 지속 가능한 경제협력을 추진하겠다"고도 말했다. 실제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대해서는 부채 외교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개발도상국에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대규모 차관을 제공해 인프라 구축 사업을 벌이고, 결국 이를 상환하지 못한 상대국은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에 휘둘리게 되기 때문이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이 중남미의 자원 확보, 식량 안보 등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또 "지난 10년간 중남미에 진출한 일본 기업 수가 1000개 이상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일본이 중국의 광폭 행보를 견제하고 나선 건 그만큼 중국과 중남미가 밀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의 뒷마당으로 불리는 중남미 지역에서 공격적인 투자 등을 통해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중남미는 최근 가장 치열한 미·중 전략 경쟁의 무대 중 하나다.     실제 지난해 중국과 중남미 간 교역 규모가 역대 최대였다고 지난달 27일(현지시간) BBC가 전했다. 지난해 중국과 중남미 주요 20개국 간 전체 교역액은 4800억 달러(약 662조원)였다. 이는 2000년 140억 달러(약 19조원)의 34배다.   특히 브라질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기록하는 몇 안 되는 국가로 나타났다. 지난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100억 달러(약 13조7000억원) 규모의 무역·투자 협력을 도출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日언론 “한중일 정상회의, 26∼27일 서울 개최 확실시” 日언론 "한·중·일 정상회의 내달 26∼27일 열릴 듯" 조태열 "4년 반만 한·일·중 정상회의, 최종 조율중"...달라진 기류 中왕이, 신년축사서 美·日에 아세안까지 언급... 한국은 뺐다 "우리가 비굴하면 안된다"…'협상 베테랑' 조태열 외교장관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2024.05.05 13:58

  • 中·테슬라 협공 거센데…한국 자율차 AI칩, 엔비디아 30% 수준

    中·테슬라 협공 거센데…한국 자율차 AI칩, 엔비디아 30% 수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달 29일 베이징 공항에서 개인 비행기를 타기 위해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 AFP=연합뉴스 테슬라가 차량 주행 데이터 관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안전 검사를 최근 통과하면서, 한국에서도 자율주행기술 우위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졌다.    테슬라는 지난달 말 상하이에서 생산하는 자사의 모델3·모델Y의 운전석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차량 외부에 있는 사람들의 안면 정보 익명화, 운전석 데이터 불수집, 운전석 데이터의 차량 내 처리, 개인정보 처리 통지 등 네 가지 사항에 대한 검사를 통과한 것이다. 이 허가를 받기 위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인도 방문 계획을 연기하고 베이징을 찾아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났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한국 정부도 자율주행 기술 관련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일 오후 강경성 1차관을 의장으로 한 전략기획투자협의회 회의를 열고 자율주행차량용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미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SW) 등을 위한 연구개발(R&D) 사업안을 논의했다. 내년 예산에서 자율주행을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 등 8대 핵심 기술에 대한 지원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날 회의에서 1순위로 논의된 주제는 자율주행 반도체 기술이었다. 완전 자율주행차량 운행을 위해서는 도로에서 맞닥뜨리는 각종 정보처리를 위해 1000 TOPS(Trillion Operation Per Second, 1초에 1조회 연산)급 AI반도체가 필요하다. 미국 엔비디아가 이 1000TOPS급 반도체를 개발 중인데, 국내 기술은 300 TOPS에 머물고 있어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밖에 2027년까지 주변 사물 인식에 필요한 레이저 신호인 라이다(LiDAR)의 인식 거리를 현행 100m보다 더 늘리고, 현재 2메가픽셀(MPx) 수준의 차량 카메라를 자연광이 없는 상태에서도 8MPx 급으로 올리도록 목표를 세웠다. 미국 네바다주 운전면허 도로주행시험을 통과한 현대차 아이오닉5 자율주행 로보택시(robotaxi). 사진 현대차·기아 민관은 차량 SW 분야에서도 2025년부터 무선 업데이트 기술을 전면 적용하기로 했다. 주행 데이터를 실시간 클라우드와 연동해 개별 차량의 자율주행에 활용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  바이두와 손잡은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은 민관 협의와 별도로 지난달 27일 중국 바이두와 ‘커넥티드카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커넥티드카는 이동통신망 등과 데이터를 주고 받으며 운전자에게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양사가 공유하기로 한 데이터의 수준으로 볼 때 테슬라가 받아낸 데이터 승인 못지 않은 진전이라는 게 현대차그룹의 평가다.   국내 데이터와 관련해선 지난달 29일 현대차의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연구·개발 자회사인 포티투닷(42dot)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자율주행 영상정보 규제 적용 예외 특례를 받아내며 진전을 이뤘다. 차량 카메라·센서를 통해 얻은 영상정보를 익명 처리 없이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동안은 익명 처리를 해야 해서 정보수집→데이터화→활용으로 이어지는 데 각종 법적·기술적 절차가 길고 복잡했다. 포티투닷 측은 이번 특례로 자율주행시스템 연구 개발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베이징 모터쇼에 전시된 중국 전기차 샤오펑X9. 로이터=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 자율주행 파트너사 앱티브와 2020년 합작 설립한 '모셔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앱티브가 보유한 지분 일부를 매입해 모셔널 지분을 66.8%까지 확보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현대차그룹과 모셔널은 미국에서 아이오닉5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왔고, 지난달 초엔 미 네바다주 면허 주행 시험에 합격한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을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핵심 기술 내재화를 위해 모셔널에 대한 안정적 경영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2024.05.05 06:00

  • "상원의원도 간첩?"…中 스파이 활동에 골치 아픈 유럽 각국

    "상원의원도 간첩?"…中 스파이 활동에 골치 아픈 유럽 각국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독일 남부 도나우에싱겐에서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 극우 정치인 막시밀리안 크라의 마스크를 쓴 시위자가 중국과 러시아 국기를 들고 가슴에 '독재자를 위한 대안'이라는 팻말을 붙이고 서 있다.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를 준비하기 위한 AfD 회의가 열린 가운데, AfD의 유력 후보인 막시밀리안 크라는 보좌관이 중국 스파이 혐의로 체포됐고, 스스로도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의심스러운 금품을 받은 혐의로 독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벨기에 상원의원을 지낸 프랭크 크레옐만은 중국 국가안전부(MSS) 요원인 다니엘 우로부터 3년 넘게 여러 메시지를 받았다. “중국의 홍콩 민주주의 탄압, 신장 위구르족 박해에 대한 유럽 내 논의에 영향을 미쳐라” “유럽의회 의원이 ‘미국과 영국이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하도록 설득하라” 등이었다. “우리 목적은 미국과 유럽 관계를 분열시키는 것”이란 메시지도 있었다. 벨기에 연방검찰은 크레옐만을 중국 간첩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올 1월 밝혔다.   #독일 드레스덴에서 아내, 아이들과 살던 지안 궈(43)는 중국 국가안보부에 고용돼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지난달 22일 독일 연방검찰에 체포됐다.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 유럽의회 의원인 막시밀리아 크라의 보좌관으로 일하며 유럽의회 협상·결정 정보를 중국 측에 넘기고 독일 내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한 혐의다. 크라 의원 역시 중국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최근 5개월 새 유럽에서 ‘중국 스파이’로 적발된 이들의 행적이다. 독일은 지난달 4명을 체포했고, 영국도 2명을 붙잡는 등 유럽 각국에 중국 스파이 활동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미국에 발맞춰 안보·경제에서 중국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5~10일 유럽 국가를 순방할 예정이어서 유럽과 중국 간의 정보전과 방첩 활동이 한층 치열해졌다는 분석이다.   김영옥 기자    ━  유럽은 中국가안전부 저장성 지국이 맡아   이런 가운데 파이낸셜타임스(FT), CNN 등 외신들은 중국 국가안전부가 최근 보인 광폭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1983년 중국 공산당 정보부와 경찰 대간첩부서를 통합해 창설된 이 기관이 다른 국가 기술을 훔칠 뿐 아니라 광범위한 간첩활동을 펼치고 있다면서다.    서방은 중국의 국가안전부를 미국의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을 합친 듯한 비밀 경찰 기관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중앙집권화된 서방 기관과 달리 국가안전부는 서로 경쟁하는 지국들이 중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상하이 지국은 미국 첩보 활동에, 저장성 지국은 유럽에 초점을 맞춘다.     중국 국가안전부의 영문 홈페이지(12339.gov.cn). 국가안전기관 신고 접수 플랫폼이라는 표제가 붙어 있다. 인터넷 캡쳐   유럽에서 활동하는 중국 스파이 규모도 크다. 2019년 EU는 브뤼셀에만 250명의 중국 스파이가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9일 FT는 서방 정보관계자들이 중국 첩보활동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수십 만 명의 민간 정보 요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국가 정보 기관이 우리 기관에 도전 과제를 안겨줬다”(영국 의회 정보보안위원회) “중국은 FBI의 사이버 인력 1인당 최소 50배 많은 해커를 배치할 수 있다”(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 등이다.   특히 FT는 “중국과 대비되게, 영국의 해외정보국(MI6)과 국내정보국(M15) 직원 수는 약 9000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런던 중심부 템스강 복스홀 크로스에 있는 영국 비밀정보국(MI6) 본부. 연합뉴스   중국 스파이들이 정보를 빼내는 곳은 유럽의회 뿐 아니라 대학, 기업 등 광범위하다. 지난달 22일 체포된 독일 국적자 3명은 국가안전부의 위장회사를 위해 독일 대학에 해군 선박에 사용되는 특정 기계 부품 상황을 조사하는 연구를 의뢰했다. 중국에 근거지를 둔 해커가 독일 완성차업체 폭스바겐에서 파일 1만9000개를 빼낸 것도 지난달 알려졌다.   이에 각국 정보기관들은 기술 유출 단속에 나서고 있다. MI5는 지난달 26일 옥스퍼드대·케임브리지대 등 주요 24개 대학 부총장을 불러 “중국을 비롯한 적대국이 대학을 민간·군사 병용이 가능한 기술을 훔쳐낼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정보기관이 주요 대학을 한데 불러 안보 위협을 경고한 것은 처음이라고 텔레그래프 등은 전했다.    ━  “러시아 네트워크 통해 영향 미칠 위험”     더 나아가 최근 서방 정보 관계자들은 중국과 러시아 스파이 네트워크의 교차점에 주목하고 있다. 핀란드 보안정보국(SIS)은 “중국과 러시아는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할 때 공동으로 추진하는 공통 목표를 가지고 있다. 둘 다 서방 국가의 지위를 약화시키려 한다”고 진단했다.   싱크탱크인 제임스타운 재단 정보 분석가인 필립 지루는 한 극우 체코 정치인이 러시아가 후원하는 단체와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기관으로 의심되는 중국 싱크탱크 둘 다에 기고한다는 점 등을 들며 “개별 협력자들은 두 권위주의 국가 모두에서 일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중국 정보기관이 러시아가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해 유럽 정치에 영향을 미칠 위험은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  中 “우리 14억 인구는 14억 방어선”      중국은 잇따라 제기된 유럽 내 중국 스파이 혐의에 대해 “과대 선전”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가안전부는 자국 내에서도 그림자에서 벗어나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과거 국가안전부는 공식 웹사이트 등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위챗(중국판 카카오스토리)과 홈페이지를 개설하며 “당신은 나를 찾을 필요가 없다. 나는 항상 어디에나 있기 때문”이란 영상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홍보전을 강화했다.    지난달 15일에도 외국 스파이가 어디에나 있다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나레이터는 “그들은 누구로든 변장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신과 나는 함께 국가 안보를 지키고 있다. 우리 14억 인구는 14억 방어선”이라고 말한다. 국가안전부는 앞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한 지난 3월 중국개발포럼 행사 직후 중국 기업 비밀을 훔치는 외국 컨설팅 회사의 모습을 담은 6분 짜리 영상도 공개했다.   중국 국가안전부(MSS)가 지난달 공개한 영상에서 외국 스파이 역을 맡은 배우가 자신의 여러 신분증을 보이고 있다. 사진 중국 MSS 영상 캡처   CNN은 “시진핑 치하에서 중국의 악명 높은 비밀 정보 기관은 대중적 인지도를 대폭 높이고 그 범위를 확대했다”며 “국가안전부의 변혁은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국내 과제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시진핑의 대대적인 전략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中국적 일본 대학교수 상하이 돌아간 뒤 실종…"구금 가능성" 독일·영국서 중국 스파이 혐의 적발…중국 국가안전부가 돈 댔다? [단독] 대학 노린 산업스파이…정부 '연고포디유' 특별관리 추진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2024.05.05 05:00

  • "1억 아파트 마련해와" 예비 처가 압박에 '가짜 돈' 준 中남성

    "1억 아파트 마련해와" 예비 처가 압박에 '가짜 돈' 준 中남성

    경찰에 신고된 가짜 돈다발. 사진 중국 바이두 캡처   결혼을 앞둔 중국의 한 남성이 아파트를 마련해오라는 예비 처가식구들의 요구에 70만 위안(약 1억3000만원) 상당의 ‘가짜돈’을 예비신부에게 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예비신부 A씨는 지난달 11일 후베이(湖北)성 상양시 구청현의 한 은행에서 남자친구 B씨가 준 돈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현금으로 가득 찬 가방을 들고 은행을 찾았다. 그러나 이 돈은 입금이 되지 않았다. 이 지폐가 은행 직원들이 돈 세는 교육을 받을 때 사용하는 쿠폰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B씨가 누군가로부터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하고는 돈 가방을 들고 곧바로 경찰서로 가서 신고했다.   가짜돈 들고 경찰에 신고하는 여성. 사진 중국 바이두 캡처   경찰이 가방 안을 조사해 보니 돈다발의 맨 위 지폐만 실제 돈처럼 보였고 나머지는 위조지폐는 아니었지만 모두 가짜였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의 부모가 딸에게 아파트를 사 주라는 압력 때문에 속임수를 썼다”며 “쿠폰들을 인터넷으로 샀다”고 시인했다.   중국 형법에 따르면 위조지폐를 고의로 소지하거나 사용하는 경우 10년 이상의 징역과 최대 50만 위안(약 9500만원)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쿠폰은 위조지폐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이 남성은 기소는 면한 채 경찰로부터 훈계와 교육을 받았다고 SCMP는 전했다.   이 사건은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중국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네티즌들은 대체로 “돈이 없었다면 속임수를 쓸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말했어야 했다”며 B씨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질책했지만, 일부는 “결혼을 이유로 아파트를 너무 무리하게 요구했다”며 A씨 부모를 비난하기도 했다.    경찰에 신고된 가짜 돈다발. 사진 중국 바이두 캡처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2024.05.04 20:39

  • "어지간한 걸레질로는…" 삼성∙LG 제친 中로봇청소기 비결

    "어지간한 걸레질로는…" 삼성∙LG 제친 中로봇청소기 비결

    식기세척기에 이어 최근 필수 가전으로 떠오른 로봇청소기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가전 시장이 침체해 있지만, 로봇청소기만큼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중장년층까지 공략 중이다. 글로벌 시장정보업체인 GfK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2900억원으로, 전년보다 41% 커졌다. 전체 청소기 시장에서도 로봇청소기 비중은 2019년 9%에서 지난해 22%로 쑥 커졌다.     유통업체들은 로봇청소기를 앞세워 가전 품목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11번가는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지난달부터 로봇청소기 프로모션 중이다. 지난달 18일부터 열흘간 선판매한 ‘로보락 S8 MaxV 울트라’(184만원)는 고가임에도 2000여 대가 팔렸다. 롯데하이마트도 지난달 18일부터 2주간 로봇청소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배 늘었다고 밝혔다.     AI 비스포크 로봇청소기 눈에 띄는 것은 중국 브랜드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한국 가전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버티고 있어 해외 브랜드가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다. 로봇청소기 시장도 양사가 키우고 있었지만, 지난 4~5년 사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커머스 통계서비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는 중국 로보락(20.1%)이다. LG전자‧샤오미가 각각 17.7%로, 공동 2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가 15.9%로 뒤를 이었다.     중국 로봇청소기 수요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예컨대 LG전자 ‘코드제로 R9’은 흡입 전용 제품으로, 80만원 선이다. 흡입력은 5300Pa, 사용시간은 1시간 30분으로, 카메라가 주변 인지를 하고 2.5㎝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됐다.    비슷한 가격인 중국 ‘로보락 S8 Plus’는 흡입력 6000Pa, 사용시간 3시간, 카메라와 맵핑(LDS) 기능에 적외선 IR도 적용됐다. 문턱(2㎝)을 넘을 수 있고 먼지 흡입과 함께 물걸레질도 알아서 한다. 기술력도 국내 업체 못지않다. 모서리를 감지하면 측면으로 브러시가 뻗어 나가며 손이 닿지 않는 곳의 먼지를 쓸어내고 카펫 위에서는 물걸레 기능이 자동으로 멈춘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가 중국 업체보다 기술력에서 밀리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브랜드 제품들은 소비자 입장에서 세세한 사항까지 신경 썼고 이런 게 누적되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편하고 좋다’고 입소문이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먼지 흡입과 물걸레질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일체형 기능이 중국 로봇청소기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이전까지 국내 업체는 흡입 기능만 탑재한 로봇청소기를 내놨다. 걸레는 탈부착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먼지 흡입은 로봇청소기가 알아서 해도 사용자가 걸레를 붙였다 떼야 하고 빨아서 건조해야 했다. 중국 로보락, 샤오미 등은 아예 로봇청소기에 걸레를 부착한 일체형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물통에 채워둔 물이 탑재된 걸레를 적셔 물걸레질하고 바람이 나와 건조까지 알아서 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로봇청소기는 부담없이, 편하게 청소하고 싶은 소비자들”이라며 “(중국 제품들은) 먼지 흡입 후에 걸레질까지 바로 해주는 기능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LG 로봇청소기 국내 업체들도 걸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개발에 나섰지만, 신제품을 빠르게 내놓지는 못했다. 예컨대 일체형 제품의 걸레 건조가 제대로 되지 않아 ‘눅눅한 냄새가 난다’ ‘곰팡이가 피었다’ 같은 불만이 적지 않다. 국내 소비자의 높은 눈높이도 부담 요소로 작용했다. 예컨대 중국 소비자는 집 안에서도 신발을 신고 생활하고 시멘트 바닥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걸레질이 꼼꼼하지 않아도 만족도가 높을 수 있다. 반면 좌식 생활을 하는 한국에선 어지간한 걸레질로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걸레 건조 문제를 스팀으로 보완했다. 지난달 초 선보인 ‘비스포크 AI 스팀’은 출시 25일 만에 1만여 대가 팔렸다. 물걸레를 고온의 스팀과 물로 자동 세척하고 고온 스팀이 각종 세균을 99.99% 없앤 후 고온 열풍으로 걸레를 건조한다. 인공지능(AI) 기반 주행 기능을 탑재해 카펫 같은 장애물 인식 등 주행 성능도 좋아졌다. LG전자도 상반기 중 물걸레가 탑재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2024.05.04 06:00

  • 미, 중국 흑연 써도 전기차 보조금 준다

    미, 중국 흑연 써도 전기차 보조금 준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에 중국산 흑연이 들어간 배터리를 쓰더라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당분간 계속 지급하기로 했다. 중국산 흑연을 단기간 내 대체하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을 미 정부에 호소해 온 한국 전기차 제조사와 배터리 업계에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미 재무부는 3일 IRA 세액공제 최종 규정을 발표하고 중국산 흑연 금지 규정의 적용을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흑연은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구성하는 핵심 광물이다. 한국은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중국 수입 의존도가 약 90%에 달한다.   미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 규정을 준수하면 각각 3750달러씩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중국·북한·러시아 등 외국우려대상(FEOC)에서 부품이나 핵심 광물을 조달한 경우 이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부품은 올해부터 FEOC 규정이 적용되고 있고, 흑연·리튬·니켈 등 핵심 광물에 대해서는 2025년 1월부터 FEOC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었다.    ━  한국, 중국산 흑연 수입 의존율 90%…“공급망 탈중국화·국산화 힘써야”     현대차·기아 시험실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를 대상으로 시험 중인 모습. [사진 현대차그룹] 흑연의 경우 중국이 채굴·제련 시장에서 70%가량을 장악한 상태여서 중국을 대체할 공급처를 찾기 어려운 만큼 적용 시기 유예가 필요하다는 게 한국 정부와 전기차 업계의 요구였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산 흑연에 대한 예외 규정을 두지 않으면 IRA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가 거의 없을 것이며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은 연초 미 정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중국이 2022년 구형 흑연의 100%, 합성 흑연의 69%를 생산·정제했다는 점을 들며 “다른 국가들이 단기에 중국을 대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IRA 전기차 세액공제 최종 규정에서 흑연 등 일부 핵심광물을 ‘원산지 추적이 불가능한(non-traceable) 배터리 물질’로 분류해 2027년까지는 FEOC에서 조달하더라도 일시적으로 보조금을 계속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전기차 제조사들은 FEOC에 계속 의존하지 않도록 유예 기간 동안 광물 공급망 전환 계획을 미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미국 통상 이슈에 밝은 한국 정부 한 관계자는 “중국산 흑연이 사실상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와 전기차 업계에는 희망적”이라며 “핵심광물의 공급망 탈중국화와 국산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2024.05.04 01:34

  • 中흑연 쓴 전기차도 IRA 보조금 받는다…美, 관련 규제 2년 유예

    中흑연 쓴 전기차도 IRA 보조금 받는다…美, 관련 규제 2년 유예

    지난 3월 27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 전기차동력계 시험실의 4축 동력계 시험실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를 대상으로 각종 시험을 진행 중인 모습. 사진 현대차그룹 미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에 중국산 흑연이 들어간 배터리를 쓰더라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당분간 계속 지급하기로 했다. 중국산 흑연을 단기간 내 대체하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을 미 정부에 호소해 온 한국 전기차 제조사와 배터리 업계에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미 재무부는 3일 IRA 세액공제 최종 규정을 발표하고 중국산 흑연 금지 규정의 적용을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흑연은 이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음극재를 구성하는 핵심광물이다. 한국은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중국 수입 의존도가 약 90%에 달한다.   미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부품과 핵심광물 규정을 준수하면 각각 3750달러씩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중국 등 외국우려기업(FEOC)에서 부품이나 핵심광물을 조달한 경우 이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부품은 올해부터 FEOC 규정이 적용되고 있고, 흑연ㆍ리튬ㆍ니켈 등 핵심광물에 대해서는 2025년 1월부터 FEOC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었다.   흑연의 경우 중국이 채굴ㆍ제련 시장에서 70%가량을 장악한 상태여서 중국을 대체할 공급처를 찾기 어려운 만큼 적용 시기 유예가 필요하다는 게 한국 정부와 전기차 업계의 요구였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산 흑연에 대한 예외 규정을 두지 않으면 IRA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가 거의 없을 것이며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에 중국산 흑연이 들어간 배터리를 쓰더라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2027년까지 계속 지급하기로 했다. 사진은 3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공개한 IRA 세액공제 최종 규정을 공개한 보도자료. 사진 미 재무부 홈페이지 캡처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IRA 전기차 세액공제 최종 규정에서 흑연 등 일부 핵심광물을 ‘원산지 추적이 불가능한(non-traceable) 배터리 물질’로 분류해 2027년까지는 FEOC에서 조달하더라도 일시적으로 보조금을 계속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전기차 제조사들은 FEOC에 계속 의존하지 않도록 광물 공급망 전환 계획을 미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또 미 정부는FEOC 정의를 최종 확정해 ‘중국ㆍ러시아ㆍ이란ㆍ북한 등 외국 정부의 소유ㆍ통제 또는 관할ㆍ지시를 받는 법인’으로 구체화했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에서 설립됐거나 ▶해당 기업의 의결권, 이사회 의석 또는 지분의 25% 이상을 해당 국가 정부가 보유하는 경우 ▶라이선스 또는 계약을 통해 통제되는 경우 해당 기업은  FEOC로 간주된다.   미국 통상 이슈에 밝은 한국 정부 한 관계자는 “중국산 흑연이 사실상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와 전기차 업계에는 희망적”이라며 “핵심광물의 공급망 탈중국화와 국산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2024.05.03 23:03

  • "매일 달리기 해" 심장병 여학생 결국 사망…中교수 괴롭힌 이유

    "매일 달리기 해" 심장병 여학생 결국 사망…中교수 괴롭힌 이유

    사진 SCMP 캡처 중국의 한 여대생이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다는 진단서를 제출했음에도 지도교수의 강요로 스포츠 활동에 참여했다가 사망해 공분이 일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북동부 지린성바이청의학고등전문학교에 다니는 자오무푸양이 지난달 12일 같은 과 동기들과 아침 운동으로 달리기를 하다가 발작을 일으켰다.   자오는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뒤 사망했다. 해당 학교에는 체조와 달리기 등 아침 운동을 하는 교칙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오의 이모 왕씨는 "조카가 지난해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음을 증명하는 진단서를 학교에 제출했고, 각종 스포츠 활동에서 제외된다는 허가를 받았다"며 "그런데도 교사 송씨가 자오에게 달리기에 참여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왕씨는 또 지도교수가 지난달 초 자오에게 불만을 품은 뒤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했다. 왕씨는 "지난 4월 초 송씨가 자신의 아내에게 선물할 활어를 준비하라고 요구해 자오가 쇼핑몰에서 생선을 주문했는데, 생선이 죽은 채로 배송됐다"며 "송씨가 이 일로 자오에게 화를 냈고, 이후 자오의 진단서가 가짜라고 말하며 매일 달리기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자오가 쓰러졌을 당시에도 송씨는 다른 학생들에게 "자오에게 다가가지 말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자리에 있던 동급생은 "송씨는 즉시 응급 구조대를 부르지 않고 학교 경영진에게 연락했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자오가 심장 질환으로 숨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가 사망할 때까지 송씨가 어떻게 했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학교 관계자는 "경찰이 이 사안에 대해 조사하고 있고 이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씨는 휴대전화를 꺼놓은 채 잠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2024.05.03 22:06

  • 日언론 “한중일 정상회의, 26∼27일 서울 개최 확실시”

    日언론 “한중일 정상회의, 26∼27일 서울 개최 확실시”

    사진 홈페이지 캡처 한중일 정상회의가 오는 26∼27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것이 확실해졌다고 일본 뉴스네트워크 JNN이 3일 보도했다.   JNN은 이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 중국, 일본 정부 조율 등을 거쳐 이 같은 일정으로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는 방침을 사실상 확정했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국 정상회의를 개최를 계기로 양자 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중일은 2019년 12월 중국 청두 회의 이후 중단된 3국 정상회의를 재개하는 방안을 협의해 왔다.   앞서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도 지난달 10일 한국, 중국, 일본 정부가 3국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5월 26∼27일 전후에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JNN은 “일본과 한국은 핵·미사일 개발로 위협 수준을 올리는 북한에 대해 중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은 일본과 미국, 한국의 안보 협력을 흔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 단계에선 오보다 아니다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교안보라인 관계자는 “3국간 공식 발표가 합의 안 됐지만 맞는 방향”이라며 “정확한 정상회의 시기, 이를 발표하는 시기와 방식에 대해 마지막 협의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한·일 관계 개선 혜택 맛봐야 더 협력…출입국 우대, 교통카드 호환부터"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2024.05.03 20:42

  • "인류 최초 '달 뒷면' 샘플 채취하겠다"…中 '창어 6호' 발사

    "인류 최초 '달 뒷면' 샘플 채취하겠다"…中 '창어 6호' 발사

      중국이 3일(이하 현지시간) 인류 최초로 달 뒷면의 토양 샘플 채취에 도전하는 달 탐사선 ‘창어 6호’를 쏘아 올렸다.   이날 중국 국가항천국은 오후 5시 27분 남부 하이난성 원창우주발사장에서 창어 6호를 운반로켓 창정(長征)-5 Y8에 실어 발사했다. 발사 직전의 창어 6호. 신화통신=연합뉴스   궤도선, 착륙선, 상승선, 재진입모듈 등 크게 4부분으로 구성된 창어 6호의 임무는 지구-달 전이궤도에 올라간 뒤 달 뒷면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다.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달 뒷면인 ‘남극-에이킨 분지’에 착륙해 토양과 암석 등 총 2㎏에 달하는 시료를 채취하고 탐사한 뒤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창어 6호가 달 뒷면 샘플 채취에 성공할 경우 인류 최초의 탐사 성과가 된다.   중국 우주 당국은 전날 원창우주발사장과 베이징비행통제센터, 시안위성모니터링센터, 중국인민해방군 위안왕측량선 등과 발사 시나리오에 대한 최종 리허설을 마쳤다.   ‘창어’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으로, 2004년 시작된 중국 달 탐사 프로젝트의 명칭이기도 하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2024.05.03 18:32